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나무 / 도종환 아직 산벚나무 꽃은 피지 않았지만 개울물 흘러내리는 소리 들으며 가지마다 살갗에 화색이 도는 게 보인다 나무는 희망에 대하여 과장하지 않았지만 절망을 만나서도 작아지지 않았다 묵묵히 그것들의 한복판을 지나왔을 뿐이다 겨울에 대하여 또는 봄이 오는 소리에 대하여 호들갑떨지 않았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경박해지지 않고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요란하지 않았다 묵묵히 묵묵히 걸어갈 줄 알았다 절망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듯 희망도 무서워할 줄 알면서* 제 시 「산벚나무」입니다. 제가 있는 산방 뒤뜰에는 산벚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봄이면 연분홍 산벚꽃을 흐드러지게 피워내는 그 산벚나무가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눈 내리고 찬바람 몰아치는 겨울을 묵묵히 견뎌 준 게 고마워 나는 산벚나무를 양팔로 꼭 껴안아주고 얼굴을 부빕니다. 산벚나무는 봄이 온다고 호들갑떨지 않습니다. 겨울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다고 엄살을 부리지도 않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굴하거나 경박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많고, 길이 조금만 보이면 요란을 떨거나 거만해지는 사람은 얼마나 많습니까. 절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 용감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떤 어려움이든 하찮게 여기지 말고 정확하게 응시하며 헤쳐 나가는 일이 중요하지요. 희망을 만났을 때도 원하던 것을 다 이룬 것처럼 들뜨지 말고 과욕을 경계하고 그것이 덫이 되지 않도록 삼갈 줄 아는 것도 필요합니다. 묵묵히 겨울을 견디고 아름답게 꽃피운 뒤에도 소박한 자세를 잃지 않는 산벚나무의 모습에서 나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를 배웁니다.
Board 추천글 2008.04.18 바람의종 R 13737
자족에 이르는 길 / 도종환 키요자와 만시는 내면의 자족에 이르는 것이 신심의 정점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생선을 즐겨 먹지만 생선이 없다 해서 불평하지 않는다. 재물을 즐기되 그 모든 재물이 없어졌다 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높은 벼슬자리에 앉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서 물러날 때 아까워하지 않는다. 지식을 탐구하되 남보다 더 안다 해서 뽐내지 않고 남보다 덜 안다 해서 주눅들지 않는다.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산 속에서 밤하늘 별을 보며 잠자리에 드는 것을 경멸하지 않는다. 좋은 옷을 입지만 그 옷이 더러워지고 찢어져도 태연하다. 이와 같은 품성을 지녔기에 신심을 얻은 사람은 자유인이다. 아무 것도 그를 가두거나 가로막지 못한다." 불교에세이 『겨울부채』에 나오는 말입니다. 늘 그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며, 어떤 경우에도 집착하지 않을 때 이런 마음을 지닐 수 있을 겁니다. 재물이 없어졌지만 그게 본래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내가 맡아가지고 있던 것이라 생각하면 서운하지 않습니다. 높은 자리도 나만 앉아야 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내가 잠시 앉았다 내주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자리가 그렇습니다. 내가 가진 지식은 내 분야의 지식입니다. 내가 모르는 분야도 많고 내가 조금 더 아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도 극히 작은 부분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교만할 이유도 주눅들 이유도 없는 것이지요. 좋은 옷도 더러워지고 새 옷도 시간이 흐르면 낡은 옷으로 변하는 게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것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저택에 살든 산속 오두막에 살든 서로를 경멸하지 않고 사는 삶, 스스로 만족하며 사는 삶이 행복한 삶입니다. 그런 품성을 지닌 사람이 참 자유인입니다.
