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주말 1박 2일의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를 끝내고 그 길로 마산 트리피스 수녀원에 다녀왔습니다. 벽을 만지면 침묵이 물처럼 흐른다는 봉쇄수도원이었기에 수도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출가하기 위하여 집을 나섰을 때 처럼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창원 터미널에서 마중 나오신 원장수녀님과 함께 구불구불 한 산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붉은 벽돌의 3층 건물이었습니다. 1 그 안으로 안내를 받고 들어서면서 저는 깊이 마음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부디 이곳에 거친 제 슬픔이나 분노를 옮겨놓치 않게 하시고 저로 하여금 평화의 말을 하게 하소서" 지역기자님 몇 분과 지역주민들께서 오셨지만 제 강의는 봉쇄 기도원 안쪽에서 진행되었기에 그분들은 두 시간 이상을 문밖에서 기다리셔야 했습니다. 그 두시간 동안 침묵의 수도자들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들과 그분들의 눈빛을 말로 전하는 일을 저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침묵의 벽을 넘어 가고 그분들이 그 벽을 넘어 오신 이 시대를 역사는 기록 할 것입니다. . 지거쾌더 작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예수님> ▶ 이번주 1박2일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행사는 내성천 답사 관계로 쉽니다. 12월 26일 1박 2일의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에 동참하실 분들은 아래 카폐를 통하여 신청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cafe.daum.net/chorok9 ▶ 위 카폐에서는 알림을 확대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유사시 공동의 행동을 통하여 국토 지키기에 참여 할수 있는 cafe, biog 동맹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주 부터 초록 공명, 메일 추천기능을 넣습니다. 번하한 일이지만 지금 강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의 위급함들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함입니다. 참여 부탁드립니다.
Board 추천글 2009.12.18 바람의종 R 25168
경향신문 12월14일(월) 사설 [사설]역사 모르는 글로벌 인재양성 어불성설이다 역사학계가 단단히 뿔이 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9월 발표한 ‘2009년 개정교육과정 시안’(이하 시안)이 화근이다. 역사학계는 시안대로 고등학교 역사 과목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돌리면 고교 역사교육을 붕괴시키게 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역사 관련 단체 36곳 대표들은 지난 주말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역사교육 축소안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번째다. 정부가 시안을 올해 안에 확정하겠다며 밀어붙이려 하자 고교 역사교육의 고사(枯死)를 우려하는 역사학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역사학계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게 아니다. 시안대로라면 고교 3년 동안 한국사든 세계사든 역사를 전혀 배우지 않고 졸업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글로벌 창의 인재를 위한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를 앞세운 시안은 현행 10년인 ‘국민 공통기본교육과정’을 9년으로 단축해 중학교까지만으로 하고, 고교 3년간은 선택중심교육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고1의 역사(현행 국사) 과목은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뀐다. 또 고교 2~3년생의 선택 역사 교과수도 3개에서 2개로 줄어든다. 이에 대해 국어·영어도 선택과목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게 교과부의 강변이다. 하지만 치열한 대입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이 학습량도 많고 상대적으로 점수따기도 어려운 역사 과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적은 게 엄연한 현실이다. 역사가 선택과목이 되어선 안되는 이유다. 시안은 2011년부터 시행될 2007년 개정교육과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파기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한·일, 한·중 역사 분쟁을 계기로 역사교육을 강화한 새 커리큘럼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에 정부가 거꾸로 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좌편향’ 선동을 통해 고교 역사교과서를 입맛대로 직권수정한 정부는 아예 역사를 배워도 그만, 안 가르쳐도 그만인 과목으로 만들려는 모양이다.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글로벌 인재양성과 역사를 모르는 글로벌 인재가 어떻게 가능한가. 교과부의 시안은 학교의 자율성과 학생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학교를 슈퍼마켓처럼 만드는 미국식 신자유주의 교육방향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데 지나지 않는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필수 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옳다. 글로벌 창의교육이 필수라면, 역사교육도 필수여야 한다. 역사를 선택에 맡기는 것은 교육현실도, 역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몽매함일 뿐이다.
