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걸판지게 놀다 "오늘 우리 한번 술도 먹고 춤도 추고 한바탕 '걸판지게' 놀아보자." "이번 일만 잘되면 내가 '걸판지게' 한턱을 내겠다." "어느 시골 농부가 정치권을 겨냥해 하는 '걸판진' 욕설이 단연 압권이었다." '요란하고 떠들썩하다, 넉넉하고 푸짐하다, (입이) 걸다'의 의미로 언중(言衆)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걸판지다'라는 단어는 우리말에서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걸판지다'를 찾으면 '거방지다'의 잘못으로 돼 있다. 그렇다고 '걸판지다'를 모두 '거방지다'로 바꿔 쓸 수는 없을 듯하다. 말맛도 떨어질뿐더러 앞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뜻도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거방지다'는 '몸집이 크다(거방진 허우대), 하는 짓이 점잖고 무게가 있다(덩치 큰 사내가 거방지게 사람들을 좍 훑어보았다), 매우 푸지다(거방지게 술을 사다)'의 뜻이다. 그러므로 둘째 예문에서의 '걸판지게'는 '거방지게'로 바꿔도 의미상 문제가 없지만, 나머지 두 예문에서는 그 의미가 다르다. 첫째 예문에서의 '걸판지게'는 '신이 나게, 신명 나게'로, 셋째 예문에서의 '걸판진'은 '입이 건' 정도로 바꿔 쓰는 것이 좋다. 북한에서는 '걸판지다'가 우리와는 의미가 전혀 다른 '너부죽하고 듬직하다(얼굴이 걸판지게 생기다)'의 뜻으로 쓰고 있다.
Board 말글 2012.05.09 바람의종 R 12752
[우리말바루기] 번번이 / 번번히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챙겼는데 날씨가 좋아 우산이 짐이 된 적,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우산을 챙기지 않았는데 비가 와 낭패를 본 적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럴 때 "기상청 날씨 예보는 번번히 틀려!"라고 불평해 본 경험 또한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매번'을 나타내고자 할 때 '번번이'로 써야 할지, '번번히'로 써야 할지 헷갈리곤 한다. '번번이'와 '번번히'는 그 의미가 달라 잘못 사용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전달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선 "약속을 번번이 어기다" "시험에서 번번이 떨어지다" "좋은 기회를 번번이 놓치다"에서와 같이 '매번' '때마다'라는 의미로 쓸 땐 '번번이'라고 해야 맞다. 따라서 "기상청 날씨 예보는 번번이 틀려!"가 바른 표현이다. '번번히'는 '번번하다'에서 온 말로, "농지 정리를 해 논 전체를 번번히 골랐다"에서와 같이 '구김살이나 울퉁불퉁한 데가 없이 펀펀하고 번듯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셋방을 이리저리 옮겨 살다 보니 세간 하나를 번번히 장만하지 못했다"에서처럼 '물건 따위가 멀끔해 보기도 괜찮고 제법 쓸 만하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번번하다'는 "외모가 번번하다"에서와 같이 '생김새가 미끈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요즘 같은 장마철, 애꿎은 기상청을 번번이 탓하기보다 불시에 찾아올지 모르는 비에 대비해 우산을 습관처럼 챙기는 건 어떨까.
