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59. 큰 웃음 <큰 웃음은 크게 변화시키는 힘이다. 그대가 슬픔을 기쁨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죽음을 부활시킬 수 있다> 세 신비가가 있었다. 아무도 그들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들을그냥 "세 사람의 웃는 대가들"이라 불렀다. 세 사람은 늘 웃기만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늘 이곳 저곳 떠돌며 아무 데나 서서가가대소하곤 하였다. 그들은 참으로 멋진 사람들이었고, 웃음소리가 크고 명랑하였으며 매혹적이었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감응력이 아주 컸다. 시장바닥에서 그들이 가가대소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온통 웃음바다가 되곤 하였다. 세 사람은 세상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들이 나타나기만 하면 슬픈 사람, 화난 사람, 게걸스런 사람, 질투많은 사람 할 것 없이 죄다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런 어느 날 한 마을에서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죽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수근거리기를, <이젠 안 될걸. 문제가 생길거야. 친구가 죽었으니 얼마나 슬플까> 그런데 나머지 두 사람은 도리어 춤추고 웃으며 친구의 죽음을 축복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다시 수근거리기를, <이건 너무하잖아. 멋대로군. 사람이 죽었는데 웃으며 춤추다니> 그러자 두 사람이 말하기를, <뭘 모르고들 있군. 우리 세 사람은 우리들 셋 중 누가 먼저 죽을까 하고 늘생각하고 있었소. 이제 먼저 죽은 저 친구가 마침내 이겼으니, 우리들은 질 밖에.우린 늘 저 친구와 웃으며 지내왔소. 마지막으로 우리가 저 친구에게 줄 수 있는게웃음 밖에 뭐 있겠소? 우린 웃어야 하오. 즐거워야 하오. 축복해야 하오> 두 사람이 말을 잇기를, <일생을 웃으며 산 사람한테 우리가 할 수 있는 인사는 웃음 밖에 없소. 만일우리가 웃지 않는다면 그는 분명 웃으며 생각할거요. "이런 바보같은 놈들!기어코 속임수에 말려 들었군" 하고. 우린 그가 죽었다고는 조금도 생각지않소. 어떻게 웃음이 죽는단 말이오?> 어쨌거나 사람이 죽었으므로 장례를 치루어야겠기에 사람들이 말했다. <절차에 따라 우선 그를 목욕부터 시킵시다> 그러자 두 친구가 말하기를, <아니오. 우리 친구가 말했고. 어떤 의례도 준비하지 말며, 옷도 벗기지 말고,목욕도 시키지 말라고. 장작더미 위에 그냥 놓으라고> 그런데 갑자기 굉장한 일이 벌어졌다. 불타는 장작더미 위에 올려 놓자, 죽은친구가 마지막 재주를 부리는데, 옷 속에 얼마나 많은 불꽃을 숨겨 놓았는지 뻥뻥터지면서 하늘 가득 찬란한 불꽃을 수놓기 시작하는 거였다. 온 동네가 웃음소리로 떠들썩하였다. 두 친구가 춤을 추기 시작하였고, 이내 온 마을 사람들이 몸을 흔들어 대기 시작하였다. 아, 그건 죽음이 아니었다. 부활 새로운 탄생이었다.
Board 추천글 2021.11.05 風文 R 1156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게 그는 대단히 긴 여행을 하고 있었으므로 지쳐 버렸고, 굶주려서 목이 바싹 말랐습니다. 사막을 오랜 동안 걸은 끝에 간신히 나무가 있는 곳에 다다랐습니다. 나무 그늘에서 쉬며, 열린 과일로 굶주림을 채우고 옆에 있는 물을 마시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행을 계속하기 위해 다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그는 이 나무에 매우 감사하며, '나무여! 정말 고맙다. 나는 너에게 어떻게 답례를 하면 좋은가. 너의 과일이 달게 되도록 빌려 해도 너의 과일은 이미 충분히 달콤하다. 상쾌한 나무 그늘이 있도록 빌려 해도 너는 이미 그것을 갖고 있다. 너를 다시 더욱 자라게 하기 위해 충분한 물이 있도록 빌려 해도 물은 이미 충분히 있다. 내가 너를 위하여 바랄 수 있는 것은 네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열매를 맺게 하고, 그 열매가 많은 나무가 되어서 너처럼 아름답고 훌륭한 많은 나무로 자라도록 바랄 수밖에 없구나'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이 헤어지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바랄 때, 그 사람이 더욱 현명하게 되도록 바랐더라도 이미 충분히 현명하며, 많은 돈이 들어오도록 바랐더라도 이미 충분히 풍부하며,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착한 사람이 되라고 바랐더라도 이미 충분히 착한 사람이었을 때는, 당신은 '당신의 아이들이 당신처럼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도록'이라고 바라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바람인 것입니다. 갖지 않은 것을 애태우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을 기뻐하는 자가 현명한 사람이다. He is a wise man who does not grieve for the things which he has not, but rejoices for those which he has. (에픽테투스)
Board 삶 속 글 2021.11.02 風文 R 546
