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24. 힘의 오용 <작은 힘이라도 쓸 때 남들을, 모든 만물을 받들고 사랑함에 조금도 소홀히 해서는 아니 된다. 그대의 보잘 것 없는 머리로 남들의 삶을 간섭하고 방해해서는 아니 된다. 그대가 참으로 힘이 있다면 남들에게 농간 부리지 말고 창조적으로 쓰라> 라마크리슈나에게 비베타난다라는 제자가 있었다. 그런데 라마크리슈나 아쉬람에는 아주 단순하고 순진한 깔루라는 자가 있어서, 대단히 지적이고 논리적인 지베카난다는 늘 그를 지분거렸다. 깔루는 아쉬람 안에 자기 방을 갖고 있었다. 인도에서는 돌멩이 하나로도 신이 될 수 있는데, 깔루는 자신의 조그만 방에 삼백 개나 되는 돌벵이 신을 모셔두고 있었다. 비베카난다는 깔루에게 늘 말하곤 하였다. <그 돌멩이 신들일랑 몽땅 갠지스강에 내다 버려라. 그런 엉터리가 어디 있나. 신은 그대 안에 있다> 그러노라면 깔루는 말하는 것이었다. <난 이 돌들을 사랑해. 아름답잖어. 갠지스강이 그것들을 내게 보내준 거야. 한데 그걸 갖다 버리라구? 그럴 순 없어> 그런 하룻날 비베카난다에게 첫 깨침이 일어났다. 강력한 힘이 몰아쳤다. 비베카난다는 문득 그 힘을 써서 깔루의 마음을 움직여 보겠다는 장난기어린 생각을 하였다. "깔루여, 이제 그대의 돌멩이 신들을 몽땅 갠지스강에 내다 버려라" 라마크리슈나는 이 모든 걸 다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다 알고 있었으나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였다. 깔루가 큰 꾸러미를 안고 방에서 나왔다. 그 안엔 그의 돌멩이 신들이 모두 들어 있을 것이었다. 라마크리슈나가 깔루를 불러 세웠다. <기다려라. 어딜 가려느냐?> 깔루가 말하기를, <지금 막, 이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알아챘어요. 그래서 이 돌멩이 신들을 몽땅 내다 버릴려고 해요> 라마크리슈나는 깔루를 세워 놓고 비베카난다를 물렀다. 라마크리슈나는 크게 노하여 말했다. <비베카난다, 이런 못된 방법으로 힘을 쓰다니!> 그러면서 깔루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방으로 돌아가 그대의 신들을 다시 제자리에 모셔 놓으라. 신들을 내다 버리겠다는 건 깔루 그대의 뜻이 전혀 아니니. 그건 비베카난다의 생각이고, 그의 농간일 뿐이다> 라마크리슈나는 분노하여 비베카난다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그대의 열쇠는 내가 갖고 있겠다. 그대는 이제 다시는 깨치지 못할 것이고, 힘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대가 죽기 사흘 전데 이 열쇠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비베카난다는 정말 다시는 깨칠 수 없었다.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도 소용이 없었다. 라마크리슈나가 세상을 떠날 때 비베카난다는 애원하였다. <스승님, 제발 제 열쇠를 돌려 주십시오> 그러나 라마크리슈나는 말하기를, <아니 된다. 그대는 위험한 자, 그런 힘이 못된 방법으로 쓰여서는 아니 된다. 기다려라. 그대는 아직 멀었으니. 구하고 명상하라> 비베카난다는 죽기 꼭 사흘 전에 새로운 깨침을 얻었다. 그때 그는 자신의 죽음을 알아챘다.
