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4장 올림포스 신 시대 및 그 외 신들 11. 코토스 코토스(Cottus)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아들로 50개의 머리와 100개의 손을 가지고 있다. 헤카톤케이레스(백수거인족)의 한 명으로 규게스, 브리아레오스와 형제간이다. 카이오스 카이오스(Caeus, Coeus)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아들로 포이베와 결혼하여 레토와 아스테리아를 낳았으며, 호메로스에 따르면 그는 트로이젠의 아버지라고도 한다. 휴페리온 휴페리온(Hyperion)은 우라노스와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테이아와 결혼하여 아우로라(새벽의 여신 에오스)를 낳았다. 그를 태양신 헬리오스로 표현하기도 한다. 므네모슈네 므네모슈네(Mnemosyne)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딸로, 목동으로 변장한 제우스와 피에리아에서 아홉 밤을 지내고 1년 후에 아홉 명의 뮤즈를 두었다. 므네모슈네는 기억(memory)이라는 뜻이며, 시에서 뮤즈의 어머니를 메모류(Memory)라고 부른다. 또한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을 받아 마시는 보이오티아의 샘물을 므네모슈네라고도 하였다. 호라이 호라이(Herae)는 봄, 여름 및 겨울의 계절을 관장하는 세 여신이다. 제우스와 테미스 사이에서 태어난 에우모니아(질서), 디케(정의) 및 이레네(평화) 3자매가 그들로, 올림포스 신들과 같이 배석하여 모든 것을 성장하게 하고 꽃을 피우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 언제나 환영받고 향연에 초대되었다. 또한 아프로디테의 딸들 혹은 시녀라고 부르는 성 창녀도 호라이라 하는데, 황도 12궁을 도는 시간의 춤을 추며 신들의 산파역을 하고 지상의 호라이(사원 창녀)를 이끌고 성적 비밀 의식에서 남자를 가르쳤다. 고대의 창부들은 높은 지위와 학식으로 존경받았으며 여왕처럼 떠받들어졌다. 아테네 사람들은 이들 세 여신을 탈로(싹틈), 아우코(성장) 및 카르포(수확)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사물의 성장을 관장하는 자연의 3여신으로 추앙하였다. 호라이는 모이라이와 자매간이나 성격이 다르고 우아한 여신으로 꽃과 식물이 있는 들판에 나타났다. 그러나 카리테스나 마찬가지로 신화상 어떤 특이한 역할을 맡고 있지는 않다. 후기 우화에서 꽃과 풍요를 상징하는 플로라는 서풍신 제퓨로스의 아내가 되어 카르포스라는 아들을 두었다. 12. 오케아노스 오케아노스(Oceanus)는 강력한 권세를 가진 바다의 신으로 지상과 자하계의 주류를 이루는 강(알페오스, 페네이오스, 스트류몬 등)을 지배하였다. 우라노스와 폰토스 혹은 가이아의 아들이며, 동생 테튜스를 아내로 맞아들여 오케아니데스라 부르는 많은 딸을 두었다. 그 중 하나인 에우류노메는 그녀의 남편 오피온과 함께 크로노스 이전에 티탄족을 지배하였는데 크로노스와 레아에게 밀려나 바다로 도피하였고 천공에서 떨어진 헤파이스토스를 테티스와 함께 구조하여 환대해 주었다. 또한 그녀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아 카리테스와 아소포스를 낳았다 한다. 도 다른 딸 칼리로에는 크류사오르와 결혼하였으며 에키드나, 오르토스 및 케르베로스가 그 소산이라는 설도 있다. 호메로스에 의하면 모든 신의 아버지가 이 오케아노스이며, 자주 신들의 예방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긴 수염을 가진 노인으로 파도에 앉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먼 곳으로 항해할 때는 존엄하게 모셔지는 신이다. 거신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어느 쪽에도 관여하지 않아 승리한 신족에게서 원한을 사지 않았고 타르타로스로 밀려나지도 않았다. 주로 육지 주변의 바다의 파도치는 것을 다스렸다. 네레우스 네레우스(Nereus)는 우케아노스와 테튜스의 아들로, 에게해에 사는 바다의 신이다. 여동생 도리스를 아내로 삼고 아름다운 인어(요정) 50명을 두었는데, 이 요정들을 네레이데스라고 부른다. 그는 빨간 머리카락에 긴 수염을 가진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대개 그의 딸들이 그를 에워싸고 노래하며 춤을 추고 있다. 매우 지혜가 뛰어나며 앞일도 잘 예측하는 재능을 가진 그는 에게해 세계의 가장 옛 신으로 모셔졌으며 바다의 이름이 되었다. 13. 푸리아이 푸리아이(Furiae, Furies:에리뉴에스)는 지하계에 있는 정의와 복수의 3여신으로 단수형을 푸류이다. 