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Paradise Lost:1655-1667) 1/2 해설 밀턴이 59세에 발표한 서사시 "실낙원"은 영국 문학 사상 최대의 대작일 뿐 아니라 단테의 "신곡"과 더불어 기독교 문학의 두 기둥을 이루는 중요한 작품이다. 처음에는 열 권이었으나 후에 열 두 권으로 개편되어 1667년에 출판되었다. 밀턴은 일찍부터 호머의 일리아드, 오디세이"와 같은 대작을 쓰려는 야심을 품고 있었다. 밀턴은 이 "실낙원"에서 구약의 창세기에 기술된 인류 창조를 바탕으로 인류의 시조 아담과 이브의 타락을 중심사건으로 서술하면서 신과 인간과의 기본 관계를 기독교인의 시각으로 통찰하였다. 장님이 된 밀턴이 구술로써 이 서사시를 완성한 것은 1655-1665년 경이라고 한다. 그는 젊었을 때 학문에 대하여 "조용한 시절에 너를 다시 만나겠다. 이 시끄러운 때가 아니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낙원"은 배경이 지상의 어느 한 지점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천국에서 지옥에 이르는 광대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취급하였다. 실낙원 의 주제는 높은 시상과 정열을 불러일으키는 보편적인 제재의 하나이며 오늘날까지 영원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빛과 어둠과의 싸움'과 '선과 악의 투쟁'이다. 그러나 곤란한 점은 이 작품에서 우리에게 흥미를 일으킬 두 인물이 순진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햄릿" 등에서 볼 수 있는 인간의 극적인 정열과 갈등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천진 난만함을 파괴시킨 사탄의 타락은 이 시에서 일관되고 있는 작품의 취지의 하나이다. 밀턴이 다루고 있는 문제는 자비롭고 전능한 신이 창조한 이 세계에 무질서의 씨가 어떻게 하여 침투해 들어왔는가 하는 것이다. "실낙원"은 그 광대한 구상과 높고도 먼 이상에 경탄할 정도이지만 무엇보다 뛰어난 것은 그것을 예술적으로 처리한 그의 기교이다. 일찍이 아놀드(M. Arnold)는 그의 저서에서 "밀턴의 완전한 문체는 셰익스피어보다도 뛰어난 것이다. 밀턴은 그 사조와 운율에 있어서 영국이 낳은 최고의 예술가이다"라고 격찬하였다 작가 약전 밀턴은 1608년 런던에서 출생했으며 6형제 중 3남이었다. 르네상스 최후를 장식한 휴머니스트인 밀턴의 문학적 생애는 18세 때 케임브리지 대학에 입학하면서 시작된다. 수려한 용모와 섬세하고 고상한 취미 단정한 생활로 '학급의 귀부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재학 시절부터 시인으로서 명성을 떨쳤다. 1629년 22세에 대학을 졸업하고 최초의 걸작 "그리스도의 탄생의 아침"을 썼다. 1632년에 허튼에 이주하여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정독하고 수학과 음악을 즐기면서6년을 보냈다. 시작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쾌활한 사람", "사색에 잠긴 사람"과"아케이즈"는 1633년에 집필되고 초기의 최고 걸작인 가면극 "코모스"가 1634년에 상연되는 등 계속해서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1638년에는 파리를 거쳐 이탈리아에 가게 되어 과학자 갈릴레이와 사귀었다. 나폴리에서 조국의 내란의 비보를 듣고 귀국을 결심했다. 그 때 그는 "동포가 고국에서 자유를 위하여 싸우고 있을 때 마음 편히 유람을 다니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밀턴은 1652년(46세)에 실명하였으나 1655년부터 "실락원"을 쓰기 시작하여 1665년 말에 완성했으며 1667년에 출판했다. 줄거리 태고 시대 해와 달이 아직 형성되기 이전의 일이다. 신의 나라와 악마의 나라 두 세계가 있었으며 그 사이에는 무수한 혼돈이 있을 뿐 지구도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때였다. 우주의 대법칙에 따라 만물을 다스리는 전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성자(예수)를 후계자로 정하여 모든 신의 위에 있도록 하셨다. 