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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文  Mar 03 2023
風文  Mar 02 2023
그건 그렇고 49호 : 요즘 근황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귀여운 여자아이가 탔다. 작은 아이가 배꼽인사를 한다. 내 무릎높이보다 조금 크다. 그런데 이 아이는 나를 알고 인사를 한 것인지 그냥 한 것인지 6층까지 가는 짧은 시간에 생각에 빠져들었다. ‘동네 어른 보면 인사하는 거야’라고 엄마가 가르쳤구나 하고 내렸다. 인사받고 기분 나쁠 사람이 어디에 있나.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집에 들어서는데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면 단순히 동네 어른이라 인사했나? 저 아이는 내 정체를 알까? 굳이 인사할 필요가 있나? 짧으신 인생 힘드신데…. 그건 그렇고 작년에 수원 5일 장에 가보고 재래시장을 못 가봤다. 순대도 먹고 싶고 요즘 뭐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가까운데 발안시장이 있는데 외국인들뿐이고 가게도 몇 없어 잘 가질 않는다. 봄나물이 스물스물 나오는 것 같던데 보고 싶다. 어린 시절 모레내시장에서 어머니가 노랑냄비를 포기하고 노랑바나나를 사줬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울어 젖혔는지 냄비를 포기할 정도면 가산을 탕진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었겠는가. 불효자! 그건 그렇고 아파트 입구엔 편의점이 있는 1층짜리 상가가 있다. 여기에 치맥집이 있는데 여름엔 앉을 자리도 없이 북적댔는데 요즘 툭하면 휴무다. 한 철 장사하나 생각이 든다. 옆집이 미용실인데 사장 바뀌고 문 닫는 경우가 없다. 알고 봤더니 전 사장이 임신 관련 출산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통이다. 그래서 그렇게 문을 자주 닫았군! 했다. 미용실에 가면 동네 아주머니들 다 모이는 건 당연하고 오해도 풀리고 최신뉴스도 모조리 다 나온다. 이 집에 산 지 10년 넘다 보니 아는 사람들도 꽤 된다. 몇 달 전엔 갈비집 계산을 옆집 아저씨가 몰래 해주고 간 일이 있었는데 다음엔 내가 계산해야지 하는 욕망이 불끈불끈 솟아오르기도 했다. 축구를 좋아해 공들고 나가시는 걸 종종 보는데 나이를 거꾸로 잡수나 했다. 다들 나름 평범히 편안히 산다. 그건 그렇고 10년이 지난 노트북을 바꾸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임플란트를 해버렸다. 긴 병원 생활 후에 치아가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의료보험도 안 된다. 우선 먹어야 살 것 아닌가. 세 개를 나란히 기가 막히게 꽂아 놨다. 무려 6개월이 걸렸다. 나머지 치아가 줄을 섰다. 집안 거덜 나게 생겼다. 과연 진정한 치통을 아는 자는 몇이나 될까. 행복해 죽겄다. 요즘 겁나게 씹어댄다. 그건 그렇고 천만 원 이상의 빛까지 내어가며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보고 있다. 그 사람이 받던 월급도 안 나온 지 몇 달 된다. 나는 빛까지 내며 좋은 일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애들 걱정 좀 하라고 말해왔으나 전후 사정을 알기에 이해도 간다. 그런데 어떤 이가 월급을 받는 줄 알고 이 사람을 비난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러나 화를 내어 무엇이 달라지나. 나만 피곤하지. 그러나 어젠 장애인을 무시하는 인간을 봤다. 유리창이 깨지도록 화를 냈다. 저혈압으로 고생인데 간만에 혈압이 올랐다. 장애인이 무식한 것이 아니라 너보다 유식한데 장애인이 된 것을 왜 모르나. 박살을 내줬다. 은행이 이사 갈 정도로 한참을 질러대고 나니 ‘명언이 많았는데 적어 둘 것을’하고 후회했다. 그건 그렇고 도서관의 도서 대출 기한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 어떻게 다섯 권을 보름에 읽나? 전화하면 일주일 연장해 준다는데 내가 만족해야 하나? 