폰토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데스의 말에 따르면 이들 여신은 말수는 적으나 잔혹하기 이를데 없고 더구나 부모를 살해한 패륜아와 형제나 혈족을 살해한 자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았으며 해의 신도 감히 계도를 어기지 못하였다. 아들 크로노스에게 거세된 우라노스의 피에서 태어났다고도 하고 뉵스와 아케론의 딸, 혹은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딸이라고도 한다. 세 딸 중 알렉토는 머리카락 올이 가는 뱀으로 되어 있고 횃불을 지니고 있다. 티시포네는 머리에 뱀을 걸고 곤장을 들고 있으며 인간에게 역병.질병을 가지고 찾아간다. 메가이라는 신들의 심부름으로 인간의 죄를 처벌하는데 질병 중에서도 마음의 병이나 죽음을 가지고 방문한다. 일설에는 지하 명계에서는 푸리아이, 지상에서는 하르피아이, 천상에서는 디라이라고 하며, 주신 제우스 가까이 배위하여 지상의 죄지은 인간에게 가장 혹독한 벌을 주었다. 그리스인은 에리뉴에스라는 이름을 꺼려 부드럽게 에우메니데스라고 불렀다. 파데스 파데스(Fates:모이라이)는 뉵스와 에레보스의 세 딸로 운명의 여신이며, 제우스와 테미스의 딸 혹은 바다 신의 딸들로도 표현되며 로마에서는 파르카이라 하였다.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이 운명의 여신들에 의하여 전 생애가 결정된다. 세 딸 중 가장 어린 클로토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아기의 운명의 실가닥을 찾아 뽑아내는 여신이다. 둘째인 라케시스는 운명의 행방을 짜는 여신이며, 아트로포스는 검은 복장을 하고 증오의 가위로 가차없이 운명의 실을 잘라 생명을 끊어버리는 여신이다. 헤시오도스 이후에는 노파로 표현되었으며, 그들이 가진 권력은 대단히 막중하고 넓어 최고의 신 제우스조차 그 명령에 따라야 했다. 이들에 대한 신화는 별로 없으며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철학과 종교적 의미가 함축된 상징 신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이름인 모이라가 원래 분배나 추첨(제비)의 뜻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확물이나 토지의 분배는 이 여신의 입회하에서 이루어졌다. 운명의 여신 위어드(Weird)라고도 한다. 스틱스 스튝스(Styx)는 오케아노스의 딸이자 그녀가 지배하는 지하계의 강 이름이기도 하다. 제우스와 티탄족 간에 벌어진 큰 싸움에서 제우스를 도왔고, 이에 따라 스튝스 강물에 맹세하면 그 누구든 감히 어기지 못하며 제우스도 어길 수 없었다. 유사시대에도 이 강에 맹세하는 행사는 계속되었다. 고대 신앙에서는 스튝스 강을 건너 죽음-재생의 나라에 도착한다고 믿었다. 실존하는 강은 그리 크지 않은 크라티스 강의 지류로 코린토스 만으로 흐르고 있다. 스튝스는 명계의 호화스러운 궁전에 살며 티탄 신족인 팔라스와 결혼하여 크라토스(지배), 비아(폭력), 젤로스(경쟁), 니케(승리)를 낳았다.. 스틱스 강에 어린 아들 아킬레우스를 담그는 테티스
Board 추천글 2023.06.04 風文 R 1521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 MBC 예술단 엮음 셋 - 사랑으로 풀어내는 웃음보따리 밤이면 밤마다 결혼 10년째인 줍 애청자입니다. 제 남편 잠꼬대 애기를 해 볼까 합니다. 결혼 후 1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죠. 자다보니 분위기가 이상해서 눈을 떠보니 제 신랑이 낑낑대며 장롱을 밀고 있는 겁니다. “자기야, 왜 그래?” “응, 벽이 무너져서. 장롱이 쓰러진다. 빨리 와서 받쳐!” 순간 이게 웬 날벼락인가. 아직 혼인신고도 안했으니 이서방네 족보에도 못 오르고, 법적으로 처녀이지 난 처녀귀신이 되는 게 아닌가? 그 짧은 순간에도 이런 생각을 하며 벌떡 일어나 장롱을 밀었죠. 그러나 제 남편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이불을 덮고 잠을 자는게 아닙니까? 전 살그머니 장롱에서 손을 떼봤죠. 무너지기는커녕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이유를 물었으나 기억을 못하는 겁니다. 이것이 남편의 첫 잠꼬대 목격입니다. 그후로도 남편의 잠꼬대는 계속됐죠. 이제 몇 가지만 소개할까 합니다. 자다가 이상해서 눈을 뜨면 항상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어느날 쥐를 잡겠다고 휴지통이나 베게를 냅다 던집니다. 그것도 그냥 던지는 것이 아니라 낮은 포복자세로 한눈을 지그시 감고, 다른 눈은 어느 한쪽을 향해 노려보다가 수류탄 던지듯이 던지는 겁니다. 