천사들의 환희가 넘치는 하늘에서 재주와 용맹이 빛나는 사탄은 하느님의 총애를 받아 왔으며 천사장으로서 하느님의 다음가는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보좌와 주권에 대한 반역을 일으켜 다른 재앙을 가져오는 신들을 모아 싸움을 일으켰다. 그러나 하느님은 그의 교만과 불경을 벌하여 바닥 없는 지옥으로 던지셨다. 그 때부터 천국에서는 그를 사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지옥은 어두운 곳이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유황불이 불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타락한 사탄은 휴식도 평화도 없는 불꽃의 바다에서 아홉 날 동안 고통을 받으며 혼수 속에 빠져 있다가 겨우 뜨고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일찍이 천국에서 하늘의 영광을 받으며 무상의 광휘에 싸여 찬란한 별들을 무색케 했던 내가 이렇게 파멸과 비참 속에 던져지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내가 비록 그 무시무시한 힘에 패하였지만 굳은 결심과 자존심 모멸감은 변치 않았다. 저주와 복수심으로 우리의 대적에게 영원한 싸움을 걸 작정이다" 그리고 바알세불에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불구대천의 성부 앞에 굴복하여 자비를 비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무슨 일에나 선을 쫓아내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며 악을 행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선이라는 탈을 쓰고 악의 수단을 부리는 것이 우리들의 비운을 만회하는 길이다. 우리는 서로 마음을 합해야 한다"고 말하며 눈을 빛냈다. 그리고 거대한 체구를 일으켜 두 손으로 불길을 헤치며 큰 날개를 펴서 육지에 올랐다. "이게 나의 영토인가? 천국의 광명에 비하면 어둡기만 하구나!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자유다. 천국에서 봉사하는 것보다 지옥에서 지배자가 되는 것이 훨씬 나은 일이다. 그런데 우리 동료들을 망각의 불바다에서 헤매게 해서야 될 말인가?" 악마의 대왕 사탄은 악의 천사들을 큰 소리로 불렀다. 그 소리는 크게 울려 퍼졌다 "전에는 천국의 아름다운 천사였던 너희들의 지금의 그 추태는 무엇인가? 깨어 일어나라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멸망한다" 이 부르짖음에 수많은 악의 천사들은 궐기하였다. 마치 애급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데리고 나올 때에 메뚜기 떼가 일어나 나일 강 유역을 어둡게 한 것처럼 악의 천사들은 화염을 어둡게 하며 지옥의 허공을 날고 있었다. 사탄은 그들을 총지휘하였다. 그들은 후세의 여러 민족에 의하여 숭배를 받은 악마들로 '몰록', '그모스','아스타롯토', '아스토레드', '림몬' 등이었다. 타락한 천사들이 모두 모였다. 천만의 기치를 휘날리며 무수한 갑옷과 방패 숲과 같은 칼 종소리 북소리에 섞인 마군의 함성은 지옥의 밑바닥을 잡아 찢는 듯하였다. 사탄은 정연한 군대를 검열한 후 오만에 차 있다가 자신 때문에 자신을 따르던 수백만의 추종자들도 곤경을 겪고 있는 것을 생각하고 만군 앞에서 세 번의 울음 소리를 내며 탄식하였다. "너희들 천국의 영체를 이런 지옥에 떨어뜨렸으니 이제 평화는 없다. 누가 굴욕을 당하고 있겠느냐? 앞으로 전쟁이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수도에 모여 대회의를 열기로 하였다. 전부터 건축의 신 맘몬이 인솔하는 군대가 지옥의 언덕에서 금속을 파내어 건축에 착수하니 금빛 찬란한 악마들의 전당이 대지 가운데에 교향악과 함께 솟았다. 운집한 악마들은 대회의의 개회를 선언하였다. 그들이 하늘의 천사로 있었던 시절의 권리와 영광을 공공연한 전쟁으로 얻을 것인지 비밀의 간계로써 얻을 것인지를 의논하는 것이었다. 홀을 쥔 왕 몰록은 거센소리로 단연 전쟁을 주장하였다. 