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3장 그리스의 태초 신들 1. 그리스의 신과 신성 그리스 사람들은 신은 불가사의한 자연현상의 공포와 당황스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연현상을 지혜롭게 나누어 탈바꿈시킨 존재이며 인간들과 닮은 신인동격으로 인간과 친근한 존재다. 그들은 인간을 도와주기도 하고, 훼방을 놓기도 하나다. 인간과 신들 사이에는 장벽이 없어 신은 신족이나 인간과 연애를 하고 아들딸을 두고 자자손손 영화를 누린다. 그리고 대부분의 세월을 땅 위에서 보내며 인간들 사이에 끼여들어 삶을 계속하므로 본질적으로 인간과 같지만 정신적 또는 무형적 속성보다는 외향적인 힘, 아름다움, 불멸성과 같은 재능에서 인간보다도 탁월한 존재이다. 원초신과 올림포스 주신들의 속성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카오스(Chaos) : 우주와 생명의 본질로, 그로부터 가이아, 타르타로스 및 에로스가 출생하고, 에레보스.뉵스.아이테르.헤레마도 출현한다. 가이아(Gaia) : 카오스의 딸로 태초의 대지여신이며 우라노스를 출생시키고 그를 배우자로 하여 티탄족과 기간테스를, 또한 폰토스를 배우자로 하여 오케아노스.테튜스.포르큐스.케토를 둔다. 우라노스(Uranus) : 가이아에서 출생한 하늘(의인화한 천계)로, 가이아 또는 티테아를 배우자로 휴페리온, 므네모슈네, 크로노스, 레아, 헤카톤케이레스 등을 둔다. 아들 크로노스에게 거세되며 거기에서 떨어진 핏방울에서 기간테스가, 바다에 던져진 성기에서 아프로디테가 출현한다. 크로노스(Cronus) :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아들, 레아를 아내로 하여 올림포스 신족 헤스티아.데메테르.헤라.하뎃.포세이돈 및 제우스를 둔다. 그는 레아가 아이들을 낳자마자 삼켜버렸는데, 이에 상심한 레아의 부추김을 받을 아들 제우스에게 거세되어 좌천된다. 일설에는 아프로디테도 그의 딸이라 한다. 때로 시간을 인격화한 존재로 보기도 한다. 레아 (Rhea) : 크로노스의 아내이며 올림포스의 신족의 어머니다. 제우스 (Zeus) : 올림포스 12신 중 최고의 주신으로 하늘을 지배하는 벼락의 신. 헤라를 아내로 맞이하여 올림포스 신족의 제 2세대 신들을 두고, 여신 및 인간 여성과 연애하여 그 사이에 많은 아들딸을 두는데 그 소생은 신족 혹은 영웅이 된다. 도리스인은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의 후손들이라고 한다. 헤라 (Hera) : 올림포스 신 중 최고의 여신으로 신성결혼의 수호신. 제우스의 아내로서 남편의 외도에 격분, 질투로 남편의 연애상대와 거기에서 태어난 자식들을 가혹하게 학대한다.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고 아이들에게도 애정이 없다. 포세이돈 (Poseidon) : 제우스의 형제로 바다의 신, 대지를 흔드는 자, 아테네를 자신의 영역으로 원했으나 아테나 여신에게 밀려난다. 암피트리테를 아내로 맞았으나 외도가 심하여 부부갈등이 심하다. 많은 자식을 두는데 한결같이 포악하고 일부 소생은 괴물과 말이다. 오듀세우스를 미워한다. 하데스 (Hades) : 제우스와 포세이돈의 형제다. 명계의 왕으로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를 납치해서 왕비로 삼는다. 지하계에 보물이 있으므로 로마에서는 부를 제공하는 신으로 존숭한다. 데메테르 (Demeter) : 대지의 제 2세대 여신으로 올림포스 신족이며 곡물의 여신이다. 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 납치되자 곡물신의 역할을 포기하여 땅은 황무지로 변하게 된다. 제우스의 중개로 페르세포네가 지하계에 있는 동안(겨울철) 황무지가 되고 지상에 올 때는 봄철이 되어 대지에 곡물의 싹이 솟아나게 된다. 헤스티아 (Hestia) : 가정의 난로, 화롯불의 보호 여신으로 크로노스의 맏딸. 내향적인 셩격에 고독을 즐기는 처녀여신이다. 옛날 도시국가와 식민도시에서는 난로를 설치하고는 이 여신을 불씨를 보호하는 여신으로 모셨으며 특히 로마에서는 신전에 각별히 모셔 난로에는 끊임없이 성화가 타올랐다. 헤파이스토스 (Hephaestus) : 불의 신으로 특히 대장간 및 화산의 신이고 기계공예품의 장인신이다. 올림포스 신들 중에서 단 한 명의 일하는 남신이다. 불구의 몸에 성격은 내성적이며 정숙치 못한 아내 아프로디테 때문에 자존심을 다치게 된다. 