또 어느 날은 주방이며 화장실, 작은 방까지 불을 켜고 한 손에는 빗자루를 들고 한 손은 조용히 하라는 듯이 입에 갖다 대고 살금살금 살핍니다. 이유인즉, 집에 도둑이 들어왔다는 거죠. 그런데 이상한 것은 꿈을 꿀 당시에는 물어보면 다 얘기를 해줍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물어보면 기억을 전혀 못하는 겁니다. 지난 봄에는 강원도로 야유회를 가 적이 있습니다. 남편을 배웅하며 잠꼬대를 조심하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죠. 그러나 그 버릇 남 안주더군요. 일행 중 한명이 자다가 목이 말라 눈을 떠보니 제 남편이 바로 자기 옆에 쪼그리고 앉아 주먹을 불끈 쥔 채 두눈을 부릅뜨고 자기를 노려보고 있더랍니다. 이 사람이 얼마나 놀랐겠어요.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살그머니 돌아누워서 자는 척했더니 제 남편은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코까지 골며 자더랍니다. 아침에 일어나 몇 번을 망설이다가 제 남편에게 어젯밤 행동에 대해 물었으나 기억을 할 리가 없죠. 그날 밤, 이 소문이 퍼져 서로들 제 남편과는 동침을 꺼려 혼자서 편히 잤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는 자다 말고 애들방으로 뛰어가더니 작은 애를 안고 안방으로 다시 오더군요. “아니 왜 그래?” 울지도 않는데...?” “응, 불이 났어. 큰 불이 났어.” 또 잠꼬대 시작이구나 싶어 장단 좀 맞췄지요. “그래, 큰일이네. 지혜는?” “안되겠다. 불길이 너무 거세게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 그러더니 남편은 다시 잠을 청하는 겁니다. 다음날 아침. “꿈속에서도 남녀 차별하는 거야? 구하려면 큰 애부터 데리고 와야지 그게 뭐야?” 그러나 남편은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를 못하던군요. 한번은 TV를 보고 있는데 소파에 누워 있던 남편이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갑자기 기계체조 선수처럼 몸을 홱 돌려 거실 바닥으로 쿵하고 떨어지더군요. 또 무슨 꿈을 꾸나 싶어 보고만 있었죠. 그랬더니 벌떡 일어나 소파 틈새로 손을 넣어 뭔가를 찾더군요. 그러다가 이번에는 소파를 벽에서 거실 가운데로 끌어내는 겁니다. 저러다가 아마 소파를 들어 올리려고 할저도 모르겠다 싶어 말했죠. “왜 그래 또?” “응, 큰 뱀장어야. 이 속으로 들어갔는데 잡았다가 놓쳤어.” 그러고는 계속해서 수색을 하는 겁니다. “그래? 야 크네. 알았어. 이제 그만 자자.” 저는 남편을 달래서 재웠죠. 또한 남편은 낮에 있었던 일을 밤에 잠꼬대 행동으로 나타냅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이 고스톱을 했는지 포커를 했는지 일이 잘 풀리는지 안 풀리는지 모든 것을 알 수가 있었죠. 더구나 잠이 들었을 때 굼금한 것을 물어보면 다 대답을 합니다. 이러니 제 남편은 제 손바닥 안에 있을 수밖에요. 며칠 전 추석 때의 일입니다. 저희 친정에는 저를 포함해서 1명의 아들과 7명의 딸들이 있습니다. 아래로 셋만 미혼이고 위로 다섯은 결혼을 했죠. 명절날은 각자가 시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오후가 되면 친정으로 다들 모입니다. 20여 명이 넘게 말입니다. 낮에는 남자들은 집 앞 냇가에 가서 낚시를 해서 저녁에 붕어찜이랑 매운탕을 해서 술자리가 벌어졌습니다. 잠잘 때가 문제였죠. 남편의 잠꼬대 버릇을 아는지라 저희 부부와 얘들, 그리고 친정부모님이 안방에서 잤죠. 설픈 잠이 들었을 무렵입니다. “야, 빨리 벌려봐. 이것 봐라 무척 크지? 이렇게 큰 것은 처음 본다.”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눈을 떠보니 제 남편 그림자가 창쪽에서 주무시고 계신 친정 엄마 옆자리에 앉아 있는게 아닙니까? “자기야, 나 여기 있어. 이쪽으로 와. 왜 거기서 그래?” 그랬더니 남편은 “빨리 벌리라니까. 이것 봐 정말 크지?” 기가 막히더군요. 그러나 용기를 내서 불을 켰죠. 남편은 한손에는 파리채를 다른 한손엔 베개를 들고 있는 겁니다. “왜 그래?” “응, 이것 봐 크지? 월척이야. 이렇게 큰 것을 낚시로 잡았어. 어망 빨리 벌리라니까.” 전 이불을 탁탁 쳐서 펴놓고 말했죠. “자 여기 어망에다 담아. 정말 크네.” 그러자 남편은 이불 위에 베개를 놓더니 이불을 오므려 물에 담가놓듯 살그머니 던지는 겁니다. 다음날 아침 우리 친정에는 웃음꽃이 피었죠. 잠꼬대도 유전인가요? 제 아들과 딸애도 잠꼬대가 너무 심해요. 잠꼬대 광경을 카메라로 찍으면 코미디 영화 한편의 흥행작이 될 겁니다.