Board 말글 2012.05.07 바람의종 R 15113
[우리말바루기] 외래어 받침 표기법 우리말을 맞춤법에 맞게 적어야 하듯이 외래어도 표기법에 맞게 적어야 한다. 외래어 표기 원칙이 복잡한 데다 예외 규정도 많기 때문에 제대로 적기가 쉽지 않지만 일반인으로서는 몇 가지 원칙만 알고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 외래어 표기 원칙 가운데 하나는 받침은 대표음인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ㄱ, ㅋ, ㄲ'은 모두 'ㄱ'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ㄱ'으로만 적는다. 'ㄷ, ㅌ, ㅅ, ㅈ, ㅊ'은 'ㅅ'으로, 'ㅂ, ㅍ'은 'ㅂ'으로 적는다. 이런 규정은 학교에서 배워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지만 이것을 지키지 않은 상표나 아파트 이름 등이 널려 있어 혼란스럽게 한다. '더샾'이 대표적이다. '더샾센트럴파크' '더샾퍼스트월드' 등 '더샾'이란 단어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받침은 대표음으로 적어야 하므로 '샾'은 '샵'이 돼야 한다. 원래 이 회사가 짓는 건물이나 아파트의 상표(브랜드)는 영어로 'the#'이지만 한글로는 '더샾'으로 표기하고 있다. '#', 즉 'sharp'는 정확하게는 '샾' '샵'도 아니고 '샤프'가 맞는 표기다. '샤프'를 굳이 한 글자로 표기하려면 대표음 원칙에 따라 '샵'으로 적어야 한다. 가게나 상점을 뜻하는 'shop'의 경우에는 '숍'이 맞는 표기다. '숍'을 '샾'이나 '숖'으로 잘못 적는 예가 흔하다. 외래어의 받침을 잘못 처리한 경우는 이 외에도 생활 주변에서 많다. '크린랲'의 '랲' 역시 '랩'이 맞는 표기다. '마켙'은 '마켓', '디스켙'은 '디스켓', '굳'은 '굿'으로 적어야 한다. 받침에 해당하는 알파벳이 'p' 't' 'd'라고 해서 'ㅍ' 'ㅌ' 'ㄷ'으로 표기해선 안 된다.
Board 말글 2012.05.07 바람의종 R 16663
[우리말바루기] 입천장이 '데이다' 뼛속까지 시원한 것을 찾게 되는 여름. 그러나 삼계탕 같은 뜨거운 음식을 즐겨 먹는 이도 많다. 흐르는 땀을 닦는 것으론 모자라 입천장까지 데어 가며 먹는 모습이 미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양기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여름엔 속을 덥혀 주는 뜨끈뜨끈한 음식이 오히려 좋다고 한다. 불이나 뜨거운 기운으로 살이 상하는 것 또는 그렇게 하는 것을 '데다'라고 한다. 그런데 이를 '데이다'로 알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펄펄 끓는 찌개를 떠먹다가 혀가 데였어" "입천장이 데이는 줄도 모르고 뚝배기 한 그릇을 다 비웠다"와 같이 쓰고 있지만 '데었어' '데는'으로 고쳐야 맞다. '데다'는 "남자한테 데일 만큼 데였어"처럼 '몹시 놀라거나 심한 괴로움을 겪어 진저리 나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이 역시 '데이다'를 기본형으로 알고 활용해서는 안 된다. "남자한테 델 만큼 데었어"가 올바른 표현이다. 예전에 '데이다'는 '데우다' '덥히다'의 의미로 쓰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말이다. "식탁 위의 된장찌개를 데여 먹어라" "인삼은 몸을 데여 피를 잘 돌게 한다" "장마로 눅눅해진 방을 데이려고 군불을 지폈다"와 같이 사용하면 안 된다. '데워' '덥혀' '덥히려고'로 바로잡아야 한다. 주로 찬 액체나 식은 음식에 열을 가해 뜨겁게 하는 것은 '데우다', 방이나 몸의 온도를 높여 따뜻하게 하는 것은 '덥히다'를 써서 표현한다.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 주는 감동적인 실화다"처럼 '덥히다'는 마음.감정 등을 푸근하고 흐뭇하게 하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Board 말글 2012.05.04 바람의종 R 14629
[우리말바루기] 종군위안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정부의 종군위안부 강제 동원을 비난하는 결의안이 26일 압도적인 표 차로 미 하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한다. 얼마 전 일본 의원들은 종군위안부들이 허가를 받고 매춘행위를 했으며 이들 대다수의 수입은 일본군 장교나 심지어 장군보다 많았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처럼 일본군에 끌려가 성노예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종군위안부'라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적절한 용어가 아니다. '종군(從軍)'이란 군대를 따라 전쟁터로 나가거나, 전투 목적 이외의 일로 군대를 같이 따라 다니는 것을 뜻한다. '자발적으로 가다'는 의미가 강하다. "세계 최초의 종군기자는 런던 타임스의 W H 러셀로, 크림전쟁에 종군해 일선의 참상을 보도했다"처럼 쓰인다. '종군위안부'는 자발적으로 군을 따라 다닌 위안부라는 의미로, 강제로 성노예 생활을 해야 했던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감추려고 일본이 만들어낸 용어다. 현재 공식적인 용어로는 한국.중국 등 한자 문화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유엔 등 국제기구를 포함한 영어권에서는 '일본에 의한 성노예'(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가 쓰이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오랫동안 정신대(挺身隊)라는 이름으로도 불려왔으나 이 역시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정신대'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부대라는 뜻으로 일제시대 노동인력으로 징발됐던 사람들을 가리킨다.