아프로디테 (Aphrodite) :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남편 헤파이스토스에게는 애정이 없고 소생도 없다. 아레스, 헤르메스, 안키세스 등과 연애하여 소생이 여럿있다. 외향적.관능적.정열적인 여신으로 열정과 용기가 넘치며 거기에서 창조성이 점화되기도 한다. 아레스 (Ares) : 사리 없이 피흘림을 좋아하는 전쟁의 신으로 광폭하지만 악의 신은 아니다. 전쟁으로 영일 없는 로마에서는 군신으로 존숭한다. 호전적 무사, 춤꾼이며 연인 아프로디테와의 사이에서 하르모니아라는 딸과 데이모스 및 포보스라는 아들을 두고 후기에는 규피드도 그의 아이(들)라고 전해 지게된다. 아폴론 (Apollon) : 레토와 제우스의 아들로 아르테미스와는 남매간. 아폴로 포이보스(광명의 신)로 추앙되며 그를 모시는 델로스와 델포이 신탁소는 특히 유명하다. 민족을 넘어서까지 퍼진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아폴론은 질병을 없애는 의신이지만 동시에 질병을 돌게도 하며 음악과 궁술에 능한 목축의 신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 중 아스클레피오스는 유명한 의술의 신이며, 아오니아인의 그의 아들 이온의 후예라는 견해도 있다. 아스클레피오스 (Asclepius) : 아폴론과 코로니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아폴론은 코로니스가 자신 이외의 연인과 사랑을 하였다고 사살하는데, 뱃속에 그의 아이를 잉태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불 속에서 아이를 구해내어 케이론에 맡겨 키운다. 그렇게 해서 성장한 것이 아스클레피오스로, 양부로부터 의술과 약초, 궁술과 그 밖의 교양을 전수받는데 그 의술이 신묘하여 죽은 자도 살려냈다. 이로 인하여 명계에 불평이 일고 자연의 법칙에 어긋난다고 하여 제우스가 벼락을 쳐서 그를 죽게 한다. 에피오네를 아내로 맞아 그 아들딸도 이름난 의료인이 된다. 아르테미스 (Atemis) : 레토가 낳은 제우스의 딸로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 수렵의 처녀여신, 야생동물의 공주, 달의 여신, 산욕기에 고통 없는 죽음을 주는 여신이기도 하다. 아마존 여인족의 수호신이기도 하며 고장에 따라 인신공양을 요구하기도 한다. 어미를 멸시한다고 하여 아폴론과 같이 니모베의 자식을 아들딸 남매만 남기고 모두 사살한다. 아테나 (Athena) : 지혜.진실.평화.공예.전략의 처녀신으로 제우스의 첫 배우자인 메티스의 딸. 앞으로 태어나는 아이에게 왕권을 찬탈당할 것이 라는 예언을 들은 제우스가 메티스를 삼켜 버리는데 달이 차자 제우스의 머리에서 완전무장한 낭자가 출현한다. 그가 바로 제우스에게 가장 총애를 받게 되는 아테나 여신이며 도시국가 아테네의 수호신이 된다. 제우스, 아킬레스, 오듀세우스 등을 좋아한다. 헤르메스 (Hermes) : 아틀라스의 딸인 마이아가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전령.안내의 신. 카두케오스를 지니고 날개 달린 샌들과 모자를 착용하여 빠른 속도로 달리며 천상에서 지하계를 왕래한다. 길 떠나는 나고네, 상거래, 외교, 체육, 의술, 평화의 수호신이며 또한 도둑, 거짓, 도박의 신이다. 풍요와 다산의 신이기도 하여 남근을 상징하는 헤르마라 부르는 입석이 집의 마당과 길거리 도처에 세워지기도 하였다. 희대의 도둑, 시인이 된 자식을 두고 아프로디테와의 사이에서 낳은 헤르마프로디토스는 반음양체로 다산과 풍요의 신으로 존중된다. 본능적 욕구의 신인 목신 판도 그의 아들이며 인간에 우호적이며 친밀한 관계를 갖는다. 디오뉴소스 (Dionysus) : 헤라는 남편 제우스가 카드모스의 딸 세멜레를 사랑하는 데 앙심을 품고 세멜레를 화염에 싸여 죽게 만든다. 제우스는 죽어가는 연인의 태에서 아이를 꺼내 자신의 사타구니에 놓어 양육하였는데, 그가 바로 디오뉴소스이다. 포도.식물.포도주의 신으로 황홀경을 유도하는 주신이다. 초종자인 실레니, 사튜로스 등 호색적 반신과 마이나데스(광란하는 여인들)가 모여서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며 관능적으로 도취하는 주신제를 열었다. 테세우스가 낙소스 섬에 버린 아리아드네와 결혼하여 여라 자녀를 둔다. 프리아푸스는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디오뉴소스 혹은 헤르메스와 연애하여 낳았다 하며 거대한 성기를 지녀 일부 지방에서는 생산력을 상징하는 신으로 모신다.