Board 삶 속 글 2023.06.04 風文 R 789
어부지리(漁父之利) 고기 잡을 어. 父 아비 부. 之 갈 지(…의) 利 이로울 리. [동의어] 어부지리(漁父之利), 방휼지쟁(蚌鷸之爭), 견토지쟁, 전부지공(田不之功), 좌수어인지공(坐收漁人之功). [출전]《戰國策》〈燕策〉 어부의 이득이라는 뜻으로, 쌍방이 다투는 사이에 제삼자가 힘들이지 않고 이득을 챙긴다는 말. 전국시대, 제(齊)나라에 많은 군사를 파병한 연(燕)나라에 기근이 들자 이웃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은 기다렸다는 듯이 침략 준비를 서둘렀다. 그래서 연나라 소왕(昭王)은 종횡가(縱橫家)로서 그간 연나라를 위해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해 온 소대(蘇代)에게 혜문왕을 설득해 주도록 부탁했다. 조나라에 도착한 소대는 세 치의 혀 하나로 합종책(合縱策)을 펴 6국의 재상을 겸임했던 소진(蘇秦)의 동생답게 거침없이 혜문왕을 설득했다. “오늘 귀국에 돌아오는 길에 역수(易水:연/조와 국경을 이루는 강)를 지나다가 문득 강변을 바라보니 조개[蚌蛤(방합)]가 조가비를 벌리고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이때 갑자기 도요새[鷸(휼)]가 날아와 뾰족한 부리로 조갯살을 쪼았습니다. 깜짝 놀란 조개는 화가 나서 조가비를 굳게 닫고 부리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다급해진 도요새가 ‘이대로 오늘도 내일도 비가 오지 않으면 너는 말라 죽고 말 것이다’라고 하자, 조개도 지지 않고 ‘내가 오늘도 내일도 놓아주지 않으면 너야말로 굶어 죽고 말 것이다’하고 맞받았습니다. 이렇게 쌍방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서 옥신각신하는 사이에 운수 사납게 이곳을 지나가던 어부에게 그만 둘 다 잡혀 버리고 말았사옵니다. 전하께서는 지금 연나라를 치려고 하십니다만, 연나라가 조개라면 조나라는 도요새이옵니다. 연/조 두 나라가 공연히 싸워 백성들을 피폐(疲弊)케 한다면, 귀국과 접해 있는 저 강대한 진(秦)나라가 어부가 되어 맛있는 국물을 다 마셔 버리고 말 것이옵니다.” 혜문왕도 명신으로 이름난 인상여(藺相如)와 염파(廉頗)를 중용했던 현명한 왕인 만큼, 소대의 말을 못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과연 옳은 말이오.” 이리하여 혜문왕은 당장 침공 계획을 철회했다.
Board 고사성어 2023.06.04 風文 R 1231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4장 올림포스 신 시대 및 그 외 신들 8. 하데스 하데스(Hades, Pluto)의 원 뜻은 영계이며, 별칭인 부를 뜻하는 플루토는 지하계 땅 속에 금은보화가 간직되어 있다는 데서 연유한다. 올림포스 12주신의 한 신으로 명계를 지배하고 페르세포네를 납치하여 왕비로 삼았다. 매우 냉혹한 신이지만 지하계의 법을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하였으므로 결코 사악하거나 악마적인 신은 아니다. 지하계는 크게 두 곳을 나뉘는데, 죽자마자 가는 곳이 에레보스이고 밑이 없는 깊은 연못인 지옥이 타르타로스이다. 명계에는 비통의 강으로 불리는 아케론 강과 통곡의 강이라는 코큐토스 강이 흐르고, 카론이라는 매우 고집센 늙은 사공이 있어 죽은 자의 혼을 피안으로 건네주었다. 카론은 죽을 때 통행료를 내놓고 제대로 장례를 치른 영혼만 배에 태웠다. 강을 건너면 견고한 문이 서 있고 문에는 머리가 셋 달린 케르베로스가 지키고 서서 영혼을 들여보내기는 하되 아무도 나가지는 못하게 하였다. 영혼이 도착하면 각자 세 심판관인 라다만토스, 미노스, 아이아코스의 앞에서 선고를 받는데 악인은 지옥에서 끝없는 고문을 받고 착한 사람은 낙원으로 보내졌다. 또한 이 곳에는 지상에서 지하계로 흐르는 플레게톤(불의 강), 스튝스(증오의 강으로 저승을 굽이굽이 돌고 흐르며 이 강에 걸고 하는 맹세는 제우스도 어기지 못하였다), 레테(망각의 강)라는 세 강이 있었다. 