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28. 자기 존중 <그대는 오직 그대일 뿐. 고로 편하여라. 오직 있는 그대로 그대이어라> 한 왕이 뜰로 나갔다가 꽃과 나무들이 죄다 시들어 죽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해서 물어보니 떡갈나무는 자신이 소나무처럼 키가 클 수 없기 때문에 죽어간다는 것이었고, 소나무는 자신이 포도나무처럼 열매를 맺을 수 없기 깨문에 시들어간다는 것이었으며, 포도나무는 장미나무처럼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에 그런다는 것이었다. 그때 왕은 맘껏 싱싱한 꽃을 피우고 있는 한 풀꽃을 발견하였다. 왕이 묻자 풀꽃이 말하기를, <왕께서 절 심으실 대 맘껏 편히 잘 자라라 하시면서 심으셨기 대문이죠. 그러니까 전 저 자신일 뿐이죠. 다만 제 맘껏 살 뿐이예요> 그대는 오직 있는 그대로의 그대일 따름! 무었 때문에 그대가 붓다가 되어야만 하는가? 만약 신이 또 한 사람의 붓다를 원했다면 한 둘이 아니라 숱한 붓다를 능히 만들어 냈을 것이다. 신은 또 하나의 붓다, 또 하나의 그리스도를 만들어내지 않았다. 신은 그대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들어 내었다. 그대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오직 그대들이기를 선택 받았다. 그대들은 붓다도 그리스도도 크리슈나도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 그들의 일은 끝났다. 그들의 향기는 할 바를 다했다. 이제 그대들 한 사람 한 삶의 일이 있고, 그대들의 향기가 세상을 진동시킬 따름. 자기 자신을 보라. 그대는 오직 그대일 뿐. 있는 그대로 맘껏 즐기고 꽃피라.
Board 추천글 2020.07.04 風文 R 1285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참 가슴 찡한 이야기 - 황지니 제1권 관중과 포숙아를 아십니까? 중국 춘추시대에 우정이 깊은 관중과 포숙아라는 두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양공이라는 임금의 신하였는데 이 양공은 매우 난폭하고 도리에 어긋나는 일을 했기 때문에 조카인 공손무지라는 사람에게 죽임을 당하고 나라를 빼앗겼습니다. 그래서 포숙아는 양공의 첫째 왕자인 소백을 따랐고 관중은 둘째 왕자 규를 따라 각각 다른 나라로 망명을 했습니다. 여러 해가 지난 후 공손무지가 죽게 되어 양공의 두 왕자가 다시 나라를 찾게 되었습니다. 두 왕자는 돌아오자마자 왕의 자리를 다투었는데 결국 첫째왕자인 소백이 왕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둘째왕자를 따른 관중은 잡히는 몸이 되었습니다. 그때 포숙아는 왕에게 간곡히 탄원하여 목숨을 구하고 후에 재상에까지 올랐습니다. 어떤 사람이 관중에게 '어떻게 해서 높은 벼슬에 오르게 되었습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내가 오늘의 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내 친구 포숙아의 덕분이었습니다. 예전에 내가 포숙아와 장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남는 이익금을 좀 많이 가졌는데도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욕심을 부린다고 말하지 않았으며, 내가 포숙아를 위해 한다는 일이 서툴러서 오히려 포숙아를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으나 그는 사람이 하는 일에는 실수가 있음을 알고 탓하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내가 세 번 벼슬에 올라 쫓겨난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포숙아는 내가 운이 없음을 알고 내게 무능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 내가 싸움터에서 싸움에 졌을 때 도망친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포숙아는 나이 많으신 어머님 때문임을 알고 내게 비겁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나를 낳아준 사람은 어버이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내 친구 포숙아지요." 그때부터 마음으로 깊이 사귀는 친구의 사이를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이라 일컫고 있습니다. 한 알의 도토리가 뒷날 떡갈나무가 된다. An acom one day proves an oak. (R. 코베트)
Board 추천글 2020.07.04 風文 R 1618