Board 추천글 2023.04.28 風文 R 1955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 MBC 예술단 엮음 셋 - 사랑으로 풀어내는 웃음보따리 특명이다! 밑을 막아라 이종환, 최유라씨! 안녕하세요? 이렇게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리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언제나 소박한 일상의 얘기로 전 국민의 웃음을 책임지시는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만약 두 분이 저희 지역구에 출마하신다면 웃음이 묻어나는 새로운 정치 구현을 위해 소중한 저의 한 표를 이행할 것입니다. 저는 서른 네살의 주부로서 사랑스런 일곱 살박이 아들과 바로 이 얘기의 주인공인 동갑내기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우선, 그이의 특이한 체질을 소개해야겠네요. 덩치는 김국진, 식성은 강호동 즉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않는 희귀한 체질입니다. 저희가 결혼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을때, 그이는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에 군대를 가야만 했습니다. 아직 신혼이던 그 당시, 3년이라는 긴 시간의 이별을 결코 받아들일수 없었습니다. 고민 고민 끝에 그이는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육군학사 장교를 지원하였고, 장교의 자격 요건을 판정키 위한 신체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몸무게였습니다. 장교가 되기 위한 Cut-Line은 54kg, 그이의 몸무게는 48kg. “우째 이런일이-!!” 신체검사 일을 겨우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무려 6kg의 체중을 늘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저는 무지하게 먹였고, 그이는 무지하게 먹었습니다. 한끼에 밥 2그릇과 고기 1접시씩, 하루에 5끼. 간식으로 아이스크림 큰 것 1통, 초코릿 1박스. 그 외에도 살이 찔 만한 음식은 무조건 먹였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것은 그이의 체중이 저녁이면 1kg정도 늘었다가 다음날 아침 응아를 하고 나면 도로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이의 신기한 소화기관은 먹는 모든 것을 응아로 생성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그이의 체중은 응아의 무게만큼 늘었다줄었다 하는 것이죠. 그러기를 20여일, 그이의 몸무게는 겨우 2kg이 늘어난 50kg이 되었습니다. 신체검사는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늘려야 할 몸무게는 4kg. 절망적인 그 순간에 저는 비장한 결심을 하였습니다. 몸무게를 늘리는 것은 살만이 아니다! 부족한 4kg을 응아로 채우자! 그이는 다음과 같은 행동강령 아래 남은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첫째, 눈으로 밥풀이 튀어나올 때까지 먹는다. 둘째, 국물은 뽑되 건더기는 절대 뽑지 않는다. 셋째, 체중이 소모될 만한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특히 밤엔 딴짓 않고 잠만 잔다. 밑빠진 독에 밑을 막은 채 저는 그이의 예술품을 계속 만들어갔고, 그이가 뿜어대는 예술의 향기는 하루가 다르게 독해져 갔습니다. 저는 그이의 그 향기를 맡으며 먼저 것이 었나 보다 라고 태연히 여겼으며 오히려 제 노력에 대한 보람으로 느꼈답니다. 드디어 신체검사 당일 아침. 아침 밥을 잔뜩 먹은 그이의 몸무게는 52.5kg 이미 그이의 대장, 아니 소장까지도 거시기로 가득 찼을 텐데, 무슨 수로 1.5kg을 채우나 그래 기왕에 채우기 시작했으니, 위장, 십이지장, 맹장, 식도에 오줌보까지 꽉꽉 눌러 채우는 거야! 급기야 저는 이런 엄청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이와 함께 타고 갈 승용차에 바나나 8개와 물이 가득 찬 한 말짜리 석유통을 싣고 신체검사장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입장 15분 전, 그이는 물과 바나나를 정신없이 먹었고, 승용차 안의 그런 진풍경을 구경하게 된 행인들은 우리를 마치 외계인 보듯 하였습니다. 물 반통과 바나나 8개를 먹은 그이는 목구멍까지 바나나 주스로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누렇게 뜬 얼굴로 엉거주춤하게 걸어가던 그이는 화이팅이라는 한마디를 남긴 채 결전의 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앞뒤로 밀려나오려는 고통을 겨우겨우 견뎌내며 입장한 그이에겐 또 하나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군대는 줄을 잘 서야 한다 라는 말 아시죠? 불쌍한 그이는 몸무게를 맨 마지막으로 측정하는 지옥의 줄에 섰답니다. 그 사실을 안 순간, 그이는 재빨리 줄을 바꾸려 했으나 야속한 통제 요원들이 허락지 않았습니다. 속사정을 설명할 수도 없는 딱한 처지의 그이는 양손으로 거시기의 두 출구를 꼭 부여잡은 채 한 시간이 넘도록 기다렸답니다. 이종환, 최유라씨! 그이의 고통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고통으로 흘린 식은땀을 뒤집어쓴 채 체중계에 올라섰고, 그이는 54.5kg이라는 훌륭한 신기록으로 악몽의 관문을 통과하였답니다. 장하다 내 남편. 위대하다 내 남편. 체중 측정이 끝나자마자 그이는 화장실로 달려갔고, 다리가 저리도록 그곳에서 나오지 못했다는군요. 그해 7월, 그이는 대한민국 육군 소위로 입관하였고, 3년 뒤 중위로 무사히 전역하였습니다. 그 일이 있은뒤, 그이는 제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고, 그 다음은 그 무지막지한 자연의 힘을 막고 버티는 것”이라고.
