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발언 분노는 격정을 불러오고 격정은 평소의 언어가 아닌 숨겨 놓았던 격한 말을 불러온다. 최근 며칠 동안의 정치 언어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경쟁 정파나 견제 세력에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한솥밥을 먹던 사람들한테 우리가 언제 한 식구였냐는 듯이 앙칼지게 다투고 있다. 정치의 격이 허물어지고 말의 가치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양새이다. 주먹으로 치고받으면 보통 ‘싸움’이라고 한다. 이것을 말로 공방을 벌이면 ‘다툼’이라 한다. 주먹과 말은 이렇게 공격성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대개는 주먹싸움보다는 말다툼을 좀 너그럽게 생각한다. 그래서 주먹을 사용하면 ‘폭력’이라는 형법 개념을 사용하지만 말다툼은 기껏해야 ‘언쟁’이라 하면서 폭력의 앞 단계 정도로 본다. 아무리 정도가 심했다 해도 ‘명예훼손’ 정도로 다룬다. 우리의 법 제도는 폭력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치와 문화 공간에서는 어느 정도 풀어놓고 통제를 한다. 예를 들어 주먹질과 발길질도 특정한 스포츠 종목에서는 ‘엄격한 규칙 아래’ 허용이 되듯이 언어적 공격도 정치 세계에서는 ‘어느 정도’ 허용된다. 그러다 보니 심할 경우에는 종종 ‘막말’이니 ‘말 폭탄’이니 하는 말까지 나오게 된다. 그러나 거기에도 ‘도’와 ‘격’이 필요하다. 정치적인 말다툼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다. 정치를 ‘지속가능한 경기’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국민은 세금을 내고 정치인들의 자유로운 언행을 폭넓게 허용한다. 의회 정치의 정도는 어떻게 해서든지 모든 이해관계를 ‘언어를 가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상황이 다급하다 해서 아무 말이나 쏟아붓다 보면 결국은 의도하지는 않았었겠지만 ‘대통령의 내란’이라는 해괴한 말까지 새어 나오게 된다. 정치인 스스로도 언어 관리자라는 생각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김하수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 연변의 인사말 많은 사람들이 ‘연변’이라는 지명을 들으면 마치 한국의 주변부처럼 생각하고 그들의 언어도 방언의 한 종류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연변 사람들의 삶은 그리 대한민국에 의존적이지 않다. 또 말투는 비록 방언처럼 들리지만 체계화가 돼 있고, 그 용법은 독자성이 있다. 어휘는 북쪽의 방언을 닮은 것도 있지만 중국어에서 온 것도 꽤 된다. 흥미로운 것은 연변에는 지역 자체의 음악과 민담이 있다는 점이다. 노래방에 가 보면 남과 북의 노래와 연변 노래가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동포들이 자신의 노래나 민담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만큼 연변은 자체의 문화적 자생 능력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게다가 일부 지명은 중국어가 아닌 우리 언어로 된 것도 있다. 이곳에서는 술자리에서 잔을 들자는 뜻으로 ‘냅시다’라고 하고, 쭉 들이켜자는 말로는 ‘합시다’라는 말을 한다. 물론 중국어도 젊은층에서는 많이 쓴다. 또 나이 드신 분들한테 오래 장수하시라는 말로는 ‘오래 앉으십시오’라고 한다. 노년에 꼿꼿하게 앉아 있다는 것은 건강의 징표이다. 반대로 자주 눕게 되면 건강이 오래가기 어렵다. 어찌 보면 ‘만수무강하십시오’라는 말이 과장된 수사적 표현에 가깝다면 ‘오래 앉으십시오’는 연말연시에 웃어른들한테 쓸 수 있는 꽤 실용적인 인사라고 할 수 있겠다. 묵은해를 보내며 그동안 도탑게 지내지 못했던 사람들한테도 밀린 인사를 전하는 시기이다. 잦은 송년회에서의 인사와 덕담, 또 건배사 등에 쫓기다 보면 모임의 성격과 상대방의 처지에 따라 살갑게 말을 건네지 못하고 거의 똑같은 인사에 어슷비슷한 덕담에 대충 외워둔 건배사로 자꾸 말을 때우게 된다. 더 진정 어린 인사와 덕담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다. 김하수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전 연세대 교수