Board 추천글 2020.06.24 風文 R 2033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제1권 자라는 만큼 닳는 운동화 클라랜스 파웰이라는 사람이 젊은 시절을 회고하며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그는 지금은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래전에는 꽤나 어려운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에게는 세 자녀가 있었는데 가을학기가 되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두 아들과 딸 한 명에게 새 운동화를 사 주어야 했습니다. 특히 두 아들은 궤짝으로 만든 손수레를 타고 언덕 비탈길을 내달리면서 발로 문지르기 때문에 늘 신발이 빨리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또 아내는 세탁기가 고장나서 빨래를 할 수가 없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그래서 파웰 씨는 신문 광고란을 뒤져 중고품 세탁기를 파는 집을 발견해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막상 집을 찾아갔지만 대문 앞에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크고 훌륭한 저택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파웰 씨는 초인종을 눌렀고 주인 부부는 친절히 그를 맞이했습니다. 그들은 아주 싼 값에 세탁기를 팔았습니다. 파웰 씨는 고마움을 금할 길이 없었고 주인 부부와 대화를 나누던 끝에 무심코 자기의 아이들 얘기를 꺼내게 됐습니다. 두 녀석들이 손수레를 타면서 신발이 다 떨어졌고, 딸은 줄넘기를 해서 신발이 다 헤졌는데 학교 가기 전에 새 운동화를 사 줘야 하기에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부인 얼굴이 이상해졌습니다. 그리고 방안으로 급히 뛰어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파웰 씨가 언뜻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당황한 파웰 씨가 대단히 미안해 하자 주인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걱정마세요. 당신에게는 아무 실수도 없었어요. 당신은 아이들 신발 때문에 걱정하셨지요. 우리에게는 어린 딸이 하나 있는데 그 아이는 태어난 후 한 번도 걸음을 옮긴 적이 없지요. 만약 우리 아이가 신발을 신고 걸어다녀 한 켤레만이라도 닳아 못 신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없을 겁니다." 집에 돌아온 파웰 씨는 말썽꾸러기 자녀들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떨어진 세 켤레의 운동화를 보며 새삼 감사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Board 추천글 2020.06.24 風文 R 1887
국방색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이 눈길을 끌었다. 취임 3년차를 맞아 청와대 직원 조회에 참석했을 때의 옷차림이다. 통상 비서실장이 주관하는 행사에 대통령이 직접 나섰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카키색 상의에 검정 바지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이…’(ㅇ뉴스), ‘취임식 때 입었던 카키색 정장과 비슷한 차림으로…’(ㅎ일보), ‘…카키색 상의를 입고 직원들 앞에 섰다’(ㅈ일보). 한 방송은 “카키가 뭡니까? 군대에서 입는 전투복이에요…”라며 “(카키색은)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복색”이라 해석하기도 했다.(ㅇ케이블 뉴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색 재킷을 입었다’(ㄷ일보)고 전한 신문도 있었다. 취임식 이후 해마다 같은 날 같은 빛깔로 차려입은 대통령의 옷은 카키색인가, 국방색인가. 카키색은 ‘누른빛에 엷은 갈색이 섞인 빛깔’이니, 그날 대통령이 입은 재킷은 ‘나뭇잎이나 풀잎과 같은 짙은 초록색’인 국방색에 가깝다.