좀 여유롭게 기한을 두면 안 되나? 정치인이 책을 읽지 않으니 대출 기한이 짧은 것이다. 아무도 관심이 없는 도서 대출 기한. 하는 말이 “그럼 한 권씩 보세요!”한다. 오늘이 반납일이다. 그건 그렇고 뉴스는 1%의 나쁜 소식을 보도하고 99%의 행복한 소식을 보도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회가 어두워지는 데 톡톡히 이바지하고 있다. 이 병폐는 자본주의보다는 독재정권 때문이다. 언론 자유에 목말라 있었고 시청률에 노예가 되다 보니 충격적이지 않은 건 보도하지 않는다. 광고라도 따려면 단독보도가 좋기도 하겠지. 고로 안 보는 것이 몸에 좋다. 가끔 보는 영화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고 되뇌지만, 평생 매일 보는 뉴스는 기억에 몇 개 없다. 우리나라 언론은 퓰리처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개혁한다고 해도 이승만 때나 지금이나 뭐가 다른가. 디지털? 그건 그렇고 수천 년 전 지었다는 피라미드 돌에 새겨진 해석본 중 하나에 이렇게 적혀있다.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어!” 진리 아닌가? 그건 그렇고 요즘 일주일이 하루처럼 간다. 뭐가 이리 빠른가 봤더니 스스로 바빴다. 낙서조차도 한 달이 지났다. 게다가 요즘 물리학에 빠져있는데 이건 가히 충격적이다. 문제는 알든 모르든 사는데 별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내가 사는 동안 지구가 멸망만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기주의자! 그건 그렇고 무식할 정도로 매우 단순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세상 평화롭다. 옛날을 생각하면 미친놈 같다. 왜 그리 일에 몰두하며 살았는지. 남은 게 뭐 있나. 퇴직금? 일은 절대로 사람의 노예가 되지 못한다. 사람이 일의 노예가 되지. 그렇게 많은 직업과 일을 해대면서 얻은 건 경험이다. 따라서 위험에 대처하기 쉽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는 하고 싶었던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 그건 그렇고 졸린다. 날을 샜으니 당연한 일이지. 졸린 건 누우라는 몸의 신호다. 그걸 무시하고 살았으니 병원이 떼돈 벌지 않나? 2억 원이 의사 연봉 축에도 안 든다는 걸 근래 알았다. 허무했다. 매트릭스처럼 다른 세계는 존재한다. 나 같은 아이가 사는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 부러워 말고 자자. 글詩 : 2023.03.02. 10:27 風文
風文  Feb 13 2023
이정은 '세븐데이즈'로 데뷰합니다. 그룹 이름에서 보이듯이 신앙이 두터운 기독교입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데뷔 첫 영상을 본 기억이납니다. 그냥 잠이 안 와서 본 것뿐인데 가창력을 보고 잠이 확 달아났었죠.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멤버 중 한명이 사망합니다. 그리곤 해체를 하죠. 여기까지는 '그냥 가는 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재기합니다. 해병대도 다녀오고 이겨내려 애를 씁니다. 곡들의 고음처리를 아주잘합니다. 저는 '이사람은 타고난 가수다.'라고 인정을 했죠. '나는 가수다'에서 몇 년 만에 사망한 친구를 위해 노래를합니다. 저는 그 친구가 누군지 알고 있었죠. 짠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고 가창력이 좋고 곡도 잘 씁니다. 여전히 예술활동을 잘 하고 있습니다. 바른 사람, 바른 청년, 올바른 정신을 갖고 있다고 믿고있고, 지금 껏 팬으로 사랑합니다. 음반과 음원을 모조리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나를 봐'는 가끔 찾는 노래입니다. 