작은 이야기 2 - 정채봉, 류시화 엮음 1. 평범한 행복 2 먼저 살던 여자의 편지 - 임정님 장미의 향기는 그것을 건네주는 사람의 손에도 남아 있다. - 작자 미상 얼마 전에 남편 회사 가까운 곳에 전셋집을 얻어 이사를 했다. 결혼한 지 벌써 5년, 자질구레한 살림살이가 한 트럭 가득이었다. 한 해에 한두 번씩 하는 이사여서 짐 꾸리는 데는 이골이 난 터다. 커다란 짐은 미리미리 남편더러 챙겨 달래서 이사하는 날 아침 일찍 싣고 출발했다. 집 앞 공터에 짐을 부려 놓고 들어가 보니, 방이며 부엌이며 아직도 누군가 살고 있는 것처럼 구석구석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다. 장판이 구멍 난 곳은 꽃무늬 별무늬 종이로 예쁘게 붙여져 있고 정결하게 절레질까지 되어 있었다. 이사하는 날의 어수선한 기분이 말끔히 가시는 것 같았다. 상쾌한 느낌으로 우선 부엌 살림부터 정돈하려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부엌 역시 말끔히 청소되었음은 물론 아궁이의 연탄재까지 깨끗이 치워져 있었다. 그런데 선반 위를 보니 예쁘게 접힌 종이쪽지가 눈에 띄었다. 그 종이쪽지를 집어 펴보았다. (새로 들어오신 아기 엄마에게. 대강 청소를 했습니다만 남이 살던 집이니 다시 한번 잘 살펴 보세요. 우리가 살 땐 괜찮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구들을 들여놓기 전에 연탄가스가 새는지 다시 한 번 불을 지펴 확인하세요. 모쪼록 온 가족이 건강하시고 복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먼저 살던 여자의 편지였다. 쪽지를 다 읽고 나서 가슴에 쿵하고 와 닿는 이상한 감동 때문에 한동안 종이쪽지를 만지작거리며 멍하니 서 있었다. (주부)
Board 삶 속 글 2021.11.02 風文 R 549
방언의 힘 우리는 서울말에다가 ‘표준’이라는 큰 권위를 실어준 반면, 나머지 여러 지역 방언들은 그냥 알아서 살아남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러다 보니 방언은 지역 사람들의 애환과 정서를 담아가면서 언어 생태계 속에서 조용히 시들어 버리기도 했고 들풀처럼 뻗어나가기도 했다. 방언은 종종 특이한 어휘를 표준어에 보태주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낱낱의 단어가 아닌 옹근 문장이 통째로 널리 쓰이게 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은 그 문장 속에 탁월한 표현력, 촌철살인의 재치나 유용함이 깃들어 있을 때의 일이다. 한때 대통령 선거에 나돌았던 “우리가 남이가?”라는 말은 그 지역 사람들의 강력한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었다. 그 쓰임이 배타적이지만 않다면 이처럼 마음을 울렁이며 사람을 뭉치게 만드는 말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또 “우째 이런 일이!”라는 말은 아무리 애써도 되풀이되어 일어나는 액운이나 불행 앞에서 느껴지는 망연자실함에 공감하게 한다. 이러한 말들을 각각 “우리가 남인가?”라든지 “어째 이런 일이!”라고 서울말로 ‘번역’해서는 도저히 그 말맛을 옮기지 못한다. 요즘 한 영화에서 비롯한 “뭣이 중헌디?”라는 말도 삶의 가치와 의미를 살피지 못하고 살아온 우리에게 한번 주위를 뒤돌아보게 만든다. 이 말도 “뭐가 중요한데?”라고 번역을 해서는 그 깊은 뜻을 전혀 살리지 못한다. 쳇바퀴 돌리듯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한테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는 말, 그건 기성품 같은 표준어보다는 생태계에서 풍부한 정서를 주워 담아온 방언이 제격이다. 자잘한 낱말이 아닌 하나의 온전한 문장으로, 뼈 있는 표현을 던져줌으로써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를 지혜롭게 하는 방언의 또 다른 힘이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평등을 향하여 우리 표준어 총칙에 ‘현대’라고 하는 조건이 달려 있는 것은 전근대적인 가치가 반영된 어휘나 표현을 경계하고 현대적인 ‘시민사회의 기준’을 바탕으로 언어생활을 꾸려 나가려는 이상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회가 계속 발전하면서 언어에도 더 혁신해야 할 부분이 새로이 나타나게 되었다. 예를 든다면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양성평등의 이념을 꼽을 수 있다. 당연히 그 이념은 여러 면에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 전통적인 언어에서는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표현이 그리 세련되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세대는 전통적 표현보다는 ‘와이프’, ‘맘’, ‘키즈’ 하면서 좀 더 색다른 감각을 반영하려는 듯한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걸 보면 우리의 오래된 어휘도 좀 더 손질하여 후세들이 쓰기에 거부감이 덜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예로부터 일가붙이를 일컫는 말은 크게 친가, 외가, 처가로 나뉘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남성 중심의 표현이다. 여성을 중심으로 한다면 친가와 외가에다가 ‘시댁’이란 말이 들어갈 것이다. 오로지 남편의 친가, 즉 시부모의 가족에게는 ‘-댁’이라는 한 수 높은 칭호가 따른다. 종종 ‘외가댁’이니 ‘처가댁’이니 하는 말을 쓰는 사람도 일부 있기는 하다. 