여신과 같은 벨리알은 승산이 없으니 이 지옥을 천국과 같이 금은 보화로 꾸며 행복이 깃든 보금자리로 개척하자고 황금 만능설을 내세웠다. 모두가 당당한 웅변이었다. 모든 악마들을 꾸짖으며 사탄의 계획을 지지하였다. 위험한 원정으로 하늘을 침범해도 전능자를 이길 수 없으므로 보다 쉬운 계책을 찾자는 것이다. 그 계책을 세울 한 곳이 있는데 하늘에서의 오랜 예언대로라면 지금쯤 인간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존재들이 창조되었을 것이니 신의 은총을 받은 그들을 악의 자식들로 만들어 창조주 스스로가 그들을 멸망시키도록 하자는 의견이었다. 사탄은 자기가 최고라고 자처하면서 악마의 세계를 확장하기 위하여 몸소 탐험자가 될 것을 자청하였다.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는 사탄의 희생적인 정신을 찬양하는 소리는 뇌성이 울리는 것 같았다. 사탄의 지옥의 큰 문으로 향하였다. 문은 3중의 철 문 3중의 금강석 문 등 아홉겹으로 굳게 닫혀 있었으며 불꽃에 둘러싸여 있었다. 문 앞에는 두 마리의 괴물이 앉아 있었다. 하나는 허리까지는 아름다운 여인인데 하반신은 뱀이었고 다른 하나는 형체를 구별할 수 없는 그림자 같은 시커먼 것이 지옥처럼 무섭게 서서 사탄이 가는 길을 막았으므로 사탄과 일대 격투가 벌어졌다. 지옥이 흔들리 만큼 요란하였다. 뱀의 모습을 한 여인은 "여보 당신이..." 하고 부르며 둘의 사이를 뚫고 들어가 싸움을 말리며 부자지간에 싸우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즉 이 마녀는 일찍이 사탄이 말리며 음모를 꾀할 때 등장했던 '죄'라고 부르는 미인이었으며 사탄과 불미스러운 사랑을 맺은 후 임신을 했는데 사탄이 하늘의 대전쟁에 패배하자 사탄과 함께 지옥으로 떨어졌던 것이다. 그리고 '죄'의 배에서 나온 것이 무서운 창을 휘두르며 사탄과 싸우고 있는 '죽음'이며 모자는 함께 지옥의 문지기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지옥의 열쇠를 손에 쥐고 있던 '죄'는 남편인 사탄의 모험적 계획을 듣고 나서 그 계획이 성공하면 자기도 축복의 신세계에 들어가 죄의 환락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인류에게는 모든 비극의 씨가 된 그 열쇠로 다시는 닫을 길이 없는 지옥의 큰 문을 당겨 열었다. 지옥은 이 때 열려진 이래로 영원히 인간을 불러들일 수 있게 되었다. 외부에 전개된 암담한 혼돈의 심연은 밑도 끝도 없었고 거기에는 시간도 공간도 없었으며 암흑과 혼돈이 그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냉, 열, 습, 건의 4용사가 혼돈의 심판에 의하여 서로 권위를 다투고 있었다. 모든 것은 우연히 지배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다도 육지도 불도 아닌 일체를 포함한 대자연의 묘지로서 심연이며 지옥이었다. 사탄은 지옥의 가장자리에서 날개를 펴고 공중으로 날았다. 광막한 진공에 부딪혀 떨어지면서 방향도 모르고 헤매 다녔다. 사탄은 겨우 혼돈의 왕 카오스와 암흑의 왕 나이트의 원조를 얻어 희망의 피안에 이르는 지름길을 알게 되었다. 사탄이 개척한 그 발자취는 인간이 타락하기 쉬운 길이 되었다. '죄'와 '죽음'과 사탄이 지옥과 인간계와의 사이에 하나의 큰 다리를 놓은 것이다(이것은 하느님의 계획이었다)지옥의 마귀들은 낮이나 밤이나 다리 위를 방황하며 인간계의 선한 사람을 유혹하고 악을 조장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구원을 받은 선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의 죄를 지은 인간이 가게 되는 지옥의 길이 이 때에 열린 것이다. 사탄은 하늘의 문 가까이 갔다. 문에는 황금의 쇠사슬이 달려 있었으며 별처럼 빛나는 신세계의 공이 아래로 내려져 있었다. 이 때 하나님은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지구에게 인간의 시조 아담과 이브의 두 사람이 행복에 넘쳐서 환락과 사랑을 마음껏 누리며 불노 불사의 열매만을 먹고 지내는 것을 보고 계셨다. 다른 한 편에는 이제 갓 창조된 세계를 향하여 사탄이 날아오고 있었다.