Board 삶 속 글 2023.04.28 風文 R 742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水:물 수. 淸:맑을 청. 無:없을 무. 大:클 대. 魚:고기 어. [원말] 수지청즉무어(水至淸則無魚). [동의어] 수청어불(주)서(水淸魚不(住)棲). 수청무어(水淸無魚). [참조] 불입호혈 부득호자(不入虎穴不得虎子). [출전]《後漢書》〈班超專〉,《孔子家語》 물이 (너무) 맑으면 큰 물고기가 (물을 숨기지 못해) 살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이 너무 결백하면 남이 가까이하지 않음의 비유. 후한 시대 초엽,《한서(漢書)》의 저자로 유명한 반고(班固)의 동생에 반초(班超)라는 무장이 있었다. 반초는 2대 황제인 명제(明帝)때(74년) 지금의 신강성(新疆省) 타림 분지의 동쪽에 있었던 선선국[누란(樓蘭)]에 사신으로 다녀오는 등 끊임없이 활약한 끝에 서쪽 오랑캐 땅의 50여 나라를 복속(服屬)시켜 한나라의 위세를 크게 떨쳤다. 그는 그 공으로 4대 화제(和帝)때인 영원(永元) 3년(91)에 지금의 신강성 위구르 자치구의 고차(庫車:당시 실크로드의 요충)에 설치되었던 서역 도호부(西域都護府)의 도호(都護:총독)가 되어 정원후(定遠侯)에 봉해졌다. 도호의 직책은 한나라의 도읍 낙양(洛陽)에 왕자를 인질로 보내어 복속을 맹세한 서역 50여 나라를 감독, 사찰(査察)하여 이반(離叛)을 방지하는 것이었다. 영원 14년(102), 반초가 대과(大過)없이 소임을 다하고 귀국하자 후임 도호로 임명된 임상(任尙)이 부임 인사차 찾아와서 이런 질문을 했다. “서역을 다스리는 데 유의할 점은 무엇입니까?” 반초는 이렇게 대답했다. “자네 성격이 너무 결백하고 조급한 것 같아 그게 걱정이네. 원래 ‘물이 너무 맑으면 큰 물고기는 살지 않는 법[水淸無大魚]’이야. 마찬가지로 정치도 너무 엄하게 서두르면 아무도 따라오지 않네. 그러니 사소한 일은 덮어두고 대범하게 다스리도록 하게나.” 임상의 반초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묘책을 듣고자 했던 기대와는 달리 이야기가 너무나 평범했기 때문이다. 임지에 부임한 임상은 반초의 조언을 무시한 채 자기 소신대로 다스렸다. 그 결과 부임 5년 후인 6대 안제(安帝) 때(107년) 서역 50여 나라는 모두 한나라를 이반하고 말았다. 따라서 서역도호부도 폐지되고 말았다.
Board 고사성어 2023.04.28 風文 R 1069
돼지껍데기 콜라겐이 많아서 피부에 좋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여자 연예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돼지껍질이 자주 꼽힌다. 마오쩌둥도 즐겨 먹었다는 돼지껍질.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그런데 ‘돼지껍질’ 대신에 ‘돼지껍데기’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는 듯하다. ‘껍질’과 ‘껍데기’는 구별되어 쓰이기도 하고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해서 헷갈릴 때가 많다. 사과, 귤, 양파 같은 과일, 채소 등의 단단하지 않은 외피를 ‘껍질’이라고 한다. 껍질은 주로 까거나 벗기는 것이 많다. 그렇다면 수박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껍질은 ‘딱딱하지 않은 물체의 겉을 싸고 있는 질긴 물질의 켜’를 말한다. 따라서 수박은 껍질이 맞다. 새우도 껍질이다. ‘껍데기’는 껍질보다 단단하다. 달걀, 조개, 소라 등을 싸고 있는 것은 껍데기이다. 그렇다면 윤형주의 노래 ‘조개껍질 묶어’ 가사는 틀린 것일까? 조개껍데기와 조개껍질은 두 형태가 널리 쓰여 복수표준어로 인정되었다. 맥락에 따라 뜻이 달라지기도 한다. “수박을 먹고 나서 껍데기는 버려라”에서 ‘껍데기’는 ‘알맹이를 빼내고 겉에 남은 물건’이라는 뜻이다. 베개껍데기, 과자껍데기가 이와 같다. 달걀, 호두, 은행, 땅콩 등은 알맹이를 직접 싸고 있는 얇은 ‘껍질’과 이를 둘러싼 ‘껍데기’로 나눌 수 있다. “껍질 상치 않게 호랑이 잡을까”란 속담이 있다. 호랑이의 가죽을 상하지 않고서 호랑이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호랑이가 껍질이면 돼지도 껍질이 맞다. 문득 신동엽 시인의 시 ‘껍데기는 가라’가 떠오르는 건 너무 생뚱맞은가.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Board 말글 2023.04.28 風文 R 2952
