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양이 찼느냐?"에서 '양'은 '위장'의 '위'에 해당하는 토박이말 음식을 먹은 후에 '양이 찼느냐?'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의 '양'은 '질량'의 '양', 즉 한자어 '양'이 아닙니다. 이 '양'은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양'은 '위장'이라고 할 때의 '위'에 해당하는 우리말입니다. 그래서 쇠고기 중에 '곱창'도 있고, '양'도 있지요. 그래서 '양이 찼느냐?' 하는 것은 '위가 찼느냐?'는 뜻입니다. 즉 '배가 부르냐?'는 뜻이지요. 그리고 '곱창'의 '곱'은 '기름'이란 뜻을 가진 우리말이었습니다. '눈곱'의 '곱'과 같은 것입니다. '곱창'은 '곱'+ '창자'의 '창'이랍니다. 기름이 많은 창자이지요. '애'가 '창자'라는 사실 은 이순신 장군의 시조에 '나의 애를 끊나니'에서 배워, 알고 계시겠지요. 한 가지 더 말씀 드리지요. '폐'는 우리말로 '부아'(옛날에는 '부하')였습니다. 그래서 '부아가 난다.'고 하지요. 화가 나면 숨을 크게 들어 마셔서 '허파'가 크게 불어나지요. 그래서 '부아가 난다'는 '화가 난다'는 뜻이 되었습니다. 우리 국어에서는 이렇게 신체 부위를 가지고 감정을 표시하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몇 예를 들어 볼까요? 머리 아프다. 골치가 아프다. 머리카락이 곤두선다. 귀가 가렵다. 귀가 따갑다. 눈꼴이 시다. 눈물이 날 지경이다. 부아가 난다. 손이 근질근질한다. 애가 탄다. 애간장을 녹인다. 입이 나온다. 핏대가 난다. 이 이외에도 무척 많지요.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본래 다른 뜻이었습니다 오늘날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즉 marriage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옛날에는 '결혼하다'와 '혼인하다'는 다른 뜻이었습니다. 즉 '혼인하다'는 오늘날 쓰이고 있는 것과 같은 의미였지만, '결혼하다'는 다른 뜻이었습니다. '철수가 복동이와 결혼하였다'란 말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 문장의 의미는 '철수'의 자손과 '복동'의 자손이 '혼인'할 것을 결정하였다는 뜻이었습니다. 따라서 남자와 남자, 그리고 여자와 여자끼리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어에서는 '결혼하다'가 오늘날 남녀 혼인의 뜻으로 쓰이고 있는데, 이것이 우리 국어에 들어 온 것입니다. 그래서 예식장에 '결혼예식장'과 '혼인예식장'이란 명칭이 다 보이지요? '혼인하다'란 뜻은 '혼'은 '신부집'을 말하고 `인'은 신랑집을 말한 데에 기인합니다. 옛날에 혼인을 할 때에는 신랑이 '혼' 즉 신부집으로 먼저 가서 예식을 올립니다. 즉 '장가'(장인의 집)를 가지요. 그리고 사흘 뒤에 신부를 데리고 '인'(즉 신랑집)으로 옵니다. 즉 신부는 '시집'을 가지요. 그래서 '장가가고 시집간다'는 말이 나온 것입니다. 홍 윤 표 (단국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 이 태 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 국어정보학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