질리지 않는 노래랍니다. ------------------------------------------- ♬ 나를 봐 - 이정 잘 봐 내 모습이 어떤지 니가 하라는 대로 했어 근데 넌 지금 어디서 나를 바라보는 거야 니가 먹지 말라던 술과 담배 끊어버린 지금의 변한 내 모습을 보며 좋아할 넌 지금 어디 갔어 있을 때 잘하란 그 말을 난 이제야 알았어 너의 그 귀찮은 참견 잔소리마저 난 사랑인 걸 이제 알았어 나를 봐 이젠 내가 잘할게 네가 없인 단 하루도 나는 못 견디겠어 내가 너를 위해서 모든 걸 바꿨어 원래 그렇다는 변명 따윈 하지 않을게 알아 그동안 나 때문에 네가 많이 힘들었던 걸 날 위해 하는 말도 네가 내 엄마냐며 화를 냈고 마지막 그날 밤도 눈물을 보이면서 끝까지 내 걱정을 해주던 너에게 난 용서해달란 말 대신에 이렇게 나를 바꿨어 있을 때 잘하란 그 말을 난 이제야 알았어 너의 그 귀찮은 참견 잔소리마저 난 사랑인 걸 이제 알았어 나를 봐 이젠 내가 잘할게 네가 없인 단 하루도 나는 못 견디겠어 내가 너를 위해서 모든 걸 바꿨어 원래 그렇다는 변명 따윈 하지 않을게 안 가. 나 너 몰래 나이트에 부킹, 나 너 몰래 즐기다가 하필 처음 파트너가 안면이 있는 너의 친구였지 당황한 마음에 난 변명을 둘러대다 결국엔 내가 먼저 삐져서 화를 냈고 그렇게 못 믿으면 헤어지자는 그 말을 홧김에 해버린 거야 있을 때 잘하란 그 말을 난 이제야 알았어 너의 그 귀찮은 참견 잔소리마저 난 사랑인 걸 이제 알았어 나를 봐 이젠 내가 잘할게 네가 없인 단 하루도 나는 못 견디겠어 내가 너를 위해서 모든 걸 바꿨어 원래 그렇다는 변명 따윈 하지 않을게
風文  Feb 07 2023
사랑의 존재 - 한용운 사랑을 사랑이라고 하면, 벌써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을 이름지을 만한 말이나 글이 어디있습니까. 미소에 눌려서 괴로운 듯한 장미빛 입술인들 그것을 스칠 수가 있습니까. 눈물의 뒤에 숨어서 슬픔의 흑암면(黑闇面)을 반사하는 가을 물결의 눈인들 그것을 비칠 수가 있습니까. 그림자 없는 구름을 거쳐서, 메아리 없는 절벽을 거쳐서, 마음이 갈 수 없는 바다를 거쳐서 존재? 존재입니다. 그 나라는 국경이 없습니다. 수명은 시간이 아닙니다. 사랑의 존재는 님의 눈과 님의 마음도 알지 못합니다. 사랑의 비밀은 다만 님의 수건에 수놓는 바늘과, 님의 심으신 꽃나무와, 님의 잠과 시인의 상상과 그들만이 압니다. ----------------------------------------------------- - 시인은 사랑을 안다고 했습니다. 정말인가요? 말해주세요. 오늘문득 : 2023.02.07 21:42 윤영환 ----------------------------------------------- ♬ The Police - Every Breath You Take Every breath you take 당신의 모든 숨결 Every move you make 당신의 모든 몸짓 Every bond you break 당신의 모든 일탈 Every step you take 당신의 모든 걸음 I'll be watching you. 다 보고 있어요 Every single day 매일 매일 Every word you say 당신의 모든 말들 Every game you play 당신의 모든 놀이 Every night you stay 당신의 모든 밤들 I'll be watching you 다 보고 있어요 Oh can't you see 모르겠나요 You belong to me? 당신은 내 거라는 걸? How my poor heart aches 나의 가엾은 마음이 얼마나 아린지 with every step you take 당신이 걸음을 뗄 때마다 Every move you make 당신의 모든 몸짓 Every vow you break 당신이 깨뜨린 모든 약속 Every smile you fake 당신이 꾸며낸 모든 미소 Every claim you stake 당신이 요구하는 모든 것들 I'll be watching you 다 보고 있어요 Since you've gone I've been lost without a trace 당신이 가버리고 난 갈 길을 잃어버렸어요 I dream at night, I can only see your face 밤에 꿈을 꿀 때면 당신 얼굴밖에 보이지 않아요 I look around but it's you I can't replace 주위를 둘러봐도 당신을 대신할 만한 건 없네요 I feel so cold, and I long for your embrace 너무나 추워요, 당신의 포옹이 간절한데 I keep crying baby, baby, please 난 그저 울고만 있죠, 그대여, 그대여,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