Board 말글 2012.05.04 바람의종 R 10973
[우리말바루기] 소담하다, 소박하다 "이번 여행은 시엠리아프 공항의 소담함으로 시작됐다. 앙코르와트 여행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분명한 조그만 공항, 시골 역 같았지만 정감 있는 모습이었다." "청소역은 소담한 시골 역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벤치 너비보다 조금 넓어 보이는 이 역에는 철봉으로 만들어진 출입구가 있는데 아직도 넓은 모자를 쓴 역무원 아저씨가 서서 펀치로 마분지 기차표에 구멍을 뚫어줄 것만 같다." 위의 두 글에는 '소담함' '소담한'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들은 문맥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소담하다'라는 형용사는 '생김새가 탐스럽다' '음식이 풍족하여 먹음직하다'란 뜻을 지니고 있다. 첫째 글을 보면 시엠리아프는 소도시의 조그마한 공항이다. 규모와 시설이 시골 역 비슷하다. 이런 공항을 두고 '소담하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둘째 글의 경우도 아주 조그만 간이역에 대해 똑같은 표현을 썼다. 비유적으로 쓴 것이 아니라면 두 예문에서는 '소담함' '소담한'을 '소박함' '소박한'으로 바꿔줘야 뜻이 정확히 전달될 것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이처럼 '소담하다'가 '소박(素朴)하다'나 '아담(雅淡)하다'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소담하다'는 "화성은 언제라도 걷기 좋지만 소담하게 눈이 내린 뒤에는 더욱 운치가 난다" "소담하게 핀 수국을 꽂은 꽃병도 하나 놓았다"처럼 쓰는 게 바른 용법이다.
Board 말글 2012.05.03 바람의종 R 14459
[우리말바루기] 수다 최근 한 취업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질병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는 남성의 25%, 여성의 43%가 '수다를 떤다'고 답했다. 전문가들도 스트레스나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수다가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마음속에 들어찬 응어리를 몸 밖으로 끄집어내는 행위 자체가 치유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수다는 생활의 일부로, 즐거움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수다가 이렇게 스트레스와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뚜렷한 목적 없이 가볍고 편안하게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수다'는 정식 대화와 달리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 관념이 없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수다'의 사전적 정의도 '쓸데없이 말수가 많음. 또는 그런 말'이다. 요즘 한 통신업체가 자사 상품과 관련해 인터넷을 통해 '수다'의 사전적 정의를 바꿔 달라는 서명 운동을 하고 있다. 수다가 순기능을 갖고 있으니 긍정적인 의미가 사전에 추가돼야 하며, 서명운동으로 뜻을 모아 국립국어원에 청원하겠다는 내용이다. 벌써 6만 명 이상의 누리꾼이 서명했다. 그러나 이는 전제가 잘못됐다. '수다'가 스트레스 해소 등 순기능을 하는 것은 바로 '쓸데없이 하는 말', 즉 별다른 목적의식 없이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목적의식이 있는 말이라면 그건 정식 대화이지 이미 수다가 아니다. 사전은 낱말을 정의하는 곳이지 그로 인한 순기능이나 치료 효과를 밝혀 적는 곳이 아니다. 낱말의 뜻을 바꾸더라도 상품 이름과 관련된 기업이 상업적 의도로 일반인을 끌어들여 왁자지껄하게 할 일은 아니다.