Board 추천글 2009.12.14 바람의종 R 23725
1 낙동강에서 가장 수변 숲이 아른다운 이곳에 나무를 베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나날이 강가에 나가.... 소리없이 스러지는 나무들을 바라보면서 제가 사랑했고 머물렀던 세계의 한부분이 무너지고 있음을 참혹하고 당황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1 눈에서는 멀어졌지만 마음의 눈이 감기지 않아 밤새 뒤척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남아있는 시간 동안 제가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밤을 세워 영상물을 만들었습니다. 위 화면을 클릭하여 주시고 이 영상물을 옮겨주세요. .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이곳 상주에 머물면서 상주, 안동, 괴산, 그리고 영주, 부산 친구들과 지역 연대체 모임을 가졌으며 이 모임에서 몇가지 대안들이 논의 되었습니다. 논의되었던 주요한 사안은 1. 매주 토. 일요일 상주보- 안동 마애습지 구간의 낙동 순례를 정기적으로 꾸려 나간다. 2. 지역 주민들의 연대를 확대하고 피해 지역의 실상을 온, 오프라인으로 알린다. . 3. 평화적이고 수평적인 방법으로 온오프라인에서 공명운동을 활성화 시킨다 지금 이 모임을 준비하는 분들은 대부분 운동 경험이 거의 없는 지역의 농민들이며 저 역시 개인으로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리가 잡힐 때까지 매주 토, 일요일의 순례 안내와 1박 2일 낙동강 순례의 카폐를 제가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순례의 첫날인 토요일 저녁에는 영주의 천경배 신부님의 진행으로 <흐르는 강물, 흐르는 마음 나누기> 라는 주제의 강연과 소통을 위한 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초록의 공명이라는 이름으로 찾아갔던 낮은 발걸음을 현장의 긴급함을 알리는 창으로 전환하려합니다. 이러한 모임의 공지를 올리는 일은 참으로 마음 무거운 일이지만 매우 간절하고 깊은 의미를 담고있습니다. 이 운동에 동의하기 어려우신 분들께서는 양해하여 주시기를 바라며, 그동안 초록의 공명을 통하여 만났던 모든 인연들의 동참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아래 창에 들어가면 1박 2일, 낙동강 숨결나누기 순례의 교통편과 그에 따른 안내가 있습니다. 순례 동참은 매주 금요일 오전까지 접수를 받습니다. (손전화 019- 299- 0839 김영대, 010-6625-3156) ▶ 1박2일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 참가신청
Board 추천글 2009.12.10 바람의종 R 30987
1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는 이 길은 우리 조상님들이 오랜 옛적부터 걸어왔던 길이며 미래에 올 아이들에게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물려 주어야 할 소중한 곳입니다. 이러한 곳은 그렇게 쉽게 손을 데는 것이 아닙니다. 어찌 이곳을 흐트리려합니까 1 그리 멀지도 않을 날,이 아이들이 자라서 이 강가의 모래가 어디로 갔느냐고 물으면 그때 당신은 모래 판 이야기를 하시렵니까? . 이 아이들이 묻습니다. 사람들이 왜 강을 파헤쳐요? 우리가 잡은 손을 놓치 않는다면 어머니는 위험한 곳에서 결코 아이의 손을 놓지 않습니다. 지금 정부가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자연에 가하는 폭력에 대항하는 방법은 우리가 잡은 손을 놓치 않고 각자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움직이는 것입니다. 지난 11월 상주와 안동, 영주 등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두번의 물길순례를 함께했습니다. 이제 그 뜻을 받아 1박 2일의 순례길을 매주 토, 일요일 정기적 프로그램으로 열어가기로 의견을 함께하고 이를 알리기 위하여 새로운 창을 열었습니다. 우리의 뜻이 지극하고 견고하면 설령 그들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결실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비록 한 손가락이 가르키는 곳에서라도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악인이라도 결코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며 못하며 열의 눈이 지켜보고 있으면 아무리 어리섞은 사람이라도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순례길의 동참을 부탁드리고 아래 창을 활성화 시켜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 창에 들어가면 교통편과 그에 따른 안내가 있습니다. 이번주는 여러사람의 의견을 수렴하는 해야했던 관계로 기일이 촉박하게 공지를 올려 금요일 오전까지 접수를 받습니다. (손전화 019- 299- 0839 김영대, 010-3159-5258) ▶ 1박2일 낙동강숨결 느끼기 순례 참가신청
Board 추천글 2009.12.04 바람의종 R 29399
