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몸이 매우 좋지 않아 몇 달 동안 움직임조차 힘들었다.
앞으로 심각한 검사가 기다리는데 더욱더 걱정이다.
멀쩡한 사람도 검사하면서 초주검이 되는 걸 봐서 겁이 난다.
주변에선 말리는데 안 할 수도 없고 누군들 고통스러운 걸 하고 싶겠나.
무더위다. 40도는 기본이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리도 더운 나라가 되었나.
시골 어르신들이 걱정이다. 하우스만 안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죽는 사람도 지속해서 느는 걸 보면 보통 더운 게 아닌가 보다.
정말 듣기 싫은 뉴스다.
간만에 꽃 선물을 받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내가 화원에 가서 골라야 하는데 못 갔다.
아주 아름다운 장미와 화분이다. 화분이 여름을 잘 버텨주기를 바란다. 죽지 말고.
근래 정신이 좀 든다. 할 일이 쌓여있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막막하다.
그럴 땐 가장 급한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서둘러봐야 뒤죽박죽돼버리고 만다. 더 느긋하게 천천히 야무지게 할 일이다.
문학상 소식이 들어온다. 작년부터 뭔 상복이 터졌는지 이 나이에 상 타라고 전화 받는 일들은 참 새로운 일 같다. 미뤄 둔 글도 좀 쓰고, 하고픈 말도 좀 하며 내년 안에 수필집과 시집을 한 권씩 낼 참이다. 빚을 내서라도 낼 생각이다. 내겐 시간이 많지 않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한다면 웃자. 일그러진 표정이나 우울함은 전혀 도움 되지 못한다.
아니면 아예 포기해버리고 하지 말든지. 그게 장수의 비결이다.
한 보름 지나면 찬 바람이 불 것이다. 난 어려서부터 겨울을 좋아했다. 여름은 정말 싫다. 끈적거리고 질퍽거린다. 녹색이 거리에서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난 앙상한 겨울나무를 더 좋아라 한다. 그 가지 위로 눈이 소복 내리면 더 좋아라 한다. 걷는 건 두말할 것도 없다. 내가 나를 부여잡고 움츠리는 일은 마치 나를 사랑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23.08.03. 15:06 - 윤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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