왜 벌써 절망합니까 - 정문술 훼방만 말아 달라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부쩍 '벤처육성'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실 우리나라와 같은 경제환경에서는 저 투자, 고급인력 중의 벤처기업이 경제활성화의 한 방 편이 될 수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요즘은 정부에서도 벤처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각종 벤처자원책들이 하루가 다르게 공표 되고 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우리나라는 벤처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천국이다. 물론 뼈 있는 소리다. 개발되는 정책의 개수만큼 현실은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주지 않고 발표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지원책 아닌 지원책이 참 많다. 그래서 특히 중소기업 하는 사람들은 대개 정부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IBRD 차관 7,000억 원으로 1998년 안에 3,000개의 벤처기업을 만들겠다고 한다. 벤처의 메카라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도 벤처 성공률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정부 정책자금을 배당할 때 담당관리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수해대사의 숫자'란다. 시장검증도 되지 않은 아이디어성 창업을 중심으로 무조건 숫자만 늘린다고 실업자 문제가 해결되고 경제가 살아나지는 않을 텐데, 참 안타까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현재 국내에 벤처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의 수는 대략 2,000여 개가 된다. 이중에서 '기업'이라는 이름이나마 제대로 붙일 수 있는 것은 채 수백 개도 안 된다. 이런 상태에서 자본금 2~3억 규모의 벤처기업들을 또다시 줄줄이 양산한다는 생각은 다소 위험해 보인다. 잘못하다간 실업자 문제의 해결은커녕 고학력 실업자만 더 늘어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씨뿌리는 것 자체를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씨뿌리는 것보다 키우고 보살피는 일이 더욱 중요함은 누구나 안다. 씨부리는 것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벤처기업들을 보살피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먼저 필요하다. 기술 중심적인 벤처기업은 힘을 실어주는 정책이 먼저 필요하다. 기술 중심적인 벤처기업은 그 속성상 끊임없이 파생산업을 양산할 수 있다. 이미 존재하는 벤처들이 힘있게 자라나면 그 안에서 또 다른 벤처의 맹아들이 자라난다. 올망졸망한 벤처기업들을 도장 찍듯 무더기로 양산하기보다는 벤처기업 자체가 새로운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벤처육성책이다. 벤처기업의 행정적 정의는 매출액 대비 연구비 규모가 몇 퍼센트니 어쩌니 매우 복잡하다. 다만 내가 아는 벤처기업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위험하기 때문에 공격적이고 과감해질 필요가 생기는 것이고, 또한 그렇기 때문에 후방지원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겠다는 정책들은 오히려 벤처기업들로 하여금 모험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붙들기 일쑤다. '바라지도 않으니 훼방만 놓지 AF아 달라'는 볼멘 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1만여 개가 넘는 각종 저질 규제는 여전히 그대로인 채로 거창한 벤처육성책만 한 달에도 두세 건씩 터져 나오는 판이니 기업 하는 사람 입장으로선 사실 부아가 날 수밖에 없다. 얼마 되지도 않는 정부 지원금 한번 얻어 쓰려면 관청에서 요구하는 온갖 종류의 서류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만도 엄청난 일이니, 그런 쓸데없는 일에 투여될 인원이 도무지 없어야 제대로된 벤처기업이 아닌가. 이런 역설이 비일비재하다. 어렵사리 지원금을 따내었다고 생각해보자. 기업은 일선 대출기관을 상대하느라 다시 한 번 생몸살이다. 벤처기업은 뭐니뭐니해도 기동성과 돌파력이 핵심이다. 묵직한 담보물을 마련해놓았을 정도라면 이미 그 기업은 경직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사업확장에 재투자되지 못하고 돈이 그렇게 정체하는 기업 역시 진정한 벤처기업은 아니다. 확실한 담보를 찾을 바에야 '벤처기업 지원자금'이란 이름은 영 어울리지 않는다. 답답한 것은 정책만이 아니다. 국내 벤처캐피탈은 대략 60여 개가 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벤처캐피탈이란 유망한 기업에 투자해서 그 성패에 따른 결과를 기업고 함께 나누는 '돈장사'다. 기대이익이 높은 만큼 그 기대손실도 크기 때문에 벤처캐피탈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벤처캐피탈은 기술전문성이나 경영지도력이 부족하다. 