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른/ 윗집/ 위층 걸 그룹 EXID의 ‘위아래’라는 노래가 인기다. “위아래 위 위 아래~” 흥겹고 반복적인 리듬에 묘한 중독성이 있어 나도 자주 흥얼거린다. ‘위’와 관련된 말 중에서 ‘웃-’ ‘윗-’ ‘위-’는 헷갈리기 쉽다. 웃어른? 윗어른? 표준어 규정에서는 ‘웃-’과 ‘윗-’은 ‘윗’으로 통일하고 있다. 다만 위아래의 대립이 없는 것은 ‘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윗목(아랫목), 윗도리(아랫도리), 윗마을(아랫마을), 윗집(아랫집), 윗니(아랫니)가 표준어가 되는 것이다. 어른의 경우 ‘웃어른’은 있지만 ‘아랫어른’은 없으므로 ‘웃어른’으로 쓴다. 마찬가지로 ‘웃풍’ ‘웃통’ ‘웃돈’이 표준어이다. 그러나 요즘은 ‘웃어른’이라는 말보다 ‘윗어른’이, ‘웃풍’이라는 말보다 ‘위풍’이 훨씬 많이 쓰이는 듯하다. ‘윗옷’과 ‘웃옷’은 무엇이 맞을까? 둘 다 표준어이지만 뜻이 다르다. ‘윗옷’은 위에 입는 옷, ‘상의(上衣)’의 뜻이 되고 ‘웃옷’은 맨 위에 입는 옷, 즉 ‘외투’의 뜻이 된다. ‘윗-’과 ‘위-’는 어떻게 구분하여 쓸까? 명사 ‘위’에 관형의 뜻을 지닌 사이시옷이 결합한 ‘윗-’이 붙는 것이 원칙이지만 된소리나 거친 소리 앞에서는 ‘위-’를 쓴다. 따라서 위층, 위쪽, 위짝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웃풍’ ‘웃통’도 ‘우풍’ ‘우통’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다. ‘윗’은 명사 ‘위’에 사이시옷이 결합한 형태이지만 ‘웃-’은 그 자체가 ‘위’의 뜻을 가진 접두사이므로 ‘웃풍’ ‘웃통’이 맞다. 이것만 기억하자.“위아래 위 위 아래~” 위아래가 있으면 ‘윗-’, 위만 있으면 ‘웃-’으로 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Board 말글 2024.03.26 風文 R 3374
온나인? 올라인? 외국어에서 차용한 외래어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이러한 외래어의 한글 표기를 위해 ‘외래어 표기법’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한글 표기만으로는 외래어의 발음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외래어 발음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온라인’이다. ‘온라인’은 영어 ‘on-line’을 차용한 외래어이다. 그런데 ‘온라인’을 [올라인]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고 [온나인]으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다.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적절한지도 불분명하다. 영어에서는 자음 연쇄 ‘nl’를 그대로 발음할 수 있다. 반면 우리말에서는 자음 연쇄 ‘ㄴㄹ’을 그대로 발음할 수 없다. ‘ㄴㄹ’은 ‘신라[실라]’처럼 ‘ㄹㄹ’로 바꾸거나 ‘결단력[결딴녁]처럼 ‘ㄴㄴ’로 바꾸어 발음해야 한다. ‘온라인’도 한글 표기 그대로 발음할 수 없고 [올라인]이나 [온나인]으로 발음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ㄴㄹ’을 ‘ㄹㄹ’로 바꾸어 발음하거나 ‘ㄴㄴ’으로 바꾸어 발음하는 것은 얼마간 구분된다. ‘신라’와 ‘결단력’은 각각 ‘신-라’와 ‘결단-력’으로 분석되는데, ‘신-라’의 ‘신’처럼 앞말이 홀로 쓰일 수 없으면 ‘ㄹㄹ’로, ‘결단-력’의 ‘결단’처럼 앞말이 홀로 쓰일 수 있으면 ‘ㄴㄴ’으로 바꾸어 발음한다. ‘온라인’도 ‘온-라인’으로 어원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온-라인’의 ‘온’이 홀로 쓰일 수 있는 말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영어에서 ‘on’은 전치사로서 홀로 쓰일 수 있는 말로 볼 수 있으나 우리말에는 전치사가 없다. 우리말에서 ‘온’을 별개 단어로 볼 수도 없다. 그런 점에서 사견이긴 하나 ‘온라인’을 [올라인]으로 발음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Board 말글 2024.03.26 風文 R 3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