살아있는 지중해 신화와 전설(그리스 신화와 영웅들) - 사진 자료 및 참고 자료는 제가 편집해 올린 것입니다. 제 2장 동방신화 9. 수메르 수메르(Sumer)는 기원전 4000~3000년부터 기원전 2000년 초기경까지 메소포타미아 남부에서 번영한 고대 문명 도시국가이다. 그 이전인 기원전 5000년 이전에는 얼리 씨족문화가 형성되어 있었고, 그 이후 수메르의 에리두, 우루크(에레크), 라가시, 라르사 및 우르 등이 도시국가로 번영을 누리며 상업이 성행하고 서로 경쟁과 침략으로 주변 영토를 통치하였다. 그러나 기원전 24세기, 셈족의 아키디아인이 북부 메소포타미아에서 침입하여 수메르를 정복하고 아카디아 나라에 예속시켰다. 이들 셈족(노아의 장자 셈이 선조라고 추측한다)에는 옛 아카디아, 아시리아, 아람인, 아스라엘 및 페니키아인이 포함되며, 현재의 아랍인과 유대인들이 여기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들 셈족의 거듭된 유혈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최초로 통일을 이룩한 인물이 바로 사르곤(기원전 2350~2300)대왕으로, 그는 수메르를 비롯한 주변 여러 나라를 정복하여 아카디아 대제국을 건국하였다. 여기에서 사르곤은 단순히 통치자(Sharrukin)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어쨌든 아카디아인은 설형문자를 포함하여 수메르 문화를 흡수하고 그들의 문명을 참가하여 이를 널리 퍼뜨렸다. 그러나 이 왕조도 그리 오래지 않아 막을 내리고 수메르는 일시 다시 소생하여 라가시와 특히 우르 도시를 통치하였다. 그러나 왕조의 내부갈등과 주변 부족의 침입으로 기원전 20세기에는 종말을 맞이하였다. 한참 국위를 떨쳤을 때 수메르는 설형문자를 발전시켜 처음으로 민법, 상법, 은행법을 기록하였으며 산업으로는 요업.주조업.농업을 크게 발전시키고 또한 군사기술을 향상시켰다. 수메르 문명이 쇠퇴된 다음 바빌로니아 세력이 일어났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의 과거 역사가 그렇듯이 제국의 운명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였다. 바빌로니아는 히타이트족과 다른 종족에게 정복당하여 멸망하였다.
Board 추천글 2023.04.26 風文 R 1805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 MBC 예술단 엮음 셋 - 사랑으로 풀어내는 웃음보따리 책상을 지켜라 - 이현지(여.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진입에 실패하고 외곽에서만 7년째 돌고 있는 30대 주부입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건만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대단한 기업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남편의 엄청난 월급만으로는 서울 진입은 커녕 제 드레스비도 안나오는 것 같아 몇 푼이라도 보태볼 요량으로 조무래기들도 가르쳐보고, 조그만 사무실에서 잡일도 해봤는데, 점심값 내고, 파마하고, 스타킹 사신고, 가끔 보건복지부에 좀 내고, 교통부에 보태고 하고 나니 남는게 없더라구요. 이럴바엔 부족하지만 남편 월급만으로 알뜰살뜰 쪼개서 꾸려보는 게 현명하겠다는 생각읗 했습니다. 매달 25일이면 꼬박꼬박 월급봉투 가져다 주는 남편이 내심 든든했습니다. 사업하는 남편을 둔 친구들의 피를 말리는 궁핍을 지켜보면서 '내가 뽑긴 잘 뽑았지! 다달이 쥐꼬리만큼이라도 받아오는 게 어디야?' 고맙고 대견했죠.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신문이나 드라마에서만 듣던 명퇴나 조퇴의 바람이 남편의 회사에도 불기 시작했다는 비보를 접한 건 작년말, 몹시도 춥고 바람이 사납게 불던 어느 날 저녁 무렵이었습니다. 7시면 '땡'하던 사람이 20분이 지나서야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내 기다리지 마라." "언제까지." "정년퇴직 때까지." "그렇게 오래?" "오늘 김차장 보따리 쌓다 아이가. 명퇴국 묵었다." 명퇴국! 순간! 바람을 등진 채 절벽 끝으로 내몰린 듯 명치끝이 시리고 다리가 떨려왔습니다. 아침에 골목 끝에 세워져 있던 버려진 군고구마통이랑 시장통 어귀에서 풀빵굽던 지치고 초라한 아낙네의 뒷모습이 퍼뜩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우짜노, 우짜노. 자기 회사는 괜찮다고 안했나?" "기습당했다. 이게 폭탄이라 카믄 내도 쓸리갔다 아이가. 김차장은 바로 내 뒷자린데... 아이구 무시라. 나쁜 놈들이 그새 책상까지 다 치웠다 아이가. 니 각오 단디 하그라. 내는 절대 못 나간다. 여기서 묵고 자고 해서러도 내 자리 지켜야 안되겠나." 언제는 자기가 차세대 주자며, 본부장의 오른팔이며, 팀 내의 아이디어 뱅크에 떠오르는 전설이라더니... 해서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가 물밀듯 들어와 본부장이 긴장한다는 둥, 자기 없으면 회사는 셔터 내린다는 둥, 여차하면 사표 던지고 나온다는 둥, 큰소리칠 때는 언제고 지금은 잘난 책상 하나 지키자고 저렇게 목숨거나 싶어 무지 실망스럽더라구요. '주변머리 없는 인간, 그래도 회사에서는 인정받는구나 싶어 든든했는데... 믿었던 내가 나쁘지... "그래 자기야, 집은 걱정말그라. 무슨 일이 있어도 틈을 보이면 안된데이." 잘난 남편이 직장에서 떨려 나왔을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저는 몹시 불안했습니다. 