(고려대한국어대사전) 인터넷 뉴스 검색 결과는 ‘대통령-카키색’ 29만4000개, ‘대통령-국방색’ 288개로 차이가 크다.(구글 뉴스) 황토색과 초록색, 확연히 다른 것인데도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 건 ‘군복=카키’라 오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카키색은 흙먼지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카크’에서 온 말이다. ‘카키’(khaki)는 인도가 영국 식민지일 때의 군복 색깔이었다. 이후 사막과 해변에서 작전하는 군의 위장색으로 애용되었다.(위키백과) ‘카키’가 넓은 지역에 걸쳐 오랜 세월 군복의 위장색으로 사용되었기에 우리나라에선 ‘국방색’으로 잘못 쓰이고 있는 것이다. ‘육군의 군복 빛깔과 같은 카키색이나 어두운 녹갈색’이라 설명한 <표준국어대사전>의 흐리터분한 ‘국방색’ 풀이는 그래서 문제다. 그릇된 새김이 그렇고, ‘카키색’(탁한 황갈색. 주로 군복에 많이 쓴다), ‘카키복’(카키색의 군복. ‘카키’는 인도어로 ‘흙’을 뜻한다)의 뜻풀이와도 어그러지기 때문이다. ……………………………………………………………………………………………………………… 중동 ‘뉴스’(news)는 ‘새로운 것’(new)의 복수형이다. 한때 ‘북(N)-동(E)-서(W)-남(S) 사방에서 전해오는 기별을 한데 모은 소식’이란 그럴듯한 주장에 솔깃했던 적이 있었지만 사실을 확인하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영어권이 아닌 다른 나라의 같은 뜻 표현도 ‘새로운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얻은 소득은 ‘뉴스의 어원 확인’만이 아니었다. ‘동서남북’을 서양에서는 ‘북-남-동-서’ 순으로 꼽는다는 것이다. 동가식서가숙, 동분서주, 동문서답, 동서고금처럼 방향을 짚을 땐 언제나 ‘동’(東)이 ‘서’(西)에 앞선다. 남남북녀, 남전북답(南田北畓, 논밭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뜻)에서 보듯 ‘남’(南)은 ‘북’(北)보다 앞선다. 우리 지도와 사전엔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동북아시아만 있을 뿐 ‘남동(남서/북동)아시아’는 없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방언 이야기>는 ‘동남 방언’, ‘서남 방언’, ‘동북 방언’, ‘서북 방언’, ‘중부 방언’, ‘제주 방언’으로 나눠 설명한다. 미국 델타항공에 합병된 ‘노스웨스트항공’(NWA)은 영어 순서(북-서)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서북항공’으로 불렸다. 자석을 다른 말로 ‘지남철’(指南鐵)이라 하는 것도 새겨볼 만하다. 방위를 매길 때 우리는 동-서-남-북 순으로 꼽은 것이다. 말은 문화다. 문화에서 말이 비롯한다. 방위 순서에도 문화가 담겨 있다. 서양의 ‘북동아시아’(Northeast-)를 우리 언어문화에 맞춰 ‘동북아시아’라 하는 건 그래서다. 유럽 관점에서 나온 ‘극동’(the Far East), ‘근동’(the Near East)이란 명칭은 ‘동아시아’, ‘서아시아’로 바꾼 지 제법 되었다. 영국의 패권이 한창이던 19세기에 등장한 ‘중동’(the Middle East)은 이렇다 할 대체어를 찾기 어렵다. 지리적 경계를 떠나 문화·종교적 무게가 가볍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중동’을 갈음할 말, 뭐가 있을까.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제1권 목발에 의지하지 않는 마음 어떤 사람이 '강아지 팝니다'라는 광고를 냈더니, 어린 소년 한 명이 찾아와서 값을 물었습니다. "한 마리에 25불은 내야 하는데......" 주인의 말에 실망한 소년이 말했습니다. "2불 5센트밖에 없는데...... 하여간 강아지를 보여 주시겠어요?" "아무렴, 보여 주고 말고, 돈이 지금 당장 모자라더라도 어떻게 하는 방법이 있겠지." 그러면서 주인은 털뭉치같은 조그만 강아지 다섯 마리를 보여 주었습니다. 소년은 강아지를 이리저리 살피고 난 뒤, 주인에게 간청했습니다. "이 강아지는 다리를 절름거리는군요. 제가 이 강아지를 사고 싶어요. 모자라는 돈은 차차 조금씩 갚아 드리기로 하고 살 수 없을까요?" "평생 다리를 절 텐데?" 