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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를 뒤흔든 여인들 - 구석봉
나혜석을 말하는 어느 기록은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김명순(탄실), 김원주(일엽), 나혜석(정월) 세 작가는 동시대에 처해 같은 경향의 시를 읊었으며, 실연의 고배를 마셨으며, 그들의 말기가 한결같이 아름답지 못하였다. 그래서 세상은 그들을 비웃었다. 조소하고 조소당하게 한 사람은 남성이었다. 나혜석. 근대 한국의 여류 서양화가로서 또는 염문으로서 이름이 알려진 나 여사는 너무도 유명하다. 일찍부터 미술의 천분을 타고난 여사는 서울에서 여학교를 나온 뒤 곧 동경으로 건너가 여자 미술 학교에 입학하였다. 미술 학교에 입학한 그는 공부도 열심히 하였지만 연애도 열심히 하여 소문이 자자하였다. 시인이며 여류 화가로서 개화기의 문단과 화단에 숱한 화제를 뿌리고 다녔던 정월 나혜석은 원래 경기도 수원 태생이었다. 1896년 4월 18일, 그녀는 용인과 시흥 군수를 역임한 아버지 나기정의 5남매 중 둘째 딸로 세상에 태어났다. 수원의 나씨 일문은 '나부잣집' 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었고, 나혜석의 증조부는 호조참판을 지낸 명문으로 권세와 재력을 함께 과시하고 있었다. 위로 오빠 홍석과 경석은 모두 개화에 눈뜬 선각자들이었으며, 신교육을 받고 모두 일본에 유학한 개화 청년들이었다. 혜석은 말하자면 이들 두 오빠의 영향으로 일찍 개명되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수원 삼일 여학교를 졸업한 14세의 나혜석은 그해 9월에 서울 진명 여학교에 입학한 재주꾼으로, 학교 성적은 늘 우수했고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나타내고 있었다. 나혜석의 영광과 불운은 그녀가 진명을 졸업하고, 경석 오빠의 권유로 동경 여자 미술 전문 학교에 입학하여 서양 미술을 공부하면서부터 비롯되었다. 그 때부터였다. 나혜석은 당시 조선의 여자들이 집안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살아온 전통적인 인습에 반기를 들고 나왔다. 그녀는 동경 유학생들의 동인지 <학지광> 3호에다 근대적인 여권을 주장하는 글인 "이상적 부인"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여권주장의 한 방법으로 나혜석은 또 동경에서 여성 유학생들의 단체인 '조선 여자 친목회'를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무렵, 나혜석은 이미 19세의 성숙한 처녀로 성장해 있었고, 그녀의 다정다감하고 적극적인 성격은 동경 게이오 대학 학생 최승구와 가까워 지고 있었다. 나혜석이 주동이 되었던 '조선 여자 친목회'는 1917년부터 동인지 <여자계>를 발간하지만, 이해에 그녀는 사랑하는, 장래에 결혼을 약속한 애인 최승구의 죽음을 맞는다. 최승구는 결핵 환자였는데, 그가 회복하지 못하고 나혜석 곁을 아주 떠나 버린 것이다. 사랑하는 애인의 죽음은 사랑의 죽음이나 다름없었다. 그 충격으로 잠시 살고 싶은 생의 의욕마저 잃어버렸으나 그녀는 강했다. '머지않아 학교를 졸업하면 귀국해서 교단에 서리라. 발랄한 어린 학생들을 마주 대하다 보면 내 아픔도 가셔지겠지.........' 함흥의 영생 중학교와 서울의 정신 여학교 교단이 귀국 후 나혜석의 좌절되기 쉬운 사랑의 아픔을 씻어 주었다. 나혜석의 아픈 상처를 아물게 한 또 나의 계기는 1919년 3월 1일에 일어난 독립 만세 운동이었다. 그녀는 신여성이었으며 여학교 교사들이었던 신 마실라, 박인덕, 김활란, 황 에스더, 김 마리아 등과 이화 학당 지하실에서 비밀리에 회합을 갖고 거족적인 독립 운동의 봉기에 신여성(지식인)들의 참가를 결의했었다. 그러나 그들의 비밀이 누설되어 신여성들은 모두 체포되었다. 옥중에서 받은 곤욕, 그녀는 그 곤욕과 사랑의 아픔을 맞바꾼 셈이었다. 첫사랑 최승구의 환상이 완전히 가셔지자 나혜석은 김우영과 자주 만나 제 2의 사랑을 전개시켰다. 김우영은 나혜석이 동경 유학 시절부터 열렬하게 접근해 왔던 청년으로서, 뒷날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된다. |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12-1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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