의존명사의 띄어쓰기 (1) ‘것이 많다.’라고 하면 ‘것’이 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먹을 것이 많다.’처럼 앞에 꾸며 주는 말과 함께 쓰면 비로소 ‘것’의 의미도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반드시 꾸며 주는 말과 함께 쓰여야만 오롯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명사를 가리켜 ‘의존명사’라 한다. 의존명사는 말 그대로 의존적인 데다가 대개 한두 글자로 되어 있어 조사나 어미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결국 띄어쓰기에서도 잘못을 범할 수밖에 없게 된다. 조사나 어미는 붙여 써야 하지만 의존명사는 띄어 써야 하기 때문이다. ‘나름, 나위, 노릇, 등(等), 등등(等等), 따름, 따위, 때문, 무렵, 즈음, 터’ 등은 조사처럼 여겨서 붙여 쓰는 경우가 많은 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반드시 수식어가 있어야 하고, ‘으로, 과, 에’와 같은 조사가 붙을 수 있다. 모두 의존명사인 것이다. 따라서 꼭 띄어 써야 한다. (형은 형 나름으로 동생을 도와주려 했다/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앞잡이 노릇을 하다/ 울산, 구미, 창원 등과 같은 공업 도시/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상추, 호박, 고추 따위를 심다/ 너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다섯 시 무렵부터 내리는 비/ 시장할 텐데(터인데) 어서 먹어’) ‘뿐, 대로, 만큼’ 등은 조사로도 쓰이고 의존명사로도 쓰이므로, 그 쓰이는 환경에 따라 띄어쓰기를 달리해야 한다. 명사 뒤에 쓰일 때는 조사로 보아 붙여 쓰고, 동사나 형용사 뒤에 쓰일 때는 의존명사로 보아 띄어 쓰면 대개 틀리지 않는다. (‘내 사랑은 너뿐이야/ 나는 너만 사랑할 뿐이야’, ‘법대로 해라/법에 정해진 대로 해라’, ‘하늘만큼 높은 사랑/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은 사랑’)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Board 말글 2024.10.17 風文 R 1219
얼레리꼴레리 어린아이들이 ‘누구는 누구를 좋아한대요’ 혹은 ‘누구는 오줌싸개래요’라고 또래 아이를 놀릴 때 ‘얼레리꼴레리’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런데 ‘얼레리꼴레리’는 무슨 뜻이고, 어디에서 유래한 말일까? ‘얼레리꼴레리’는 ‘알나리깔나리’의 변이형(變異形)으로 쓰이는 말인데, ‘얼레리꼴레리’ 대신 ‘알나리깔나리’가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다. ‘알나리깔나리’는 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벼슬한 경우를 놀림조로 이르던 말인 ‘알나리’에 말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깔나리’를 덧붙여 만든 말이다. ‘알나리’는 접두사 ‘알-’과 명사 ‘나리’가 결합된 말인데, 접두사 ‘알-’은 ‘작은’의 뜻을 더한다. 그래서 ‘작은 바가지’를 ‘알바가지’라고 하고, ‘어린아이의 오줌을 누이는 작은 요강’을 ‘알요강’이라고 한다. 우리말에는 ‘알나리깔나리’와 같이 말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후렴처럼 다른 말을 덧붙여 쓰는 말들이 많이 있다. 미주알고주알’은 항문을 이루는 창자의 끝부분을 가리키는 ‘미주알’에 말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고주알’을 덧붙인 말이고 ‘휘뚜루마뚜루’는 ‘닥치는 대로 대충대충’이라는 뜻의 ‘휘뚜루’에 역시 말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마뚜루’를 덧붙인 말이다. ‘어중이떠중이’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쓸모가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어중이’에 ‘떠중이’가 덧붙어 이루어진 말이고, ‘주저리주저리’ 역시 말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주저리’를 겹쳐 쓴 말이다. ‘주저리’는 볏짚을 엮어서 김칫독에 씌울 때 쓰는 물건인데, 볏짚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모습에서 유래해 ‘주저리주저리’가 ‘너저분하게 이것저것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모양’을 뜻하는 말이 되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Board 말글 2024.10.17 風文 R 1571