그러니 스스로의 안목을 믿지 못하게 되고, 결구 모처럼 조성된 자금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영화산업쪽에 손을 대는 것은 일견 이해가 간다. 그러나 요식업까지 손을 대면서도 기술 집약적인 벤처기업에게만 유독 까다롭게 구는 것은 아무래도 불만이다. 대출심사만 1년씩 끄는 동안 기업은 끌어올 수 있는 돈은 모두 끌어 쓰게 되고, 정작 어렵사리 대출이 결정되더라도 그 돈은 그 동안의 빚을 갚느라고 대부분은 사라지게 된다. 그마저도 한꺼번에 주는 것이 아니다. 대개는 온갖 이유와 구실을 붙여 조금씩 조금씩 흘려주게 마련이다. 기업은 졸지에 젖 보채는 응석꾸러기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많은 기업들은 융자나 지원금이 보일 때마다 필요가 없어도 받아둔다. 만성적인 위기의식이 불필요한 부채를 양산하고 있다. 실로 악순환이라 할 만하다.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저 위험, 저소득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정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영악하게 주식 투자나 하면서 모기업의 현금창고 노릇을 하는 '벤처캐피탈'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 한 벤처기업이 악천후 속에도 작동하는 군작전용 노트북을 개발하기로 했다. 어느 창업투자금융사에서는 개발계획을 듣자마자 매우 반가워했다. 개발에만 성공하면 이후 자금지원은 염려 말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래서 그 기업사람들은 노트북 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 개발자금이 떨어지면 직원들 사재까지 털어가며 결국 개발에 성공했다. 시제품을 들고 창투사를 찾아가 보니 태도가 달라졌다. IMF가 시작되면서 지금껏 투자는 단 한 건도 안했다는 것이다. 경제상황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하고 암담한 이야기다. 나는 창업 초기부터 사채를 자주 썼다. 정부지원자금이나 창투사들의 융자금, 심지어는 은행대출마저도 나의 성미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 복잡함이나 까다로움, 그리고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소위 '꺾기'와 '커미션'들까지 감안하다 보면 사채쪽이 훨씬 간편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그렇다는 얘기다. 벤처육성은 풍토개선이 첫째다. 총체적인 벤처창업 인프라가 마련되어야 한다. 노력들이 있으니 성과를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기업하는 사람들도 스스로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나치게 외부 의존적이고 허약하다. 기술만으로 정면승부 해보려는 배짱이 없다. 그저 규제를 풀어 달라, 자금을 풀어 달라, 떼쓰고 푸념하는 것에 중독 되어 있다. 환경이 열악하면 스스로라도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 덕으로 기업을 해보려는 태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벤처육성책이란 올망졸망한 벤처기업들을 도장 찍듯 무더기로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벤처기업 자체가 새로운 씨를 뿌리고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다. 벤처기업은 뭐니뭐니해도 기동성과 돌파력이 핵심이다. 만성적인 위기의식이 불필요한 부채를 양산하고 있다. 실로 악순환이라 할 만이다. 나는 창업 초기부터 사채를 자주 썼다. 정부지원자금이나 창투사들의 융자금, 심지어는 은행대출마저도 나의 성미에는 잘 맞지 않는다. 환경이 열악하면 스스로라도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 덕으로 기업을 해보려는 태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Board 말글 2022.05.23 風文 R 2013
작은 이야기 2 - 정채봉, 류시화 엮음 3. 함께 사는 삶 성자의 거울 - 노기남 신학부 2학년 방학 때 프랑스인 손 부이스 신부님은 동창인 기낭 신부님을 만나러 상경했다. 나는 신부님과 동행, 군포로 나와 기차를 탔다. 늘 하던 대로 3등표를 샀는데 이날따라 3등칸은 발디딜 팀조차 없었다. 자리를 찾아 2등칸까지 갔으나 역시 붐볐다. 사람을 헤치며 1등칸까지 가서야 우리는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짐을 챙기고 나서 차장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3등표를 1등표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차장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내가 신학생이란 신분을 생각하니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끝내 차장을 만나지 못하고 우리는 그냥 내리고 말았다. 