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호빙하(暴虎馮河) 暴:사나울 폭(관용)/포. 虎:범 호. 馮:탈 빙. 河:물 하 [동의어] 포호빙하지용(暴虎馮河之勇) [참조] 전전긍긍(戰戰兢兢). [출전] ≪論語≫ 〈述而篇〉 맨손으로 범에게 덤비고 걸어서 황하를 건넌다는 뜻. 곧 무모한 행동.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모한 용기의 비유. 공자의 3000여 제자 중 특히 안회(顔回)는 학재(學才)가 뛰어나고 덕행이 높아 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라고 한다. 그는 가난하고 불우했지만 이를 전혀 괴로워하지 않았으며 또한 32세의 젊은 나이로 죽을 때까지 노하거나 실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 안회에게 어느 날,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왕후(王侯)에게 등용되면 포부를 펴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를 가슴 깊이 간직해 두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는 나와 너 두 사람 정도일 것이다.” 이 때 곁에서 듣고 있던 자로(子路)가 은근히 샘이 나서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도를 행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만약 대군을 이끌고 전쟁에 임할 때 선생님은 누구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무용(武勇)에 관한 한 자신 있는 자로는 ‘그야 물론 너지’라는 말이 떨어지기를 기대했으나 공자는 굳은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맨손으로 범에게 덤비거나 황하를 걸어서 건너는 것[暴虎馮河]과 같은 헛된 죽음을 후회하지 않을 자와는, 나는 행동을 같이하지 않을 것이다.”
Board 고사성어 2024.07.01 風文 R 349
‘아짜방’인가 ‘아자방’인가 지난 11일 지리산 칠불사 아자방 구들 보수공사 과정에서 복원 이전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아궁이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아자방 구들은 한 번 불을 지피면 온돌과 벽면에 100일 동안 온기가 지속된다고 하기 때문에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그런데 ‘아자방’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가. 표기대로 [아자방]이라고 발음해야 하는가, 아니면 [아짜방]이라고 발음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짜방]으로 발음해야 한다. 아자방은 한자 ‘아(亞)’자 모양으로 방고래를 만들고 구들을 놓은 방으로, 가운데 한자가 글자 ‘자(字)’이다. 아자방은 바닥층과 침상으로 되어 있는데, 침상이 '다'자형(字形)으로 양쪽에 있고 방바닥이 십자형(十字形)으로 되어 있어 마치 그 모양이 ‘아(亞)’자를 닮았다고 해서 ‘아자방’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그런데 뒤에 글자 ‘자(字)’가 오는 단어들은 ‘한자(漢字)’[한:짜], ‘문자(文字)’[문짜]의 경우처럼 ‘자’를 된소리로 발음한다. 이는 한자어의 발음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조건, 즉 ‘ㄹ’ 받침 뒤에 ‘ㄷ, ㅅ, ㅈ’의 소리가 연결되는 경우 이외의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자어의 된소리 발음은 이처럼 수의적(隨意的)으로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의적인 된소리 발음 용례들에는 가점(加點)[가쩜], 기법(技法)[기뻡], 시비조(是非調)[시:비쪼], 유권자(有權者)[유:꿘자] 등이 있다. 같은 이유로 왕릉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봉분 앞에 ‘丁’ 자 모양으로 지은 집인 ‘정자각(丁字閣)’은 [정자각]이 아닌 [정짜각]이라고 읽어야 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Board 말글 2024.07.01 風文 R 1008
‘불법’의 두 가지 발음 “어, 이거 불법인데?”라고 했더니 옆 사람이 웃는다. 필자가 [불법]이라고 말한 것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불뻡]이 아니냐고 한다. ‘불법(不法)’의 표준 발음은 [불법]이 맞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불뻡]이라고 하듯이, 한자어의 발음은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변한 경우가 꽤 있다. ‘문법(文法)’[문뻡]도 과거에는 [문법]이라고 발음하였다고 하니 적잖은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 따라서 발음이 다르고, 그 결과 표준 발음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효과(效果), 논조(論調), 관건(關鍵), 교과서(敎科書)’ 등도 같은 예이다. 이 단어들도 [효ː꽈], [논쪼], [관껀], [교ː꽈서]로 발음하는 사람이 많지만, 역시 [효ː과], [논조], [관건], [교ː과서]가 표준 발음이다. 적어도 공적인 환경이라면 이러한 표준 발음대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국어 화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앞으로 현실음을 배려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들의 발음만 보아도 ‘효과, 논조, 관건’의 경우 예사소리, 된소리 발음이 반반 정도이다. 그만큼 된소리 발음을 무조건 잘못된 발음으로 몰아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몇 년 전 ‘자장면’과 더불어 ‘짜장면’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하였는데, ‘효과, 논조, 관건’ 등도 정도에 따라서 복수의 발음을 표준으로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자장면, 짜장면’은 표기도 둘이지만 이러한 한자어들은 표기를 바꿀 필요도 없다. 두 가지 발음을 좀 더 폭넓게 인정한다면 화자들의 마음도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Board 말글 2024.07.01 風文 R 1575
가진, 갖은 신문에서 어떤 운동선수 인터뷰 기사를 봤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말에 그는 “우리나라 스포츠에 관심 많이 갖어 주시고, 경기장에도 많이 와 주세요”라고 대답했다. 그 선수는 그냥 ‘가져 주시고’라고 말했을 텐데, 기자가 굳이 ‘갖어 주시고’로 썼을 것이다. ‘갖어 주시고’는 틀린 표현이다. ‘가져 주시고’라고 해야 맞다. ‘갖다’는 ‘가지다’의 준말로서, 본말과 준말은 문장 안에서 서로 바꿔 쓸 수 있다. 그런데 준말인 ‘갖다’는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는 결합하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다. 우선 ‘-게, -고, -다, -지’ 등 자음 어미와 결합할 때를 보자. ‘이 책을 가져다 두어라’ 대신 ‘갖다 두어라’라고 할 수 있고, ‘저리로 가지고 가세요’ 대신 ‘갖고 가세요’라고 해도 된다. 그런데 ‘-어(아), -은, -으니’ 등 모음 어미와 결합한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이리로 가져 오세요’ ‘돈을 많이 가진 사람’ 등을 ‘갖아 오세요’ ‘갖은 사람’으로 줄여 쓸 수 없다. 따라서 ‘가지고/갖고’, ‘가지게/갖게’, ‘가지지/갖지’ 등은 둘 중 하나를 자유롭게 선택해 쓸 수 있으나, ‘갖다’에 모음 어미가 결합된 ‘갖아, 갖은, 갖으니’ 등은 틀린 표기가 된다. 반드시 본말인 ‘가지다’의 활용형 ‘가져, 가진, 가지니’로 써야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갖은’이라는 말이 항상 틀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갖다’의 활용형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또는 ‘골고루 갖춘’의 뜻을 지닌 관형사로서의 ‘갖은’이란 말이 따로 있다. ‘갖은 정성을 다해 부모님을 모셨다’거나 ‘갖은 양념을 넣어 만든 음식’ 등에 쓰인 ‘갖은’이 그 예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Board 말글 2024.07.01 風文 R 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