넓은 지하계 어딘가에는 플루토 궁전이 있었으며, 복수의 여신 에리뉴에스(푸리아이)도 나타나 악한을 가차없이 냉혹하게 처벌하였다. 명계에서 살아나온 자로는 프슈케, 시슈포스, 헤라클레스, 테세우스, 오르페우스, 아이네아스, 시뷸레가 있다. 하데스와 수문장 케르베로스 (헤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 9. 데메테르 데메테르(Demeter, Ceres)는 크로노스와 레아의 둘째딸로 헤스티아와 헤라의 가운데다. 종교상으로나 신화상으로 성격은 가이아(우주의 관점에서 대지여신)와는 판이하여 농사 특히 곡물의 지모신으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그리스 세계 도처, 특히 밀이 자라는 고장이면 이 여신의 전설이 많다. 로마인은 이탈리아의 풍요의 여신 케레스와 동일시하였다. 데메테르 여신 숭배와 전설의 중심지는 엘레우시스와 시칠리아이며 그밖에 크레타, 트라키아 및 펠로폰네소스에서도 성행하였다. 여신 숭배와 전설은 데메테르와 그녀의 딸로 후에 코레라고만 불린 페르세포네가 긴밀히 연계되어 각지에서는 단순히 이주여신으로 존경하는 경우가 많고, 대중신화는 전승된 두 모녀의 특이한 사건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엘레우시스 비의의 시작은 여신 속에 태로된 깊은 의미를 발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우스와 데메테르 사이에 태어난 페르세포네는 이복자매인 아테나 및 아르테미스와 함께 행복하게 성장하였고 결혼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페르세포네에게 눈독을 들인 숙부 하데스가 제우스의 동의를 받아 그녀를 유괴해 버렸다. 시칠리아의 엔나 초원에서 유괴하였다 하나 막연히 뉴사 초원이라고도 한다. 다른 설에는 엘레우시스 혹은 아르카디아의 큐레네 산록 케피소스 강변에 하데스의 나라로 통하는 동굴이 있는 들 혹은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근처 동굴이 있는 초원이라고도 한다. 그 곳이 어디였든간에 땅이 열리고 동굴에서 나타난 하데스는 꽃을 따고 있던 페르세포네를 불문곡직한 채 끌고 지하계로 내려가 버렸다. 딸의 실종을 알게 된 데메테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온 세상을 수소문하여 딸을 찾아나섰다. 구렁으로 끌려가면서 계속 절규하는 페르세포네의 울부짖음을 얼핏 듣고 데메테르는 깜짝 놀라 소리나는 곳으로 달려갔으나 딸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었다. 밤낮을 가리지 않으며 9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목욕도 하지 않고 의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양 손에 횃불을 들고 실성한 채로 딸의 행방을 찾아 세상을 헤맸다. 열흘째 되던 날, 헤카테를 만나 물었으나 여시 딸의 울음소리는 들었지만 행방은 모른다고 하였다. 결국 납치 정황을 모두 지켜본 바 있는 헬리오스가 데메테르의 딱한 모습을 보고 사건 전모를 알려주었다. 그러나 전승된 이야기로는 아르골리드의 주민인 헤르미오네가 하데스가 범인이라고 일러 주었다고 한다. 화가 치민 데메테르는 천계로 돌아가지 않기로 작정하고 지상에 남아 딸이 돌아올 때가지 곡물 여신의 역할을 포기하였다. 그리고는 노파로 변장하여 엘레우시스로 가서 바위에 앉아 쉬었는데 그 후 이 바위는 '즐거움없는 바위'로 불리게 되었다. 이어서 그 나라 왕 켈레오스를 만나러 가던 길에 한 아낙네와 어울리게 되는데 이암베라는 이 여자는 익살스런 농으로 오랜만에 데메테르에게 웃음을 찾아주었다. 데메테르는 왕궁에 가서 왕비가 막 출산한 아들 데모폰(혹은 트립톨레모스 라고도 한다)의 유모가 되었다. 왕과 왕비가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으므로 여신은 그 대가로 아기를 불사신으로 만들어 주기로 결심하였다. 이에 인간 부분을 불에 태우는데 마침 왕비가 나타나 이것을 보고는 기겁을 하며 아기를 빼앗았다. 