네비게이션에 없는 길 / 도종환 네비게이션에 제가 있는 산방 주소를 찍고 오다보면 쌍암재 아래에서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움직임을 멈춥니다. 목표지점을 찾을 수 없어서 노란색 화살표로 바뀐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산방은 해발 350m 정도의 산비탈 경사면에 지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동네를 끼고 산방 뒷길로 돌아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지말을 지나면 네비게이션에서 길 표시가 사라집니다. 지도만으로 보면 허공을 달리거나 길 없는 길을 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길이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네비게이션에 나타나지 않을 뿐입니다. 본래 는 없던 길이었지만 스님 한 분이 토굴을 짓고 기거하시면서 만들어진 길입니다. 지금 스님은 떠나셨지만 산방이 지어지면서 조금씩 모양을 갖춰온 산길입니다. 우리는 만들어진 지도를 신뢰하고 과학을 신뢰합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자료와 과학에 근거하여 길을 찾아갑니다. 이미 근거가 있고 앞선 사례가 있는 것만을 믿으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가서 길이 만들어지고 그 다음에 지도가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루신은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희망도 길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희망은 본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마치 땅 위에 있는 길과도 같은 것이다. 실상 땅 위에는 원래부터 길이 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위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많다보니 저절로 길이 생긴 것일 뿐이다." 희망이 막연한 것, 만들어 낸 우상과 같은 것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가 있어 수없이 그 길을 걸어가서 만들어 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 납니다 / 도종환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 납니다 제 속에서 거듭난 것들이 모여 논둑 밭둑 비로소 따뜻하게 합니다 참나무 어린 잎 하나도 제 속에서 거듭 납니다 제 속에서 저를 이기고 거듭난 것들이 모여 차령산맥 밑에서 끝까지 봄이게 합니다 우리도 우리 자신 속에서 거듭 납니다 저 자신을 죽이고 다시 태어난 사람들 모여 이 세상을 아직 희망이게 합니다. 제 시 「냉이꽃 한 송이도 제 속에서 거듭 납니다」입니다. 냉이꽃은 겨울에 죽었다가 봄에 다시 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아닙니다. 이파리만 시들어 있었을 뿐 뿌리는 살아 있습니다. 땅 속에서 겨울을 견디며 살아 있다가 제 안에서 거듭나며 새 잎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입니다. 제가 제 속에서 거듭나면서 저를 살리고, 제가 살아서 다른 생명들을 살려내고, 세상을 푸르게 바꾸는 것입니다. 냉이꽃 한 송이가 제 안에서 거듭나며 살아 일어서는 것을 보고 우리는 봄이 온다고 하는 것입니다. 참나무 어린잎도 그렇게 제 안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우리도 우리 안에서 거듭나서, 우리가 거듭남으로 인해 다른 이들이 살 수 있고, 세상을 푸르게 바꾸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 그것이야말로 희망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삶이 아닐까요.