그리 똑똑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혹은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 벌어논 돈도 없고, 누구처럼 처가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건강하기나 해? 위장병에, 편도선염에, 축농증에, 꽃가루 알레르게에 치질까지... 밝혀낸 것만 해도 종합병원 수준인데. 성격이나 좋아? 7남매 막내라 독선적이고 이기적인데다 고집은 얼마나 쎄? '아부'절대 못하잖아? 아무리 생각 해도 그이의 퇴직은 곧 저의 불행이자 재난이었습니다. 건강하고 성격좋은 제가 바로 군고구마통 끌고 나가거나 모래등짐이라도 날라야 할 판이라구요? 7년이나 살았으니 물릴 수 도 없고. 지캉 살다보면 드레스 입고 파티에 참석할 날도 있을 거라며, 봄이면 필드에서, 여름이면 해변에서, 가을이면 별장에서, 겨울이면 스키장에서 벽난로에 장작불 '따닥따닥' 치워가며 인생 즐길 날 있을 거라더니 벽난로에 장작불은 커녕 장작불 때서 군고구마 굽게 되었으니 기가 찰 노릇이었어요. 10시가 넘어서야 기진맥진해서 돌아온 남편은 힘 없이 제 품에 쓰러지며 "자기야, 내는 자기만 믿는데이..." 이러는 겁니다. 머리에서 김나데요. 뭐시라, 내만 믿는다고? 자기만 믿으라고 큰소리칠 때는 언제고, 자기만 믿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그럴 땐 언제고. 먹을 거 안 먹고, 입을 거 안 입고, 3년이나 부은 내 적금! 내 피 같은 700만원 해양해서 가져가더니 그게 우째 됐노? 떡은 커녕 고물도 없더라. 내 말대로 튼튼건설이나 양심상사에 넣었으면 이자돈은 벌었지. '한보'는 와 사노? 와 사? 자기만 믿고 떡 700만원어치 잘 묵었다. 뭐? 내만 믿는다꼬? 툭하면 '니가 뭐 아노?' '니가 뭘 안다고 나서노?' '니 그래 잘 아나? 그라믄 니가 남편 하거라.' 요러더니 바등에 불 떨어지니까 내만 믿는다꼬? 어림없다. 당장 나가서 돈 벌어 오거라 마!' 하고 등 떼밀어 내 쫓고 싶은 마은 굴뚝 같은 걸 수양한다 생각하고 침 한번 '꿀꺽' 삼킨 후 말했습니다. "그래. 자기야 내만 믿어라." 그리고 등 두들겨 재웠습니다. 그날따라 다리도 못 뻗고 옆으로 잔뜩 오그린 채 새우잠을 자는 남편을 보며 측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도 구슬픈 가락으로 힘없이 골더군요. 드디어 아침이 어김없이 밝아오고 저희는 머리를 맞대고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첫째, 절대 책상은 고수한다. 둘째,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 셋째, 되도록 윗사람 눈에 뜨이지 말되 사적인 자리에서는 손이 발이 되도록 아부한다. ... 등등. 일단 마음을 정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담담하고 당당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책상 뺏어가도 문제없어. 내 뒤에 소파 있어." 엊그재까지만 해도 꽁지 내리고 제 품에 쓰러지더니 하룻새 용기백배한 남편은 보무도 당당하게 새벽길을 달려나갔습니다. '불쌍한 인간, 빽도 줄도 없이 몸으로 막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구나.' 이런 남편이라 생각하니 사슴 시리게 측은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다면 한다는 거 아닙니까. 힘으로 버티겠다는데 누가 건드리겠습니까? 그날부터 남편은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서 책상 앞에 앉았으며, 본부장, 전무, 이사, 팀장까지 다 퇴근하고 야근하는 직원들까지도 다 나가야 비로소 안심하고 책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점심시간엔 도시락 시켜먹구요. 틈을 보이면 안되니까요. 위에서 보기에도 열심히 일하는 것 같잖아요. 어쩌다 외출할 일이 생기면 차마 발길이 안 떨어져서 저만치 가다 돌아보고 또 저만치 가다 돌아보고... 거래처 가서도 10분마다 전화를 한대요. "나 금방 들어갈 거다." "나 지금 출발한다." "나 거의 다 왔다." 하루는 예기치 않은 접촉사고로 출근시간에 10분 늦게 도착하게 됐더래요. 현관에서 3층 사무실까지 뛰어 올라가는데 불과 2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머리끝이 서고 등에서 땀이 나더래요. 사무실 문을 벌컥 여는 순간 햇살 한점 들어오지 않는 구석진 자리에서 초라하게 웅크리고 있는 남편의 책상이 눈에 들어오더래요. 그 감격이란! 잃었던 자식을 찾은 양 책상에 볼을 비비며 가슴으로 울었대요. 그 광경을 보고 실장님이 그러셨더래요. "은행나무 침대가 따로 없구마!" 그러던 중 또 한명의 조퇴자가 발생했습니다. 사장으로부터 '친전' 이라고 뻘건 도장이 찍힌 편지가 조부장 앞으로 날아들었던 겁니다. 속칭 그네들끼리 통하는 '폭탄' 이었습니다. 생각없이 봉투를 연 조부장은 '찍' 외마디 비명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 일이 있은 지 이틀 후였어요. 