그제서야 여신은 신분을 밝힌 후 자신의 본 뜻을 알리고 왕자 데모폰에게는 이 세상 어디에 가든 밀을 뿌리라고 지시하였다. 다른 설에는 시큐온 왕 플렘나이오스의 유모역을 하였다고도 한다. 여신이 이렇듯 자진하여 천공에서 지상으로 망명하여 귀양살이를 하자 땅이 메말라 황폐해지고 온 세상은 황무지가 되어 인간에게 끼치는 피해가 막심하였다. 이에 제우스는 하데스에게 페르세포네를 돌려보낼 것을 지시하였다. 그러나 페르세포네는 이미 지하세계에서 단식을 지키지 않고 석류씨를 먹었기 때문에 하데스에게 몸을 의지한 상태가 되어 있었다. 때문에 제우스는 지상과 지하 사정을 절충하여 1년의 반은 어머니가 있는 올림포스 산에서, 나머지 반은 지하계에서 살게 하니 데메테르는 딸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엇다. 이렇게 해서 매년 봄 밭고랑에서 첫 싹이 솟아나면 페르세포네는 지하계에서 탈출하여 천상에 올랐고, 결실기에는 다시 지하로 들어갔다. 그리고 페르세포네가 데메테르와 헤어져 있는 동안 땅은 말라붙고 음산한 겨울철이 되어 지상은 괴로움을 받게 되었다. 한편 데메테르가 딸을 행방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에는 지역에 따른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곁들여졌다. 예컨대 시큐온에서는 여신이 물레방아를 발명하여 주민에게 사용법을 알려주고 딴 곳에서는 야채 기르는 법을 일러주었으며 특히 콩과 무화과 재배법을 가르쳤다. 데메테르 여신의 신전 성역은 그리스 전역에 퍼져 있는데 옛적에 여신이 체재한 곳이거나 은신처라고 전해져 온다. 또한 이 이야기 안에는 데메테르가 페르세포네를 찾고 있을 때 그녀를 사랑하여 열을 올린 포세이돈의 이야기도 가미되었다. 당시 데메테르는 포세이돈의 눈을 피해 암말로 변하였는데 포세이돈 또한 수말로 변신하여 교합하였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서 아레이온이라는 명마와 그 이름을 언급이 금기된, 그저 여사(mistress)라고만 불리는 딸이 태어났다. 그밖에 데메테르는 이아시온과 밭에서 연애하여 아들 플루토스를 두었는데 커서 부의 신이 되었다. 데메테르는 숭배지역의 지배권을 두고 시칠리아에서는 헤파이스토스와, 캄파니아에서는 디오뉴소스와 다투었다. 데메테르 여신의 상징 식물은 밀이삭과 수선화 및 앵속이고, 좋아하는 새는 두루미이며 암퇘지를 공양으로 바친다. 조각상은 횃불과 뱀을 갖고 있거나 밀이삭을 가진 상으로 표현한다. 테스모포리아는 테스모포라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데메테르와 딸 페르세포네를 위한 비의 축제로 가을철에 그리스 전역에서 개최되었다. 아테네에서는 퓨아넵시온(10.11월)에 데메테르 축제 퓨아넵시아가 개최되었는데, 제11~13일에는 여성만이 제를 지내며 그 첫날에는 나뭇가지로 천막을 치고 모여 앉는다. 축제는 둘째날에 시작되고 3일째 되는 날에는 땅에 뿌릴 씨앗에 성장과 다산 또한 풍요를 기원하는 제의를 올렸다. 데메테르 엘레우시스 성소용의 원본 그리스 작품의 로마시대 복제품 (기원전 425~420년 경) 10. 브리아레오스 브리아레오스(Briareus)는 우라노스와 가이아의 아들로 100개의 손과 50개의 머리를 가진 유명한 기가스이다. 인간들은 그를 아이가이온이라 부르고 신들만이 브리아레오스라 불렀다. 헤라, 제우스 및 아테나가 크로노스를 신권에서 몰아내기로 공모했을 때 브리아 레오스가 청공으로 올라와 크로노스 쪽에 대좌하였는데 그의 사납고 위협적인 외모에 기가 질려 공모를 단념하였다. 후에 신권전쟁에서 거인족측에 가담하였다가 에트나 산으로 추방당하였다. 같은 이름을 가진 또 다른 브리아레오스는 큐클로페스로 올림포스 신족이 공모하여 제우스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을 때 테튜스의 부름을 받고 달려와 반란 진압에 공을 세워 제우스의 신임을 얻었다. 그는 또 아폴론과 포세이돈이 코린토스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일으키자 중재에 나서서 아크로코린토스는 아폴론에게, 나머지는 포세이돈에게 나누어 주었다.