주인의 반문에, 소년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한쪽 바지를 걷어올리며 자기의 성치 않은 다리를 보여 주었습니다. "저도 잘 걷지 못하고 절름거리지요?" 그러고는 연민에 가득 찬 눈으로 그 강아지를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이 강아지에게는 많은 사랑과 도움이 필요할 거예요. 저 역시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았지요. 불구의 몸으로 자라는 것이 보통 힘드는 일이 아니거든요." 주인이 그 말을 듣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강아지를 가져가거라. 네가 이 강아지를 잘 보살펴 줄 주인이라는 것을 알고도 남겠다. 자, 돈은 필요없으니 그냥 가져가거라." 소년은 강아지를 받아들고는 온몸을 쓰다듬으며 한없이 기뻐했고 아저씨 역시 흡족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것보다 타인을 위해 사는 경우에 보다 만족이 크다. (헤세)
Board 추천글 2020.06.23 風文 R 1370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23. 기도 <남들의 사랑과 기도에 간섭하지 말라. 자신은 사랑하고 기도하는 법을 안다는 바보같은 생각일랑 버려라. 남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기도하든 그들한테는 적절한 것임을 알아 존중하라> 모세가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기도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의 기도 소리가 웬지 이상스러워서 모세는 걸음을 멈추었다. 기도가 영 엉터리인 건 물론 신을 모독하는 짓거리임이 분명해 보였다. 그 사람은 중얼거리고 있었다. <신이여, 제발 당신 곁에 가까이 가게 해주옵시오. 그렇게만 해주시면 꼭 맹세하지만 당신의 몸을 깨끗이 닦아 드리겠습니다. 더럽다면요. 그리고 전 훌륭한 구두장이 이니까 당신께 꼭 맞는 구두를 만들어 드릴께요. 아무도 당신을 보살피지 않잖아요, 주여... 제가 당신을 보살피겠어요. 당신이 병이라도 나신다면 제가 돌보고 병원으로 모시겠어요. 그리고 또 전 훌륭한 요리솜씨를 갖고 있거던요> 모세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그만! 그런 엉터리 기도일랑 그만 둬! 그댄 지금 뭐라 하는가? 신께 이가 들끓는다는 건가? 신의 옷이 더럽다면 그걸 빨아 드리겠다구? 도대체 누구한테서 그런 엉터리 기도를 배웠는가?> 그 사람이 말하기를, <그런 거 배운 적 없어요. 전 가난한 무식쟁이죠 제가 기도하는 법을 모른다는 것쯤은 저도 알아요. 제 나름대로 하는 거예요. 제가 아는 것이라곤 이런 것뿐이죠. 제겐 이가 아주 많이 들끓어서 신께서도 분명 이 땜에 속상하실 거라 믿어요. 또 제가 먹는 음식이 아주 형편 없는 거라서 때때로 배가 몹시 아프죠. 신께서도 분명 그러실 거예요. 이건 진짜 제 체험이고, 제가 아는 거라곤 그런 거뿐예요. 전 제가 아는 대로 기도할 뿐예요. 그러나 당신이 정말 올바른 기도를 아신다면 제발 제게도 좀 가르쳐 주세요> 모세는 기꺼이 그 사람에게 올바른 기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 사람은 넙죽 절하며 깊은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그를 보내고 나서 모세는 아주 즐거웠다. 모세는 대단히 뜻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며 하늘을 우러러 보았다. 그러나 신께서는 매우 분노하였다. 신이 말하기를, <사람들을 내게 가까이 데려 오도록 내 그대를 거기로 보냈거늘, 그대는 도리어 내 가장 사랑하는 한 사람을 잃었구나. 그대가 그에게 가르쳐 준 그 올바른 기도란 전혀 기도가 아니다. 기도란 법으로 하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하는 것. 사랑 자체가 곧 법이니, 딴 법이 있을 수 없는 것> 사랑이 있으므로 은총이 일어나는 것. 사랑이 있으므로 진리가 일어나는 것. 그대가 진리를 알 때 진리는 곧 자유이다. 딴 자유는 없다.
Board 추천글 2020.06.23 風文 R 1420
Board 삶 속 글 2020.06.23 風文 R 1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