나른한 오후를 가르고 전화벨이 짜증스레 울렸습니다. 왠지 불길한 예감에 손이 떨렸습니다. "여보세..." 전화를 받고 제가 미처 '요!' 도 끝나기 전에 "자, 자, 자, 자기야, 와, 와, 와 왔다..." 울음섞인 남편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오긴 뭐가 왔다고?" "치, 치, 친전... 내만 받은 거 아이다. 김과장, 오과장, 정차장도 받았다." "그 사람들도 뜯어봤대?" "정차장만! 쫙 찢어서 쓰레기통에 내삐리고 담배 한 대 빼서 밖에 나갔다. 마음 정리하고 있지 싶다." 드디어 올 게 왔구나 싶어 막막하다면서도 후련한 감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자기야, 낙심 말거라. 이게 제 2의 기회가 될지 누가 아노? 오히려 잘됐다. 자기도 확 찢어서 내버리고 온나. 소주 한 잔 하자." 대답도 없이 수화기 저쪽에선 '니가 뜯어라, 내가 뜯는다.' 웅성웅성 소란한 소리가 나더니 남편은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충격받고 쓰러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1시간 후 제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남편의 목소리는 침착했습니다. "자기 괜찮아?" "괜찮지 그럼 뭐..." "뜯어 봤어?" "별거 아니다." "뭐라고 쓰여 있는데?" "뭐. 별로..." "뭔데?" "아! 그냥 뭐... 보... 보름달싸롱에서... 내부수리 끝났다고..." 저! 그냥 뚜껑 열렸습니다. 남편은 소파를 점거당하는 줄 알고 불안해 했지만 그는 오히려 웃으며 떠났습니다. 모두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채. "지는 벌써 맘 묵고 있었더라. 사업을 할랑께요. 마누라가 미장원 하믄서 좀 모아논 게 있었더라." 그날부터 저에게도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저랑 눈만 마주치면 한숨을 들익쉬고 내쉬고... 바늘 방석이 따로 없었어요. 분위기 좀 역전시켜보려고 "자기 말대로 괜히 여자가 몇 푼 벌어볼려고 나서면 집안 꼴이 어수선해지고, 이 불경기가 쪽박차기 딱이지뭐. 남편 기만 죽이고 그지?" 그러자 남편은 저를 빤히 보더니 말했습니다. "남편 기 안죽더라. 이대리 봐. 기고만장하던데 뭐. 보따리 싸서 집에 들어가자마자 마누라가 통장 두 개를 '척' 내놓으면서 '당신 하고 싶은 거 하이소.' 하더래잖아. 되는 집안이지. 영업부 임과장 알지? 마누라 보험회사 다니잖아. 1년 좀 넘었는데 보수가 임과장보다 훨씬 많대지 아마. 그자식은 요즘 배짱이잖아. 오늘 전무실에 고개 바짝 들고 들어가더라니까. 뭘 믿고 그러는지..." “당신은 그게 그리 부럽나?” “부럽기는 나 그런 놈 아니야, 마누라 덕보고 살 놈으로 보여? 나 절대 그런 놈 아냐!” “그래 자기야, 돈 한 푼 안 벌어와도 살림 잘하고 건강하면 그게 버는 버는 거야. 아직 젊은데 뭐.“ 그러나 남편은 제 말을 듣는지 마는지 신문만 신경질적으로 뒤적거리더니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봐라! 여기 구민회관에서 실비로 도배기술 가르쳐 준단다. 아이구! 취업 알선까지. 부업으로 하면 짭짤하겠다. 이런! 남자면 내가 가겠구만 주부대상이라네, 의욕있고 건강한 주부들만 모신단다.” 치사하고 더러워서 구민회관도 찾아갔지요. 영세민 우선이라 자격 미달이었어요. 남편의 노이로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동문선배라고 호형호제하며 따르던 박차장마저 회사를 떠나자 의지할 데 없는 남편은 개발부 김차장처럼 6년 전 창립기념일에 받은 우수사원 표창장을 복사해서 책상 밑에 끼워두겠다고 우겼습니다. “사장 표창장 붙은 책상을 어느 놈이 치우겠어?” 그런데 옆자리의 오과장은 책상보다 명패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모양이었습니다. 각자의 책상위엔 부서명과 직함 그리고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올려져 있는데, 부서와 직함은 고정돼 있지만 이름은 카드처럼 끼웠다 뺐다 할 수 있게 돼 있대요. 사장과 사돈의 팔촌의 이웃사촌인 오과장도 내심 불안했던지 퇴근할 때면 명패를 캐비닛 위 저 높은 곳에 까치발로 올려놓고 가면서 말한답니다. “명패만 있으면, 내는 소파에 앉아도 떳떳해!” 덩치 큰 책상보다 관리하기 쉬운 명패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죠. 그러나 히트는 엉뚱하고 순진하기로 유명한 김대리였습니다. 명패에다 아예 이름카드를 절대 못 빼게 종이를 꾸겨서 열심히 끼워 넣고 있었대요. 옆에서 실장님이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서. “봐라, 김대리! 니는 평생 대리로 있을끼가? 과장 시키줄라 했더니 안되겠구마.” “실장님, 지는 진급 안 해도 되는구만요. 만년 대리라도 월급만 매달 주면 되지라. 어제 20년 만기적금 넣었응게 적금 탈 때까지 버텨야지라.” 