수어 기술은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내고, 정보 전달 방식을 바꾼다. 봉화와 파발의 쓸모는 통신기기 등장으로 사라졌다. 공중전화를 비롯한 유선전화의 쓰임은 갈수록 줄고 개인 이동통신기기의 활용은 날로 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음성통화를 넘어 ‘소리 없는 통화’도 가능하게 한다. 언젠가 우연히 목격한 ‘수화 영상통화’의 신선한 충격은 몇 해가 지난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다. 무장벽(barrier-free) 세계는 ‘따뜻한 기술’의 힘으로 점점 넓어져 간다. 지상파 방송의 모든 프로그램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방송’으로 송출된다. 듣지 못해도 뉴스와 연예 오락, 드라마, 교양, 스포츠 중계방송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방송’(DVS, Descriptive Video Service)도 있다. 드라마 대사 등의 소리 정보 외에 출연자의 움직임과 표정 따위를 음성으로 해설해주는 방송이다. 텔레비전 수신기에서 ‘자막’, ‘음성다중’을 선택하면 누구든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다. 뉴스를 비롯한 몇몇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가 돌아가며 ‘수화방송’을 한다. 텔레비전 오른쪽 아래 동그란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수화통역사’들의 번역은 한국어일까? 아니다. 한국어(Korean)와 한국어 수어(Korean Sign Language)는 다른 언어다. 수화(手話)와 한뜻인 수어(手語)는 ‘한국수어법안’의 제정 논의가 시작될 때 법정용어로 선택되었다.(‘수어, 또 하나의 언어’, 국립국어원) 한국 수어가 영어, 중국어, 아랍어 등처럼 한국어와는 엄연히 다른 언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농인(聾人)은 ‘보이는 언어’로 모어를 습득하고 청인(聽人, ‘농인’에 대비하여 이르는 말)은 ‘들리는 언어’로 모어를 익힌다. 당연히 언어체계도 다르다. ‘무슨 계절을 좋아해요?’를 ‘수화통역사’는 ‘계절-좋다-무엇?’으로 표현한다. 한국어와 영어의 문법이 다른 것처럼 수어와 국어의 문법도 다른 것이다. ……………………………………………………………………………………………………………… 닭어리 시는 읽는 게 아니다. 시는 읊는 것이다. ‘읊다’는 낭송하다, 노래하다, 부르다와 한뜻이다. 시의 원형이 노래인 까닭이다. 노래하듯, 다음 시를 읊어보자. 기왕이면 나직하게, 느릿하게. 강나루 건너서 /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 남도 삼백리 // 술 익는 마을마다 /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강나루는 하천 정비 사업으로 부두가 되었고, 밀밭은 값싼 수입밀에 밀려났다. 집집마다 담가 먹던 가양주는 근근이 명맥을 이어왔다. 세태 변화는 목월의 시 ‘나그네’를 ‘시 속의 정경’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잊힌, 잊혀가는 ‘시 속의 정경’을 동남아 어느 시골 마을에서 오감으로 느꼈다. 쩍쩍 갈라진 논 사이의 논두렁길을 걸었다. 군데군데 터져 있는 물꼬에는 물 대신 먼지바람이 휘돌고 있었다. 건기여서 물 빠진 논바닥에는 송아지 한 마리가 칭얼대듯 어미 소에게 몸을 비비고 있었다. 푸드덕 홰치는 수탉 옆에는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가 ‘라이브 쇼’로 펼쳐졌다. 암탉 언저리에 반구 모양 둥우리가 눈에 띄었다. 아, 이름이 뭐더라? 동행에게 물으니 선뜻 답이 오지 않는다. 일행 가운데 국어학자를 찾아 물었다. 그는 명칭을 알고 있을까. “표준어 형태로는 ‘닭의어리’이다.” 국립국어원 김문오 박사가 단박에 답했다. “‘쇠고기’(소의 고기), ‘달걀’(닭의 알)과 같은 조어 형태라는 설명이 따라왔다. 과연 그랬다. 사전을 확인하니 ‘나뭇가지나 싸리 따위로 엮어 닭을 넣어 두는 물건’은 ‘닭의어리’, 방언형은 ‘닭어리’였다. 관광주간이 시작되었다. 여러 매체가 ‘여행 가기 좋은 곳’을 소개하며 나들이하라, 등 떠민다. 대부분의 학교는 오늘을 재량휴업일로 정했다. 어디론가 가야 할 것 같은 봄날이다. 기왕이면 고즈넉하고 한갓진, ‘닭의어리’가 살아 있는 곳으로 가면 어떨까. 그런 곳은 어디? 혹시, 찾으면, 내게도 알려주시길….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큰 방황은 큰 사람을 낳는다 - 마 데바 와두다 27. 판단 <판단은 틀지워진 마음 상태에서 나오는 것. 마음은 늘 판단하려 한다.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위험스럽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용기있고 배짱 있으라. 성장을 멈추지 말라. 순간순간을 살며 흘러라> 노자. 