Board 말글 2012.05.03 바람의종 R 8323
[우리말바루기] 허리를 곧게 피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긴 현대인에게 앉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앉는 자세가 삐뚤면 척추까지 변형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아이를 보면 엄마는 항상 "허리 좀 곧게 피고 앉아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허리를 피다" "날개를 피다" "우산을 피다"처럼 얘기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피다'와 '펴다'를 혼동해 생기는 잘못으로 "허리를 펴다" "날개를 펴다" "우산을 펴다"와 같이 써야 맞다. '피다'는 "개나리가 활짝 피다"에서와 같이 '꽃봉오리가 벌어지다'는 의미로 쓰이거나, "숯이 피다"에서처럼 '연탄이나 숯 따위에 불이 일어나 스스로 타다', "잘 먹어서 그런지 얼굴도 피고 보기 좋다"에서와 같이 '살이 오르고 혈색이 좋아지다'는 등의 의미로 쓰인다. '펴다'는 "종이를 펴다"에서와 같이 '접히거나 개킨 것을 젖히어 벌리다', "얼굴의 주름살을 펴다"에서처럼 '구김이나 주름을 없애어 반반하게 하다', "어깨를 활짝 펴다"와 같이 '굽은 것을 곧게 하다'는 등의 뜻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허리 건강을 염려할 때에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라!"고 얘기해야 한다.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눕듯이 앉지 말고 의자 등받이에 엉덩이와 등을 붙이고 곧게 앉아야 한다. 또한 다리를 꼬고 앉는 건 금물이며 한 시간에 한 번쯤은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게 좋다고 한다.
Board 말글 2012.05.03 바람의종 R 12353
[우리말바루기] 과다경쟁 #장면 1. 한 대형 할인점의 식품매장. 자사 상품을 구입하면 그릇 등을 끼워 주는 ㄱ사의 사은품 행사가 한창이다. 이에 뒤질세라 ㄴ사는 상품 하나를 사면 같은 물건을 덤으로 주는 행사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벌써 몇 달째 벌이고 있는 무리한 판촉 경쟁으로 양사의 수익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장면 2. 매끼 비타민제를 챙겨 먹는 ㅂ씨. 평소 비타민은 많이 복용해도 해가 없다고 알고 있던 그는 식의약청의 발표를 보고 놀랐다. 비타민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설사.복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장면 1처럼 시장 확대를 위해 기업들 사이에서 경쟁이 과열돼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과다경쟁'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같은 업종의 기업 사이에서 일반적인 자유경쟁의 범위를 넘어 손해를 보면서까지 지나치게 하는 경쟁은 '과당경쟁(過當競爭)'이라고 사용해야 맞다. "사상 최악의 급식 대란은 수조 원대에 이르는 급식 시장을 둘러싼 업체 간 과당경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와 같이 써야 한다. '과다(過多)'는 너무 많음을 뜻하는 말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비타민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 주는 장면 2와 같은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과다 복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광고 판촉비 과다 지출로 수익성이 대폭 저하됐다"처럼 쓰인다.
Board 말글 2012.05.02 바람의종 R 9771
[우리말바루기] 단어를 쪼개지 말자 ① "우린 조국 위해 죽음 두려워 안 해" "대선 후보끼리 검증 바람직 안 해" ② "검찰, 자기 계좌는 추적 안 해" "대통령 면담 요구 안 해" "6자회담 포기 안 해" ①의 '두려워 안 해' '바람직 안 해'는 주로 기사 제목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이는 틀린 표현이다. 제목의 글자 수에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그렇다고 문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 '두렵다' '두려워하다'를 부정하면 '두렵지 않다' '두려워하지 않다'가 된다. '두려워 안 해'는 '두려워해'라는 한 단어를 쪼개어 그 사이에 부정어 '안'을 끼워 넣은 형태다. 이는 쪼갤 수 없는 단위를 분리한 것이므로 문법에 맞지 않는다. 바르게 쓰려면 '두렵지 않아'나 '두려워하지 않아''안 두려워해'로 해야 한다. '바람직 안 해'도 마찬가지다. '바람직하다'를 부정하려면 '바람직하지 않다'나 '안 바람직하다'로 표기해야 한다. '○○하다'는 더 쪼갤 수 없는 하나의 단위로서 한 단어다. 이를 쪼개려면 조사 '을/를'을 붙여 '○○을/를 하다'로 띄어 쓸 수밖에 없다. '공부하다' '운동하다'는 '공부를 하다' '운동을 하다'로 쓸 수 있으며, 이를 부정하면 '공부를 안 하다' '운동을 안 하다'가 된다. ②의 '추적/요구/포기 안 해'는 ①과 다르다. '추적/요구/포기' 뒤에 '을/를'이 생략된 형태로 보기 때문이다. '두려워 안 해'나 '바람직 안 해'는 '안 두려워해' '안 바람직해' 또는 '두렵지 않아' '바람직하지 않아'로 해야 맞다.
Board 말글 2012.05.02 바람의종 R 1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