조선왕조 오백년의 선비정신 - 강효석
1. 창업의 문
개국공신을 조롱한 송도의 명기 설중매
설중매는 송도(개성)의 이름난 기생이다. 태조가 조선을 개국한 뒤 군신들을 위해 의정부에서 잔치를 베풀었는데, 모인 신하들 대부분이 옛 고려 왕조에서 벼슬하던 사람들이었다. 설중매는 재능과 용모가 뛰어났을 뿐 아니라 색정도 강했다. 어느 정승이 술에 취하여 설중매를 희롱하였다.
"내가 들으니 너는 아침은 동쪽 사내 집에서 먹고 잠은 서쪽 사내 집에서 잔다더구나. 오늘 저녁엔 나하고 자는 것이 어떻겠느냐?"
"동쪽 집에서 밥먹고 서쪽 집에서 잠자는 저 같은 천한 기생이 왕씨를 섬기다 이씨를 섬기는 정승을 모시고 자게 되니 매우 어울리는군요!"
설중매가 이렇게 응수하니 좌석에 앉았던 사람들이 모두 얼굴을 붉혔다.
|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6-07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