그럭저럭 한달이 지나 고맙게도 월급을 타게 되었습니다. 봉투를 내밀면서 남편은 말했습니다. “내 피와 땀이다. 한 푼 쓸때마다 내 살 뜯어간다 생각하고 애끼쓰거라.” 지난달과 달리 봉투가 좀더 두툼해진 것 같아 세어보니, 야근수당이 꽤 붙어 있었습니다. “자기야, 이러면 안되지, 화를 자초하는 거다.” “왜?” “안그래도 회사에거 경비절감한다고 책상들 빼가는데, 자기는 거기다 수당까지 받아가니 위에서 알아봐라. 감원대상 0순위다.” 준비상사태였습니다. 해서 그 다음날부터는 나의 야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마라. 일명 이순신 작전으로 들어갔습니다. 성공적이었습니다. 평소 나는 야근이 싫어요. 라고 외치고 다녀 이승복으로 통하던 남편이 매일같이 야근을 하는데다 수당을 신청하지 않으니 주위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쯧쯧...! 사람 하나 버렸어.” “돈도 싫고 인간도 싫대.” “집에서 쫓겨났잖아.” 등등 별의별 루머가 돌았지만 남편은 끄떡 없었습니다. 대쪽같고 무뚝뚝하던 남편은 명퇴의 위기 앞에서 얼굴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부장님에게 결재판으로 뒤통수를 얻어맞아도 눈 한 번 꼴시는 일이 없이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남편은 이런 마음으로 읏으며 물러나와 영광스럽게도 전무님과 식사라고 함께 할라치면 옆에 앉아서 젓가락까지 숟가락 옆에 놓아주고, 물수건은 오른쪽에, 생선토막은 밥그릇 앞에 당겨드리고, 고기는 타지 않게 잘 뒤적여 앞에다 쌓아드리고..등등 그러나 결정적인 아부의 극치는 여기 또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100% 미국산 면행주를 들었다 놨다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길래 연유를 물어보니, 전무님이 난을 애지중지하시는데, 잎이라도 닦아드리는게 도리 아니겠냐고... 집안의 유일한 녹색식물인 행운목 수반에 담배꽁초 끄는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더군요. 아부도 이쯤되면 질환의 경지에 온 게 아닌가 해서 요즘은 잠이 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군고구마통 끄는 게 마음 편할 거 같기도 하고... 혹시 MBC앞에 목 좋은 자리라도 있으면 연락 주세요. 지루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Board 삶 속 글 2023.04.26 風文 R 784
수적천석(水滴穿石) 水:물 수. 滴:물방울 적. 穿:뚫을(통할) 천. 石:돌 석. [동의어] 점적천석(點滴穿石). [유사어] 우공이산(愚公移山), 적토성산(積土成山), 적수성연(積水成淵), 산류천석(山溜穿石). [출전]《鶴林玉露》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 곧 ①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종내엔 돌에 구멍을 뚫듯이,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의 비유. ② 작은 것이라도 모이고 쌓이면 큰 것이 됨의 비유. 큰 힘을 발휘함의 비유. 북송(北宋:960~1127)때 숭양 현령(崇陽縣令)에 장괴애(張乖崖)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관아를 돌아보다가 창고에서 황급히 튀어나오는 한 구실 아치를 발견했다. 당장 잡아서 조사해 보니 상투 속에서 한 푼 짜리 엽전 한 닢이 나왔다. 엄히 추궁하자 창고에서 훔친 것이라고 한다. 즉시 형리(刑吏)에게 명하여 곤장을 치라고 했다. 그러자 그 구실 아치는 장괴애를 노려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건 너무 하지 않습니까? 사또, 그까짓 엽전 한 푼 훔친 게 뭐 그리 큰 죄라고.” 이 말을 듣자 장괴애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네 이놈! 티끌 모아 태산[塵合泰山]이란 말도 못 들었느냐? 하루 한 푼[一文]이라도 천 날이면 천 푼이요, ‘물방울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돌에 구멍을 뚫는다[水滴穿石]’고 했다.” 장괴애는 말을 마치자마자 층계 아래 있는 죄인 곁으로 다가가 칼을 빼어 목을 치고 말았다. 이 같은 일은 당시 상관을 무시하는 구실 아치의 잘못된 풍조를 고치려는 행위였다고《옥림학로(玉林鶴露)》는 쓰고 있다. [주] ‘수적천석’은 우리 나라의 속담(俗談) ‘낙숫물이 댓돌[臺石]을 뚫는다’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고사 성어임. 구실 아치 : 각 관아(官衙)에서 벼슬아치(官員) 밑에서 일을 보던 사람. 아전(衙前). 이속(吏屬). 서리(胥吏). 소리(小吏). 하전(下典).
Board 고사성어 2023.04.26 風文 R 1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