1 지난 3일 동안 영주, 상주, 문경, 안동, 영주, 괴산 등 낙동강 상류지역의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낙동강 상류를 걸었습니다. 그동안 막막하기만 했던 4대강 문제에 대하여 처음으로 지역주민들과 만나 고민을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멀리 부산, 과천, 광주 등에서 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멀리서 오신 분들은 이 모임에 참석하신 이유를 막연한 불안 때문이었다고 하셨습니다. 1 영주댐 반대 공동대표로 계신 신부님께서는 그 불안이 슬픔으로 왔고 분노로 자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것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에 깃드는 슬픔과 분노가 어떤 것인지 저는 알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은 이곳을 사랑하는 어느 스님께서 훼손되기 전에 찍었던 사진을 제게 전해주신 것입니다. 지금 제가 머물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상주 - 도남지역에도 공사는 시작되어 평온하고 아름답던 강마을 풍경은 마구 찢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상주보와 생태공원 조성공사가 시작되고 있는 현장이 환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 올라 무너지고 있는 산하를 바라보며 슬픔이 분노로, 분노가 슬픔으로 변하지 않도록 제가 가진 모든 힘으로 기도를 그곳에 옮겨놓습니다. . 상주보가 들어서는 상류지역 아래 조감도를 보면 이곳의 흰 모래는 골재라는 이름으로 팔려 나가고 난 뒤 절대농지인 이곳에 승마장, 골프장, 낙동강 생물자원관, 자전거박물관, 자전거 도로 등.... 정부에서 녹색개발이라고 부른는 것들이 세워진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조상대대로 농사짓던 땅을 떠나는데 이곳에 와서 승마를 즐기고 골프를 칠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제가 상주보가 세워질 곳에서 멀지 않은 이곳에 거처를 정한 이유는 누군가 단 한사람이라도 이 현장에서 대치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무너지는 산하를 보며 단 하루도 가슴 떨리지 않는 날이 없지만 그들도 저도 다만 한 손가락이 가르키는 곳에 서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장 힘없는 사람들과 무수한 생명을 희생으로 한 파괴 행위가 멈출 때까지 저는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경천교 부근의 전경 낙동강 순례를 마치고 우리는 매주 토, 일요일 상주에서 안동까지 1박 2일의 투어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안건에 동의했습니다. 낙동강3.14(www.nakgdongkang314.org)를 통하여 투어에 함께하실 분들의 참가 신청을 받습니다. 당분간 정원(40명)으로 출발하려하기에 선착순 신청을 받습니다. 비록 이곳을 배회하는 마음은 불안하지만 하나의 눈이 열눈이 되고 열눈이 백이 되고 천의 눈이 된다면 희망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 낙동강3.14 낙동강을 따라가 보자
Board 추천글 2009.11.25 바람의종 R 24965
1 가을빛이 다 사라지기 전에 남지의 모래벌과 주남저수지의 풍경을 거둬두고 싶어 서울 법원의 조정 심리에 참석 한 뒤 그 길로 고속버스를 타고 창원(주남)으로 내려갔다. 1 하지만 주남 저수지에 도착했을 때는 굵은 비가 내렸고 빗속에서 흔들리며 겨우 몇카트의 가을 늪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주남에는 수백마리의 고니와 오리들이 깃들고 있었지만 처음 이곳에 왓던 2003년 겨울을 생각하면 철새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2 밀양에 계신 선생님 댁에서 하루밤을 묵고, 자전거를 빌려 수산에서 남지쪽으로 거슬러 올라오는데 강변에는 '11월말까지만 경작, 이후는 금지'라고 쓰인 현수막이 즐비하게 붙어있었다. 벌써 밭을 갈아 치우고 있는 곳도 있어 아직 수확하지 못한 무우밭은 진창이 되어 있었고 진창속을 뛰어 다닌 노루와 고라니의 흐트러진 발자국만이 선연하게 남아있는 곳도 있었다. 낙동강의 마지막 나루 낙동강의 마지막 나루였던 본포나루가 있던 자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그 자리에 높은 제방이 쌓아지고 있었다. . 2009년 4월 2009년 11월 이제 사람들은 이곳에 노래를 좋아하는 주모가 살았던 작은 주막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이나 할까? 낙동강 물줄기를 헤져어 갔던 작은 나룻배도 ..... 본포나루를 지나 10km 정도 지나는 지점에서 함안보 건설현장과 마주쳤다. 가슴이 쿵했다. 착공식이 있다는 뉴스를 들은 것이 불과 닷새전인데 공사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었다. 설계와 발주가 나기 훨씬 전 부터 공사를 위한 도로가 정비 되었고 제방이 쌓아졌기에 기실 준공식이라는 것이 이미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만 그러나 믿고 싶지 않았기에 믿을 수가 없는 장면이었다. 