http://www.gurinet.org/sub_read.html?uid=5779&section=section4 4월 이야기 이강순 ▲ ....... ©이강순 꽃잎이 진다. 내 얼굴로, 내 손등으로, 내 어깨 위로 눈송이가 내리듯 그렇게 소리 없이 진다. 향기롭다. 첫사랑 같은 꽃잎의 애틋함이 나를 휩쓸고 지나간다. 걷고 또 걷는다. 푸른 호수 위로 노니는 연분홍 꽃잎을 숨도 쉬지 못한 채 바라본다. 그러다가 이내 하늘을 올려다본다. 눈부신 하늘을 배경으로 거친 가지마다 희디흰 꽃송이를 매달고 나무는 서 있다. 지난겨울 이들은 수많은 꽃눈을 가슴에 품고 이 봄날을 기다려왔겠지. 한순간 피었다 무참히 물결 위로, 땅 위로 지고 마는, 이 한순간을 위하여 그토록 모진 겨울을 돌아 내 앞에 선 것이 아닌가. 잠시 화사한 미소를 남기려고 그토록 긴 날을 품고 온 한 송이 꿈을 어찌 그냥 지나쳐보고 갈 수 있겠는가. 사진기를 꺼내든다. 물결로 땅으로 돌담으로 마구 떨어진 꽃잎을 렌즈 안으로 밀어 넣는다. 대여섯 살 쯤으로 보이는 꼬마가 작은 손으로 꽃잎을 줍고 또 줍는다. 그 아이도 내 카메라에 담는다. 나는 그때야 4월을 줍기 시작한다. 주울수록 내 손아귀 안에 가득 채워져 가는 꽃잎들처럼, 내 생애에 만난 4월이 순식간에 내 가슴에 채워지기 시작한다. 무수히 피었다 지는 꽃잎의 무성함에 눈부셔 하던 유년의 봄날, 숨도 크게 쉴 수 없었던 사춘기의 아련한 봄날, 삶의 갈림길에서 길을 찾던 내 청춘의 봄날들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유년의 우리 집은 야트막한 돌계단 스물두 개위에 있었다. 돌계단 옆에는 키가 아주 큰 살구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 살구꽃이 피면 돌계단은 온통 연분홍 꽃잎으로 융단을 깔아놓은 듯했다. 우리 집 장독대와 돌계단을 눈부시게 해주었던 봄. 장독 위에 떨어지는 꽃잎을 바구니에 주워 담으며 유년의 4월을 보냈다. 살구꽃 복사꽃이 지고, 돌계단에 꽃잎 융단도 사라지고 오빠가 심어놓은 마당 끄트머리 자목련 잎이 숲을 이룰 즈음 동산 위에 우뚝 선 거대한 돌배나무는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돌배 꽃이 피면 온 마을은 달빛처럼 환했다. 아침이면 밤새 내린 꽃눈으로 마당은 눈부시게 하얬고, 아버지가 싸리비로 나비 같은 꽃잎을 다 쓸어버리고 나면, 어머니 치마폭 같은 흙 마당에 다시 편지처럼 내려와 앉던 희디흰 꽃잎들. 싸리비 앞에 뭉개진 꽃잎을 바라보며 속상해하던 나는 아쉬움에 발로 쓱쓱 문질러보곤 휑하니 책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마당은 다시 꽃잎으로 눈이 부셨고 책가방을 그대로 마당에 던져두고 꽃잎 위에 누워 ‘천사처럼, 천사처럼’을 되뇌었다. 아, 눈부시게 푸른 하늘 위로 환영처럼 나를 이끌던 꽃잎들. 눈을 감았다. 꽃잎 위로 내려앉은 수많은 영상이 나를 이끌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꽃잎을 따라 이리저리 나돌았다. 내가 꽃잎과 함께 회오리바람 속에 휘감겼다. 눈물이 났다. 마구간 시렁에 호미와 괭이가 없는 것을 보니 아버지 어머니는 감자 씨를 넣으러 가신 것이 분명하다. 갑자기 가슴이 묵직해졌다. 아무리 떨쳐버리려 해도 떨치지 않는 그것이 나를 짓눌렀다. 표현할 수 없이 아려오는 치통 같은 그것이 알 수 없는 그리움이었다는 것을 훗날 알았다. 눈물이 귓속으로 스며들었다. 빈집에 들어와 홀로 마당 한가운데 누워 있으면 눈물은 저절로 흘렀다. 꽃잎은 수없이 내 얼굴로 가슴 위로 날아와 앉았다. 나는 꽃잎이 되었다. 어린 나이에 무슨 생각이 그리도 많았을까. 축축한 봄 마당 환영처럼 이끄는 꽃잎들의 유희에 휘말려 그로부터 나는 몸살을 앓아야 했다.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몇 날 며칠을 연중행사처럼 그렇게 앓고 나야만 4월이 지나갔다. 꽃잎이 진다. 두 팔을 벌린 내 손바닥으로 내 얼굴로 하염없이 꽃잎이 진다. 연인들이 향긋한 향기를 풍기며 내 옆을 지나간다. 내가 지금 벚꽃이 흰 눈처럼 내리는 산책로를 홀로 걷는다는 것을 일깨워준 낯선 향기다. 순간 멀리 이국땅에서 더위와 씨름하며 고생하는 그 사람의 얼굴이 꽃잎 위로 스친다. 이 아름다운 봄날의 호사를 나 홀로 즐기는 건 아닌가 하다가도 이렇게 쓸쓸한 봄날을 홀로 맞게 한 그가 밉기도 하다. 내 나이 스물, 내가 그를 처음 만나던 날도 4월이었다. 꽃눈이 흩날리던 태화강변을 따라갔던 그곳. 그는 훤칠한 키에 배꽃처럼 하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찬송하는 입술과 율동 하는 그의 얼굴은 미소년 같았다. 어느 날 그가 나를 초대했다. 꽃이 진 자리마다 연초록 잎이 일렁이는 그의 캠퍼스로-. 꽃잎이 눈송이처럼 지던 그날, 꽃잎이 휘날리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려가 앉은 곳은 꽃잎이 눈처럼 소복하게 내려앉은 자리였다. 손을 잡았다. 진실하고 맑은 그의 얼굴이 꽃송이 같았고, 그의 손을 잡으며 돌배 꽃이 떨어진 유년의 앞마당을 생각하며 꽃잎 위에 누웠다. 꽃잎 하나 떨어지면 예닐곱 어린아이가 되고, 또 하나 떨어지면 열 두셋의 소녀도 되고, 어느덧 소복하게 쌓인 내 손아귀 안에는 스물 하고도 두셋을 더 먹은 내 청춘의 날이 내려와 앉아있다. 그리고 4월 스무날 연분홍 복사 꽃잎 같은 드레스를 입고 그의 곁으로 걸어가던 날도 손바닥 안에 담기는 꽃잎처럼 내 가슴에 차곡하게 담긴다. 봄날은 언제 이렇게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놓고 지나가 버렸을까. 세월은 분분한 낙화 속에서 지금의 나를 만들어 놓았다.