맥베스( Macbeth:1605-1606) 2/2 -제4막- 맥베스는 마녀들을 찾아가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맥베스는 마녀에게 물었다. "어두운 밤에 은밀히 다니며 흉악한 일을 꾀하는 마녀들아! 그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있느냐? 나에게 말을 해다오" "맥베스! 맥베스! 맥더프를 경계하라 파이프의 영주를 경계하라..." 마녀는 맥베스가 가장 무서워하고 있는 것을 알려 주었다. 맥베스는 맥더프를 죽일 결심을 하였다. 마녀들은 말했다. "잔인하게 대담하게 결단성 있게 하라 인간이 낼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하여라 여자가 낳은 자는 맥베스를 해치지 못하리라" "버남 숲이 단시네인의 높은 언덕까지 공격해 오지 않는 한 맥베스는 정복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 마녀들은 그림자처럼 여덟 사람의 왕이 나타나고 최후의 왕은 손에 거울을 들고 있으며 뱅크오의 망령이 그 뒤에 따르는 환상을 보여 주었다. 뱅크오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이 자기의 자손이라고 말했다 "아! 그것이 사실이냐?" 맥베스가 미친 듯이 소리치자 모든 장면이 사라지고 레녹스가 들어왔다. 레녹스의 보고에 의하면 맥더프가 잉글랜드로 도망갔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계획이 잘 실행되도록 곧 움직이게 하자. 맥더프의 성을 습격하자. 파이프를 탈취하여 그 자와 핏줄을 나눈 불운한 놈들은 모두 다 칼날에 죽으리라.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 한편 맥더프 부인은 위험이 임박해 오는 줄도 모르고 집안에 있다가 자객들에게 아들과 같이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잉글랜드로 망명한 맥더프는 왕자 맬컴을 만나 맥베스를 없애고 다시 나라를 찾을 것을 협의했다. 그 때에 역시 잉글랜드로 망명했던 스코틀랜드 귀족인 로스가 등장했다. 맥더프가 자기 가족의 안부를 묻자 로스는 말했다. "당신의 성은 불의의 습격을 당하고 부인과 자식들은 무참히 살해되었습니다. 부인 자녀 시종 눈에 보이는 대로 모조리..." 이 말을 들은 맥더프는 모자로 얼굴을 가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복수의 결심을 더욱 굳혔다 -제5막- 단시네인 성안의 별실에서 맥베스 부인의 시녀와 시의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맥베스 부인이 몽유병이 걸렸다는 것이다 "시의님께도, 누구에게도 말씀드릴 수 없었습니다. 직접 보지 않고는 제 말씀을 믿지 않으실 테니까요" 시녀의 말이 끝나기 전에 맥베스 부인이 촛불을 들고 나타났다. "저것을 보십시오. 지금 나오십니다. 저 모양입니다. 그리고 틀림없이 깊은 잠에 빠져 계십니다. 주의하여 보세요. 여기 숨으세요" "지금 무엇을 하시는 것입니까? 보시오. 손을 비비고 계십니다" "늘 저렇게 손을 씻는 시늉을 하고 계십니다" 시녀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맥베스 부인은 손을 씻는 시늉을 하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 망할 피야 없어져라 아니 폐하 무엇을 하십니까? 군인이 겁을 내세요? 누가 안다고 두려워하십니까? 우리의 권력을 재판할 자가 어디에 있어요? 