수억년 동안 낙동강의 물줄기가 선물한 아름다운 남지 모래벌은 곳곳이 파헤쳐지고 이제 그 마지막 생명을 거두고 있다. 5억년의 역사가 파헤쳐지고 있는 현장에 동업의 무게로 서있다는 생각을 하니 다리가 후들거려 더는 한자국도 갈 수 없었다. 지나가는 트럭을 손들어 세워 자전거를 싣고 터미널까지 갔다. 눈만 가리면 모든 것이 가려지리라고 믿고 싶었던 어린 시절처럼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외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남지 터미널에서 창녕쪽으로 나가는 표를 끊었고 자전거를 접어 차에 실으려고 끙끙거리며 끌고 가고 있는데 지켜보던 외국인이 자전거를 들어준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어디서 오셨느지 여쭤보니 스리랑카에서 오셨다신다. 그는 카메라를 어깨에 매고 있는 내가 여행객이라고 생각했던지 스리랑카에는 가을이 없다며 한국의 가을은 참 아름답다고 하신다. 버스는 다시 낙동강을 풍경으로 달리고 있는데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몰라 계속 정거장을 지나친다. 비온 뒤라서인지 이제 가을빛은 어디에도 없는데 스치고 지나 온 살풍경(殺風景)과 한국의 가을은 아름답다는 말이 자꾸 귀에 맴돈다. ▶ 낙동강을 따라가 보자 (20-22일 일정, 교통편안내) 행사에 참여하실 분들께서는 열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Board 추천글 2009.11.19 바람의종 R 28651
http://blog.daum.net/jongkuk600/13756175 문학상의 함정 문학상은 ‘문학의 육성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단체나 출판사, 신문사 등의 기관이 우수한 작품이나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학상은 우리나라처럼 다양하다. ▲ 김형출 수필가 전 세계 작가를 대상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스웨덴의 ‘노벨문학상’ 러시아의 ‘레닌상’이 있다. 자국 내의 작가나 작품을 대상으로 수여하는 프랑스의 ‘공쿠르상’, 미국의 ‘퓰리처 문학상’ 등은 1년에 1회,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시(市)에서 제정한 ‘괴테상’은 3년에 1회, 일본의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은 1년에 2회 수여한다. 작품대상은 장르별로 수상하는데 프랑스의 ’생트 뵈브상‘은 평론에 대해서만 수여하는 특수한 상이다. ‘공쿠르상’은 19세기 프랑스 문학자 공쿠르 형제가 남긴 뜻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서 상금은 50프랑이고 일단 수상 된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발행부수를 기록한다. 이 상은 해마다 뛰어난 작품을 발표한 신인 작가에게 상을 수여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기성 작가인 시몬드 보부아르, 로제 바양 등이 포함되었다. 한국의 문학상은 1953년 아시아재단이 제정한 문학상이 최초이고, 1955년에는 현재 ’현대문학상’으로 바뀐 현대문학사의 ’현대문학신인문학상‘이 제정되었다. 1970년대에 급격한 증가를 보여 1980년대에만 50여 개의 문학상이 제정되었다. 그 중 한국문인협회가 제정한 ’한국문학상‘을 비롯, 조선일보의 ’동인(東仁)문학상’, 창비(창작과비평사)의 ‘만해(萬海)문학상’,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상’, 문학사상사의 ’이상(李箱)문학상’, 현대문학사의 ‘현대문학상’ 등 권위 있는 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에서 시행되는 순수문학상은 일시 중단된 것과 신인상(신춘문예 제외)을 합치면 대략 200여 종이 넘는 것으로(2008년 통계) 알려져 있으며 2008년에 시행된 문학상만도 170여개에 이른다. 분야별로 보면, 대부분 시·소설을 대상으로 하거나 수필 등 문학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상이 많다. 그 밖에 희곡만을 다루는 ‘한국희곡문학상’이 있고, 평론만을 심사 대상으로 하는 ‘김환태평론문학상’ ‘이헌구비평문학상’ ‘팔봉 비평문학상’등이 있다. 아동문학상으로는 세계적인 아동문학상으로는 미국의 1992년에 ‘뉴베리상’, 1919년에 ‘콜더컷상’, 영국의 1936년에 ‘카네기상’, 1955년에 ‘그린어웨이상’이 각각 제정되어 각 도서관, 단체의 추천에 따라 해마다 가장 우수한 책을 1권씩 선정하고 있다. 한국의 아동문학상으로는 ‘세종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등이 있다. 문학상의 본래의 뜻에는 이의를 달거나 반대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문학상의 병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문학상의 남발로 본래의 뜻에 반하고 문학의 저해요소로 남는다면 상의 근본 의미는 퇴색되고 우리 문단에 적잖은 피해를 끼칠 것이다. 물론, 문학상만 병폐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세간에는 상으로 문인을 사고판다는 얘기가 심상찮게 나도는 것도 사실이다. 상을 미끼로 순수한 문학정신을 훼손해서는 절대 안 된다. 