신학교에서 하루를 묵고 우리는 시흥으로 내려가기 위해 다시 서울역으로 나왔다. 손 신부님은 1등표를 사라고 하셨다. 올라올 때 사람이 붐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그냥 표를 샀다. 역 안으로 들어가자 손 신부님은 1등칸을 지나 3등칸으로 오르셨다. 내가 말했다. "1등칸은 저깁니다." 그러자 손 신부님이 말씀하셨다. "아, 그래. 알고 있어." 그러시면서 그냥 3등칸으로 오르시는 것이었다. 나도 따라 탔다. 이날도 3등칸은 붐볐다. 승객을 비집고 선 손 신부님은 웃는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말씀하셨다. "바아로, 오늘은 아무리 3등칸이 붐벼도 그대로 타고 가자. 어제는 3등표로 1등칸을 탔으니 오늘은 1등표로 3등칸을 타야지 빚을 갚지 않겠나." (천주교 대주교) 책임을 아는 마음 - 하태민 병원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나는 특히 환자들의 용모나 손발 등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다. 대개의 환자가 얼굴이 찌그러지고 손발이 뭉그러졌으나, 전혀 나환자답지 않게 깨끗한 모습의 환자도 제법 많았다. 만일 이 병원 밖에서 만났다면 누가 그들을 나병환자라고 여겼겠는가. 그 가운데 특히 시선을 끈 환자는 장님들이었다. 삼삼오오 줄을 지어 작대기 끝을 붙잡고 더듬더듬 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측은하던지, 차마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나는 원장 신정식 박사님을 만나서, 그 많은 장님들이 병 때문에 시력을 잃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박사님이 말씀하셨다. "아닙니다. 저 같은 의사들의 책임이죠. 비단 장님뿐만이 아니라 얼굴이나 수적이 상한 것도 모두 우리 의사들의 책임입니다." 서슴지 않고 자신들의 책임이라고 대답하는 그를 보고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잘된 일에 대해서는 큰 공을 세웠다고 으스대는 사람들을 자주 보아왔지만 잘못된 일을 두고 한 마디 변명도 없이 자기의 책임이라고 솔직히 시인하는 사람은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자기를 낮출 아는 겸손함과 남을 돕는 박애 정신을 갖춘 그런 분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 사회는 밝아질 것 같았다. (광주시 광주 전매지청 서무과장)
Board 삶 속 글 2022.05.23 風文 R 511
득롱망촉 / '만족할 줄을 모르고 계속 욕심만 부림'을 이르는 말. 《出典》'後漢書' 光武紀 / '三國志' 魏志 후한을 세운 광무제 유수(劉秀)가 처음으로 낙양에 입성하여 이를 도읍으로 삼았을 무렵(A.D 26)의 일이다. 당시 전한의 도읍 장안을 점거한 적미지적(赤眉之賊)의 유분자(劉盆子)를 비롯하여 농서 (감숙성)에 외효, 촉(蜀:사천성)에 공손술(公孫述), 수양(睡陽:하남성)에 유영(劉永), 노강(盧江:안휘성)에 이헌(李憲), 임치(臨淄:산동성)에 장보(張步) 등이 할거(割據)하고 있었는데 그 중 유분자(劉盆子), 유영(劉永), 이헌(李憲), 공손술(公孫述) 등은 저마다 황제를 일컫는 세력으로까지 발전했다. 그러나 그후 외효와 공손술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무제에게 토벌되었다. 외효는 광무제와 수호(修好)하고 서주 상장군(西州上將軍)이란 칭호까지 받았으나 광무제의 세력이 커지자 촉 땅의 공손술과 손잡고 대항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성(成)나라를 세우고 황제를 참칭하는 공손술은 외효의 사신을 냉대하여 그냥 돌려보냈다. 이에 실망한 외효는 생각을 바꾸어 광무제와 수호를 강화하려 했으나 광무제가 신하될 것을 강요하므로 외효의 양다리 외교는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건무(建武) 9년(A.D 33), 광무제와 대립 상태에 있던 외효가 병으로 죽자 이듬해 그의 외아들 외구순(氓寇恂)이 항복했다. 따라서 농서 역시 광무제의 손에 들어왔다. 이때 광무제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만족할 줄 모른다더니 이미 '농을 얻고도 다시 촉을 바라는구나[得?望蜀]'." 그로부터 4년 후인 건무 13년(A.D 37), 광무제는 대군을 이끌고 촉을 쳐 격파하고 천하평정의 숙원(宿願)을 이루었다. 【동의어】평롱망촉(坪?望蜀), 망촉지탄(望蜀之歎) 【유사어】계학지욕(谿壑之慾), 차청차규(借廳借閨), 거어지탄(車魚之歎), 기마욕솔노(騎馬欲率奴)
Board 고사성어 2022.05.23 風文 R 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