하지만 그 노인이 그렇게도 피가 많으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온몸에 왕후의 권위를 다 가진다 하여도, 가슴에 저런 고통은 지니고 싶지 않습니다" 시녀가 시의에게 말하자 시의는 고개를 옆으로 저으며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입밖에 낼 수 없다며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얼마 후 잉글랜드 군은 맬컴과 그의 숙부 시이워드 그리고 충성스러운 맥더프의 지휘로 피비린내 나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맥베스는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반란에 격분하여 단시네인 성의 방위에 전념하고 있었다. 백성들은 왕의 칭호가 난쟁이 도둑놈이 거인의 옷을 훔쳐 입은 것같이 몸에 맞지 않는다고 수군대고 있었다. 맥베스는 성 안에 홀로 앉아서 "여자가 낳은 자는 너를 해칠 수 없다"라는 마녀들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때에 종복이 뛰어들어와서 일만 명의 군대가 공격해 오고 있다는 보고를 했다. 맥베스는 소리를 질렀다 "나는 뼈에서 살이 떨어져 나갈 때까지 싸우겠다. 나의 갑옷을 가져 오너라 기병을 더 보내서 국경을 순찰하게 하라. 공포심을 퍼뜨리는 자는 사형에 처하라" 맥베스는 정신이 이상해져 갔고 맥베스 부인의 병세도 더욱 악화되어 갔다. 맬컴이인솔한 군대는 버남 숲 부근의 마을에 도착하였다. "여러분 우리가 집에서 편안히 쉴 수 있는 날이 가까이 온 것 같소" 맬컴은 많은 동지와 군인들에게 외쳤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습니다" "맥베스의 부하들은 다들 기회가 있으면 그를 배반하고 이쪽으로 합세하려고 마음이 들떠 있습니다"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며 잃은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확실한 결과는 공격에 의해서 결정될 것입니다. 우리의 목적을 위하여 진군합시다" 그들은 성난 파도처럼 단시네인 성을 향하여 진격하기 시작하였다. 병사들은 나뭇가지를 꺾어서 위장을 했다. 한편 단시네인 성 안에서 방위를 하고 있던 맥베스는 부하들에게 장담했다. "우리의 성은 견고하다. 포위가 무엇이냐. 놈들이 머물게 내버려 두어라. 기아와 열병으로 그 놈들은 한 놈도 남지 않을 것이다" "폐하 왕후 폐하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여자들의 울음 소리가 들릴 때 종복이 들어와 보고를 하였다. "언젠가는 죽어야 할 몸이었다. 한 번은 들어야 할 소식이었다" 이 때에 사자가 들어와서 맥베스에게 보고를 하였다. "제가 언덕 위에서 파수를 보고 있다가 문득 버남 쪽을 바라보는데 그 숲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만약에 그 말이 거짓이라면 네 놈을 나무에 산 채로 매달아 굶어 죽게 할 것이다. 그 마녀들은 버남 숲이 단시네인까지 오지 않는 한 두려울 것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그 숲이 단시네인으로 오고 있다. 달아날 수도 없고 머물러 있을 수도 없다. 경종을 울려라 바람아 불어라 파멸아 오너라! 갑옷이라도 몸에 걸치고 죽겠다" 맥베스는 절망적으로 외쳤다. 맥더프는 혼자 맥베스가 있는 곳으로 뛰어들어왔다. 그리고 맥베스에게 소리쳤다 "돌아서라. 지옥의 사냥개야 돌아서라" "너만은 피하려고 했다. 돌아가라. 나의 영혼은 네 집안의 피만으로도 너무 짐이 무겁다" "너 같은 놈과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칼이 나의 말을 대신하리라" "너와는 싸우지 않겠다" "그러면 항복을 해라 비겁한 놈 너의 초상을 막대기 끝에 걸어 놓고 그 아래에 '찬탈자를 보라'라고 써 붙일 것이다" "항복은 안 한다. 최후까지 싸우겠다. 자 덤벼라. 여자가 낳은 자에게는 굴복하지않을 것이다" "너의 그 미신은 단념해라 나는 달이 차기 전에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나왔다" 칼과 칼은 불꽃이 튀었다. 마침내 맥베스는 맥더프의 칼에 쓰러졌다. 싸움은 맬컴의 승리로 끝났으며 백성들은 스코틀랜드 국왕 만세를 외쳤다. 왕위에 오른 맬컴은 축하를 받으며 백성들을 위해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