우리가 앞으로의 사회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면 일단 주어진 현실 속에서 가장 예민한 ‘혁신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양성평등의 원칙을 언어에서만이라도 하나하나 관철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친족을 일컫는 표현에서 ‘-댁’이라는 접사를 붙여가며 친족 표현의 비대칭을 만들 필요는 없다. 모두 ‘친가, 외가, 처가, 시가’라고 일컫는 방식이 미래를 살아갈 자녀의 교육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은가 한다. 김하수/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왜 벌써 절망합니까 - 정문술 4. 선한 것이 경쟁력이다 - 도덕 경영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이 땅에서 장사를 해먹으려면 사기꾼이 되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남들한테 욕먹지 않고 돈벌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사실 돈 좀 벌었다고 하는 사람들 치고 구린 구석 하나쯤 없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정치'를 잘할 줄 알아야 돈도 버는 것이다. 물론 이미 번 돈을 지키고 불리는 일도 탁월해야 한다. 사실 많은 기업들은 기업 본래의 목적과 상관없이 재테크라는 미명하에 부동산 투기나 돈놀이를 일삼아 왔다. 그래서 큰 기업일수록 더 도둑놈 소리를 듣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거꾸로 경영'에 입각해서 다시 말해본다면, 믿음과 자율, 도덕은 회사의 일용할 양식이다. 듣기 좋은 공자 말씀이라고 비웃을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공자 말씀을 따르다 보면 돈도 벌린다. 이 세 가지로 묶여 있는 기업은 튼튼하다. 어떤 어려움에도 쓰러지지 않고, 성공을 이루었을 때 더 높은 성공을 꿈꾸며 분발하게 된다. 이 세 가지가 없는 기업은 무너진다. '열심히 일해봐야 나는 맨 날 요꼴'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면,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현재 위험한 상태라고 짐작하면 대충 맞다. 이미 직원과 회사 사이에는 믿음도 자율도 도덕도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미래산업에서는 사내 네트워크를 통해서 누구라도 재무구조를 열람할 수 있다. 자기가 벌어들인 돈들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얼마든지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서로를 공개하고, 그만큼 서로를 믿으며 일하자는 뜻이다. 기업 내에 믿음이 확보되면 이어서 자율이 생겨난다. 믿기 때문에 알아서들 움직이는 것이다. 잔소리하고 통제하지 않아도, 내가 일하는 만큼 투명하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는 일에 신명을 바치게 된다. 믿음과 자율이 자리를 잡으면 기업은 정직해지고 선해진다. 숨기고 속이기 때문에 매정해지고 이기적으로 흘러가는 것일 뿐, 사람들의 모임이란 근본적으로 정의롭고 선한 쪽으로 움직이게 마련이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착한 기업이 튼튼한 기업이고, 튼튼한 기업이기 때문에 돈도 잘 벌 수 있다는 것이다. 편법이나 부도덕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기업들도 우리 사회에는 많지만, 결국 역사와 국민들이 그들을 심판하고 응징한다.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비근한 예는 수도 없이 많다. 배신과 부도덕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그것이 상식으로 통하고, 이 사회에서 진정 성공하려면 그러한 상식을 인정하고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단다. 나는 도무지 그러한 태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도 착해보지 않고서 그저 착하면 당한다는 말만 무성하다. 그런 어리석은 말들이 어디 있는가. 나는 정말 착한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악한 것이 상식이라면 그 상식으로부터 다시 한 번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거꾸로 경영의 진정한 목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말 거대한 상식을 거슬러보는 것. 그래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보는 것이다. '열심히 일해봐야 나는 맨 날 요꼴'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면,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현재 위험한 상태라고 짐작하면 대충 맞다. 이미 직원과 회사 사이에는 믿음도 자율도 도덕도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착한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악한 것이 상식이라면 그 상식으로부터 다시 한 번 벗어나고 싶었다.
Board 말글 2021.10.31 風文 R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