어떤 곳은 자신이 제정한 상을 본인 자신이 수상하고 돌아가면서 끼리끼리 ‘돌려막기 식’으로 수상한다는데 이런 형태를 어찌 상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문학상을 훼손한다면 돈에 눈이 먼 악성 상인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문학상에 눈이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는 문학인이 적지 않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자기 자신이 마음대로 제정해 놓고 입맛대로 수상하고 수여하는 허울 좋은 문학상은 단호히 거부하고 거절하는 참다운 문학인이 많을수록 우리 문학은 건전하게 발전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상이 병폐가 있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진정으로 우리 문학의 발전과 우수한 문인을 발굴하기 위한 흔적이 뚜렷한 신생 문학상이 빛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번쯤 되새겨 볼만 하다. 여기에 해당하는 문학상 중 하나가 ‘제비꽃서민소설상’이다. 제1회 수상자는 고 이청준 선생의 ‘눈길’이다. 이 문학상은 빈껍데기의 거부라는 기치가 빛나는 문학상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 문단에는 구린내 나는 빈껍데기 상들이 널려 있음을 알게 되리라. 이런 상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잘 포장된 것 같지만 어디에선가 구린내가 나는 법이다. 구인환 소설가는 『2009 작품으로 말한다.』라는 책자, 권두언 ‘한국문단 그 새로운 지표’에서 한국문단의 병폐를 이렇게 진단하고 있다. “한국문단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문단이 과연 지식정보사회에서 어떤 위상에 있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문답답게 그 위상을 정립하여 문학공간을 형성하여 그 본래의 중추적 소임을 다하고 문화적 유대를 이루고 있는가, 만 여명이 넘은 문인이 어떻게 문단에 동참할 수 있는가, 과연 신인다운 신인을 배출하고, 그 향기가 높고 품위가 있는 문학상을 수여하고 있는가, 문단이 문인과과의 수평성을 일탈하여 수직으로 군림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작가수업을 치열하게 하는 신인을 등단시켜야하고, 남발되거나 파당지지 않은 문학상을 수여해야 하며, 수직적으로 패권화되는 지도부가 함량 미달이 아닌 개방적이고 적재인재가 추대되어야하며, 문예지가 신인장사와 문학상 장사를 하지 말아야 하고, 문단이 독서 운동을 하여 문학을 생활화해야 한다.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문단은 품위 있는 봉사로 서야 한다.” 필자도 한때 무료출판을 낼 요량으로 꽤 이름 있는 문예지에 실린 문학상 안내 글을 보고 시집 한 권 분량(시 원고)을 보낸 적이 있다. 원고를 보내고 한 보름쯤 되었을까,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사무실로 한 번 왔으면 좋겠다는 전갈이다. ‘긴가민가’하면서 문학상 운영위원 사무실을 찾아갔다. 이야기가 끝날 무렵 ‘긴가민가’했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시집을 내는 조건으로 문학상을 주겠단다. 물론 시집은 자비로 발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 좀 해보겠다.”라며 무거운 발걸음을 돌렸다. 그 후로부터 나의 머릿속에 문학상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게 각인되어 있다. 문예지를 보다가 구린내 나는 문학상을 수상한 문인들 프로필을 볼 때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나 이런 상 탓 네!”하고 자랑하는 사람들, 참 꼴불견이다. 요즈음에는 우스갯소리로 “상 받지 않은 사람이 진정한 수상자”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문학상이 오염되어 있다. 필자는 한국의 문단이 정말로 떳떳하고 당당한 문학상이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내가 아는 존경하는 시인 한 분이 계신다. 시인은 등단 경력 33년을 넘긴 고희(古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시에 대한 열망만큼은 젊은이들 못지않다. 늘 올곧은 심성으로 살아오신 분이기에 더더욱 존경스럽다. 언제인가 시인께 여쭤보았다. “선생님께서도 이젠 큰 상 하나 타실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선생님은 얼굴빛이 갑자기 변하면서 못마땅하게 생각하신다. “상 타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데, 난 상 복이 없어” “김 시인, 요즈음 상 못 타는 사람이 최고로 좋은 상 받는 거야.” 좌중에는 한바탕 폭소가 터져 나왔다. 시인의 한 마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슴이 시려온다. *일부 내용은 인터넷사전을 참고 했음을 밝혀둔다 ■ 김형출 수필가.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Board 추천글 2009.11.19 바람의종 R 26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