Board 추천글 2008.04.10 바람의종 R 10974
화개 벚꽃 / 도종환 화개는 꽃으로 출렁거렸습니다. 구례 쪽에서 오는 길도 벚꽃으로 흥청거렸고 진주 쪽에서 오는 길도 벚꽃으로 흥건하였습니다. 밀려드는 차량 행렬로 인해 화개를 향해 가는 길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쌍계사 계곡을 향해 올라가는 길도 느린 속도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느린 속도로 벚꽃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게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아름다운 벚꽃 길을 전속력으로 달려간다면 어떻게 꽃의 아름다운 빛깔과 자태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겠습니까. 화개를 향해 가는 동안 내내 동행을 해준 섬진강 물굽이처럼 우리 생도 천천히 곡선을 이루며 흘러가기를 나는 바랍니다. 할 수만 있다면 남아 있는 우리의 생도 섬진강 모래처럼 순하고 부드럽게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벚꽃은 은은한 아름다움을 지닌 꽃입니다. 벚꽃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강렬한 향기를 내뿜는 것도 아니고, 탐스러운 꽃송이를 지니고 있지도 않습니다. 모양도 그렇고 향기도 그렇고 그저 잔잔하고 소박할 뿐입니다. 그러나 사월 화개의 꽃길 속에 서 있으면 우리는 벚꽃이 주는 황홀함에 매료되어 버리곤 합니다. 은은한 아름다움이 얼마나 깊고 화사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화개 사월은 벚꽃으로 아름답게 출렁거리고 우리도 꽃과 더불어 출렁거립니다. 누르고 눌러도 다시 고개를 쳐들고 일어서는 뜨거운 것들이 우리 속에 있음을 압니다. 이것들을 안고 가는 우리 생애가 부디 화려하기보다 은은하게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강렬하기보다 잔잔하게 향기롭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 아직도 남은 향기가 있다면 그 향기 오래 가기를 바랍니다.
편안한 마음 / 도종환 원로소설가 선생님이 위독하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몇몇이 병원 지하 식당에 모였습니다. 안타까운 마음과 급한 마음 선생님의 장례를 어떻게 잘 모셔야 할까 하는 마음과 다시 깨어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섞여 모두들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도 이런데 가족의 마음이야 얼마나 초조하고 슬프고 불안하겠습니까. 그런데 저희가 앉아 있는 병원 식당 식탁에는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편안한 마음을 위한 10가지 충고' 라는 글이 쓰여 있었습니다. 1. 서둘지 말고 침착하라. 2. 욕심을 버려라. 3. 몸과 마음이 쉴 여유를 가져라. 4.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라. 5. 계획을 세워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여라. 6. 동시에 일을 해결하려 서두르지 말라. 7. 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게 자기 일에 권위자가 되라. 8. 편안하고 느긋하게 행동하라. 9. 해야 할 일이면 망설이지 말고 시작하라. 10. 용서하라. 용서하지 못해 자신을 망치지 마라. 그 식당은 병원에 있는 식당이므로 병 때문에 그곳을 찾은 사람이나 입원한 사람의 가족 또는 위문을 온 사람들이나 병원 관계자들이 이용하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그곳에 온 사람들은 마음이 급하고 초조하고 불안할 것입니다. 식당에 와 앉아 있지만 밥이 잘 넘어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들이 '서둘지 말고 침착하라.', '계획을 세워 우선순위에 따라 움직여라' 하는 글을 읽게 된다면 얼마나 큰 위안이 되겠습니까? 욕심을 버리고 여유를 가지고 용서하면서 무슨 일을 시작한다면 어떤 놀라운 일이 눈앞에 닥친다 해도 그는 침착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감을 갖고 느긋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믿음직한 사람, 운명을 맡겨도 좋을 사람이란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 / 도종환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잡보장경에 나오는 부처님 말씀입니다. 오늘 이 말씀 한 마디 들은 것만으로도 부처님께 절합니다. 유리하면 교만해지고 불리하면 비굴해지는 세속의 우리들에게 유리한 때나 불리한 때나 가볍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누구에게 말 한 마디 들은 것만 가지고 분노하거나 생각 없이 행동하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용기 있게 행동하는 것인지를 가르치십니다. 자부심을 갖되 겸손하게 처신하고, 역경을 참아 이겨내되 형편이 잘 풀릴 때 도리어 삼가고 조심해야 한다고 깨우쳐 주십니다. 부처님이 사바세상에 오시지 않았다면 어디서 이런 귀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을까요. 부처님이 어리석은 중생들 곁에 오신 것이 참으로 고맙고 고마운 날입니다. 재물에 얽매이지 말고 분노를 잘 다스리기만 해도 좋은 사람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할 줄 안다면 지혜로운 사람이란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아니 존경 받으며 살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 앞에 한 번 더 절합니다.
Board 추천글 2008.05.14 윤영환 R 6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