아주 오래 산 사람. 노자 시대의 일이다. 한 마을에 노인이 살았는데, 무척 가난하였다. 한데 노인에게는 멋진 백마 한 마리가 있어서 왕들까지도 그를 탐하였다. 왕들은 엄청난 값을 주고 그 말을 사려하였지만 그때마다 노인은 말하기를, <이 말은 내겐 말이 아니랍니다. 사람이지요. 사람을 어찌 돈으로 사겠다 하시는지요?> 노인은 가난했지만 결코 말을 팔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 노인은 자신의 말이 마굿간에 없음을 발견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은 참 어리석소! 언젠간 말을 도둑맞을 줄 알았다니깐. 일찌감치 비싼 값에 팔아 치웠어야 하는 건데. 쯧쯧 이런 원통할 노릇이 다 있나>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저 말이 마굿간에 없다는 것뿐인데. 그뿐, 그대들이 하는 얘기는 모수 판단에 지나지 않어. 말이 아굿간에 없는 게 원통할 일인지 복 받을 일인지 누가 아는가?> 마을 사람들이 죄다 노인을 비웃었다. 사람들은 노인이 좀 덜된 사람이라 여기던 터였다. 말이 없어진 지 보름이 되던 날 밤, 홀연히 말이 돌아왔다. 말은 도둑맞은 게 아니라 야산 어디론가 뛰쳐나갔다가 돌아온 것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여남은 마리의 말을 거느리고 온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 양반이 옳았군오. 불행이 아니라 복이었구려. 복!>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거 또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저 말이 돌아왔다는 거라니깐. 복 받을 일인지 아니지 누가 알리? 내 딱 한 마디만 허지. 전체를 어찌 판단할 수 있으리?> 사람들은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속으로 저마다 노인이 뭘 모른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멋진 말이 열두 필이나 갑자기 생긴 것을... 노인에겐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야생마들을 훈련시키기 시작했다. 그런 지 일주일 되던 날 아들이 그만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 양반이 옳았어요. 참 불행이었네요. 노인네의 유일한 희망인 외아들이 다리를 못 쓰게 됐으니. 쯧쯧 걱정일세 걱정>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그대들은 온통 판단으로 꽁꽁 뭉쳐들 있군 그려. 또 무슨 소리를 하는가. 그저 내아들 다리가 부러졌다는 거라니깐. 그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누가 알리? 삶이 찢어지고 조각나면 아무것도 알지 못하리> 노인의 외아들이 다리를 분지른 지 몇 주가 지나자 갑자기 나라에 전쟁이 터져서 모든 젊은이들이 군대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리가 부러진 노인의 아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온 나라가 들끓고 아우성이었다. 전쟁에 크게 패하여서 거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못하였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와 말하기를, <노인 양반이 옳았군요. 참 다행이었네요. 비록 아드님이 절름 발이가 되긴 했어도 곁에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예요. 딴 집아들들은 죄다 전쟁터로 끌려갔어요> 그러자 노인이 말하기를, <또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는군 그래. 누가 알리. 그대들의 아들들이 강제로 끌려갔고 내 아들은 끌려가지 않았을 뿐이라니깐. 그게 다행인지 불행인진 하늘만이 아오> 판단하지 말라 판단하면 전체와 하나되지 못하리니. 부분에 집착하여 섣불리 결론을 내리리니. 일단 판단하면 성장하지 못하리니. 판단은 틀지워진 마음에서 나오는 것. 마음은 늘 판단하려 한다.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위험스럽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여행엔 끈이 없는 법. 한 길이 지나면 또다른 길이 있고, 한 문이 닫히면 또다른 문이 열리느니. 그대가 한 봉우리에 올라서면 언제나 더 높은 봉우리가 또 나타난다. 신에게 가는 길은 끝 없는 여행. 용기있고 재짱 있으라. 목적지 걱정일랑 아예 하질 말고 여행 자체를 즐기라. 안심하고 순간순간을 살며 즐기라. 온몸으로 걸으라.
Board 추천글 2020.07.03 風文 R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