Board 추천글 2023.06.02 風文 R 1365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 MBC 예술단 엮음 셋 - 사랑으로 풀어내는 웃음보따리 우덜은 선녀가 아니구만유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오는군요. 제겐 꼭꼭 숨기고 싶은, 솔직히 말하면 깨끗이 잊고 싶은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악몽이 또 되살아나는군요.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연일 36-7도를 기록하던 8월 어느 날, 우리 가족은 더위를 피해 오토바이를 타고 조용한 바닷가를 찾았지요. 그 바닷가는 흙먼지 펄펄 날리는 농로로 가야하기 때문에 그때까진 외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백사장 깨끗하죠, 물 맑죠, 거기다 게, 고동, 바지락, 해삼이 지천으로 널려 있는.. 아무튼 며느리도 모르고(?) 우리만 아는 곳이 있었죠. 그 넓고 넓은 바닷가를 우리 네 식구가 전세냈으니 격식 차릴 것 있나요. 옷은 벗어서 바위에 올려놓고 물속으로 풍덩! 남편은 그냥 보통 집에서 입는 흰팬티 하나 걸치고 풍덩! 왜? 1년에 몇 번 입는다고 그런 걸 사냐며 못 사게 해서 애당초 남편은 수영 팬티가 없었거든요. 물속은 언제 더웠느냔 듯이 내장까지 서늘한 게 참 시원하데요. 아이들을 튜브에 태우고 온 바다를 밀고 당기며 휘젓고 다녔습니다. 쏴아-. 밀려오는 파도소리! 끼루룩 끼룩! 하늘을 나는 갈매기! 하하하, 호호호, 행복한 웃음 소리! 그날 무지무지 행복했습니다. 사는게 이런 거구나 하구요. 한바탕 놀고 나니 배꼽시계에서 태엽 풀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우리들은 민생고를 해결하려고 물에서 짐보따리가 있는 바위로 나왔습니다. 수박을 가르고 열무김치에 삼겹살 지글지글 지져 마늘 고추장 상추에 싸먹는 그 맛, 두 번 씹을 것도 없이 그냥 넘어가데요. 전 점심 먹은 그릇을 대충 챙기고 있는데, 옆에 앉아 있던 남편이 놀라서 소리치더군요. "얼랄라, 옷이 없어졌다아-." "거기께 워디 있겠찌-이." "증말루 없다니께에-."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아무리 찾아봐도 옷은 간 곳이 없었습니다. “우덜은 성녀가 아니구먼유. 나무꾼 아저씨 옷 돌려주세유...” 그러나 대답은 커녕 메아리도 없더군요. “해마다 맡아놓고 다녔어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워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디야아?” 우린 그 어떤 도둑놈 중에서도 제일 치사한 도둑놈이 옷도둑놈이란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아이들은 어리니까 괜찮고 지도 수영복이 야하긴 해도 가릴 덴 다 가렸는데, 문제는 남편이었지요. 내려다보니 그림 참 좋데요. 물이 뚝뚝 떨어지는 흰팬티는 몸에 착 달라붙어 영 보기에 망측스러웠습니다. 왕솔밭 그림자가 거므스름하게 비추고 거기에 꼬불꼬불 삐집고 뭔가 나온단 말입니다. 그래도 겉옷만 훔쳐가길 망정이지 쫓아와서 팬티 안벗겨간 게 천만다행이라는 속 넓은 남편 말에 우린 한바탕 웃었습니다. 거기다가 남편은 젖은 흰팬티를 바위에 널어놓고 이러는 겁니다. “우리가 세상에 올 때 누드로 왔지 실오라기 하나라도 걸치고 나온 놈 있음 나와 보라 그래.” 하며 하늘을 향해 두손 번쩍 들고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겁니. “나는 자연인이다.” 저요 결혼해서 애 둘 낳고 살았지만요 깜깜한 밤에만 봐서 대충 그러려니 짐작만 했었는데 자세히 보긴 그 날이 처음이었다니깐요. 그나저나 바다에서 집까지 오토바이로 30분 이상이 걸리는데... 어떻게 해야 소문 안 내고 갈 수 있나 고민을 했지만, 결론은 천상 야밤에 폭주족이 되는 도리가 없더라구요. 남은 해 채우느라 고동, 게, 해삼, 바지락 잡어 저녁까지 거기서 해결하고 시간을 끌었더니 드디어 해가 지고 어두워졌습니다. “아! 집에 가는구나. 집에 가서 옷을 입게 되었구나.” 빨리 가서 옷을 실컷 입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출발허면 집에까지 집행으로 가니께 단단히 꼭 붙잡아라이?” 남편이 흰팬티만 걸친 채 오토바이 탑승규칙을 강조하면서 시동을 걸었습니다. 우린 떨어지면 끝장이다 싶어 매미처럼 착 달라붙어 팔에 젖먹던 힘까지 꼬옥 붙들었습니다. “자아- 간다이. 부릉 부릉 앵앵애애앵-.” 바퀴에 가속도가 붙은 오토바인 뵈는 게 없이 겁나게 달렸습니다. 해수욕 철이라 꼬리를 문 차량 사이를 곡예하듯 쌩- 하며 달려가는데 지나가는 우릴 보고 “바음 지나간 사람 벗었어? 입었어?“ 그날 여러 사람 햇갈렸을 겁니다. 15년 전 번개처럼 달리덩 누드 오토바이에 놀란 분들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러나 해수욕장에서 남의 옷 슬쩍하는 도둑님들, 올부턴 삼가주십시오. 우덜은 선녀가 아니구먼유!
Board 삶 속 글 2023.06.02 風文 R 881
양약고구(良藥苦口) 良:좋을 량. 藥:약 약. 苦:괴로울/쓸 고. 口:입 구. [원말]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 [동의어] 충언역어이(忠言逆於耳), 간언역어이(諫言逆於耳), 금언역어이(金言逆於耳). [참조] 약롱중물(藥籠中物). [출전]《史記》〈留侯世家〉,《孔子家語》〈六本篇〉.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으로, 충언(忠言)은 귀에 거슬린다는 말. ① 천하를 통일하고 동아시아 최초의 대제국을 건설했던 진(秦)나라 시황제가 죽자 천하는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간 학정에 시달려온 민중이 각지에서 진나라 타도의 기치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중 2세 황제 원년(元年:B.C. 209)에 군사를 일으킨 유방(劉邦:훗날의 한고조)은 역전(歷戰) 3년 만(B.C. 206)에 경쟁자인 항우(項羽)보다 한 걸음 앞서 진나라의 도읍 함양(咸陽)에 입성했다. 유방은 3세 황제 자영에게 항복을 받고 왕궁으로 들어갔다. 호화찬란한 궁중에는 온갖 재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꽃보다 아름다운 궁녀들이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았다. 원래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유방은 마음이 동하여 그대로 궁중에 머물려고 했다. 그러자 강직한 용장 번쾌(樊?)가 간했다. “아직 천하는 통일되지 않았나이다. 지금부터가 큰일이오니 지체없이 왕궁을 물러나 적당한 곳에 진을 치도록 하시오소서.” 유방이 듣지 않자 이번에는 현명한 참모로 이름난 장량(張良)이 간했다. “당초 진나라가 무도한 폭정을 해서 천하의 원한을 샀기 때문에, 전하와 간은 서민이 이처럼 왕궁을 드실 수 있었던 것이옵니다. 지금 전하의 임무는 천하를 위해 잔적(殘敵)을 소탕하고 민심을 안정시키는 것이옵니다. 그런데도 입정하시자 재보와 미색(美色)에 현혹되어 포악한 진왕(秦王)의 음락(淫樂)을 배우려 하신다면 악왕(惡王)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옵니다. 원래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고[忠言逆於耳利於行], 독약(양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毒藥苦於口而利於病]’고 하였나이다. 부디 번쾌의 진언을 가납(嘉納:권하는 말을 기꺼이 들음)하시오소서.” 유방은 불현듯 깨닫고 왕궁을 물러나 패상(함양 근처)에 진을 쳤다. ② 이 ‘양약고구’란 말은《공자가어(孔子家語)》에도 실려 있는데 요약해서 적으면 다음과 같다.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실에 이롭다. 은나라 탕왕(湯王)은 간하는 충신이 있었기에 번창했고, 하나라 걸왕과 은나라 주왕은 따르는 신하만 있었기에 멸망했다. 임금이 잘못하면 신하가, 아버지가 잘못하면 아들이, 형이 잘못하면 동생이, 자신이 잘못하면 친구가 간해야 한다. 그리하면 나라가 위태롭거나 망하는 법이 없고, 집안에 패덕(悖德)의 악행이 없고, 친구와의 사귐도 끊임이 없을 것이다.”
Board 고사성어 2023.06.02 風文 R 968
‘부끄부끄’ ‘쓰담쓰담’ 연예ㆍ오락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막이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자막 없이는 그 방송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도한 자막 사용은 시청자에게 시각적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부적절한 자막도 다수 등장했다. 출연자의 감정이나 행동을 나타내기 위해 ‘ㅠㅠ’ ‘^^’ 등의 이모티콘과 ‘부끄부끄’ ‘쓰담쓰담’ 등의 음성 상징어를 자막으로 사용한다. 이 가운데 음성 상징어인 ‘부끄부끄’ ‘쓰담쓰담’은 각각 ‘아주 부끄러워하는 모양’ ‘손으로 살살 쓰다듬는 모양’을 흉내 낸 말로, 둘 다 새로 만든 말이다. ‘부끄부끄’는 형용사 ‘부끄럽-’을 ‘부끄’와 ‘럽’으로 분석해 ‘부끄’를 반복적으로 결합하여 만든 말이다. 그런데 ‘부끄럽-’이 ‘부끄’와 ‘럽’으로 분석되는 말이 아닌데도, 우리말 어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임의적으로 분석하여 새말을 만들었다. ‘아주 쑥스러워하는 모양’을 흉내 낸 ‘쑥스쑥스’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형용사 ‘쑥스럽-’을 ‘쑥스’와 ‘럽’으로 임의적으로 분석해 만든 새말이다. 반면 ‘쓰담쓰담’은 동사 ‘쓰다듬-’을 ‘쓰담-’으로 줄여 그것을 반복적으로 결합해 만든 말이다. 동사 ‘쓰다듬-’을 반복적으로 결합하여 새말을 만들었는데, 이는 우리말 어법에 어긋난다. ‘욕심 사납게 마구 먹는 모양’을 흉내 낸 ‘처먹처먹’이란 말도 마찬가지이다. 동사 ‘처먹-’을 반복적으로 결합하여 만든 새말이다. 방송에서 자막의 효과는 크다. ‘부끄부끄’와 ‘쓰담쓰담’이라는 자막은 일부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도 있다. 그러나 공공성이 강한 방송의 성격을 고려할 때, 우리말 어법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만든 새말을 자막으로 사용하는 건 부적절하다. 방송 제작진의 재치로 가볍게 봐 줄 일이 아닌 것이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교수
Board 말글 2023.06.02 風文 R 3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