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소배기 다음 중 맞는 말을 고르시오. ㉠오이소배기 ㉡오이소바기 ㉢오이소박이 ㉣오이소백이 계절은 늦가을을 지나 어느덧 겨울로 접어들었다. 이맘때가 김장철이다. 5℃ 전후의 온도에서 김치를 익히고 저장해야 맛이 좋다고 한다. 김치에는 배추김치.무김치.열무김치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이김치도 그중 하나다. 오이김치는 대개 오이를 잘라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물기를 뺀 뒤 부추.마늘.생강.고춧가루 등을 버무린 양념을 집어넣어 만든다.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과 신선한 감촉은 다른 김치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오이김치를 '오이소배기'라 부르기 쉽지만 ㉢'오이소박이'가 맞는 말이다. '-박이'는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이나 짐승 또는 물건이란 뜻을 더하는 말로, '점박이' '차돌박이' 등처럼 쓰인다. '오이소박이'도 '오이+소+박이'의 구조로, 오이에 소(만두.송편 등에 넣는 고명)를 넣었다는 점에서 '-박이'가 붙는다. '-배기'는 '그 나이를 먹은 아이'의 뜻을 더하는 말로, '두 살배기' '다섯 살배기' 등처럼 쓰인다. '-배기'는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음(나이배기.알배기), 또는 그런 물건(공짜배기.진짜배기)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박이'와 '-배기'가 헷갈릴 때는 '오이소박이'처럼 무언가 '박다'는 뜻이 들어 있으면 '-박이'를, 그렇지 않으면 '-배기'를 쓰면 된다.
Board 말글 2010.09.08 바람의종 R 11515
~노, ~나 "무 대리와 왕 대리 중 한 명이 영업 2부로 간다며?" "그리 친한데 헤어지려 하겠노?" "사장님 지시라는데 어쩔 수 있나유." 방언은 문학이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배경 등을 나타내는 긴요한 도구다.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인물의 대화를 생생하게 표현할 때도 자주 사용된다. 그런데 방언 중에는 용법이 특이한 것들이 있어서 그 지역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영남 방언의 어미인 ''-노''의 경우가 그러하다. "니 정말로 그랬노? 언제 그랬노?"처럼 ''-노''만 붙이면 영남식의 의문문이 되는 걸로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니 정말로 그랬노?"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 경우는 "니 정말로 그랬나?"라고 한다. 반면 "언제 그랬노?"는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차이가 뭘까? 앞에 의문을 나타내는 어구가 있느냐가 열쇠다. 앞에 의문을 나타내는 말이 있으면 '-노'를 붙이는 게 자연스럽지만 그렇지 않을 때 '-노'를 쓰면 대체로 부자연스럽다고 느끼게 된다. 이때는 '-노' 대신 '-나' 등의 어미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어디 가노?" "뭐 하노" "왜 하노?" "어떻게 하노?" 등은 자연스럽지만 "그들이 헤어지려 하겠노?" "철수는 공부 잘하노?"는 어색하다. 이때는 "헤어지려 하겠나?" "공부 잘하나?" 등으로 쓰는 게 제대로 된 용법이다.
Board 말글 2010.09.05 바람의종 R 9518
Board 말글 2010.09.05 바람의종 R 15003
주어지다 11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접어들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 분야에서 한 해를 정리하는 시상식이 열리기 시작했다. 19일 대한민국영화대상이 예정돼 있는 등 문화.예술 분야의 시상식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열린다. 시상식에서 사회자가 "누구에게 무슨 상이 주어지겠습니다" "부상으로 무엇이 주어지겠습니다"고 표현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주어지다'는 '주다'의 피동 형태이지만 '주다'에 대응하는 '받다'가 있으므로 어설픈 말이다. '때리다'에 대응하는 '맞다'가 있기 때문에 '때려지다'고 하면 어색한 것과 마찬가지다. '받다'가 의미상 '주다'의 피동을 나타내므로 '주다' 아니면 '받다'가 돼야 한다. 따라서 "누가 무슨 상을 받겠습니다" "부상으로 무엇을 받겠습니다"고 해야 한다. 이처럼 어법에 어긋나는 '주어지다'가 거리낌 없이 쓰이게 된 것은 영어 'give'의 수동태인 ''be+given''을 '주어지다'로 단순 번역한 때문이다. '주다'에 맞서는 말인 '받다'가 있으므로 '받다' 형태로 해야 우리말 체계에 맞다. 요즘은 '주어지다'가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마구 쓰이고 있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맡은 일을~),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등처럼 아무 데나 사용하고 있다. 시상식에서는 상이나 부상을 '주다' 아니면 '받다' 둘 중 하나로 표현해야 한다. 다른 낱말이 어울리는 자리에는 '주어지다'를 사용하지 말고 적절한 표현으로 바꾸는 게 좋다.
Board 말글 2010.09.04 바람의종 R 12819
공권력 "불법 점거 농성 현장에 공권력이 투입됐다." "민주화 투쟁과 역사 발전에 헌신하다 분신.투신 등으로 세상을 떠났거나 공권력의 고문과 폭력으로 희생된 분들을 기린다." "미국 시청자 입장에서 시위대가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을 공격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장면'으로 분류된다." '공권력(公權力)'이란 낱말은 최근에 생긴 것이다. 주로 발음을 어떻게 하느냐로 관심의 대상이 됐다. 표준 발음은 [공꿘녁]으로 결론 났고, 주요 사전들이 모두 이 발음을 따르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낱말이 '공+권력'이 아니라 '공권+력'으로 구성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만일 '공+권력'이라면 [공꿜력]이 표준 발음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보면, '국가나 공공 단체가 우월한 의사의 주체로서 국민에게 명령하고 강제할 수 있는 권력'으로 돼 있다. 동아새국어사전도 '국가나 공공 단체가 국민에 대해 명령.강제하는 권력, 또는 그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로 설명한다. 두 사전의 뜻풀이를 요약하면 '국가나 공공 단체의 권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의(定義)는 표준 발음의 근거가 되는 '공권+력'(공권의 힘)이 아니라 '공+권력'(공적인 권력)을 따르고 있어 단어의 구성과 뜻풀이가 서로 어긋난다. '공권력'이 '공권+력'으로 구성됐다면 그 뜻풀이도 '공권의 힘'이라고 해야 서로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Board 말글 2010.09.03 바람의종 R 9200
빈대떡 "양복 입은 신사가 요릿집 문 앞에서 …중략…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한 푼 없는 건달이 요릿집이 무어냐 기생집이 무어냐." 대중가요 '빈대떡 신사'의 노랫말이다. 막걸리와 함께 서민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알려진 빈대떡은 전(煎)의 하나로 녹두를 물에 불려 껍질을 벗긴 후 맷돌에 갈아 나물, 쇠고기나 돼지고기 따위를 넣고 번철에 부쳐 만드는 음식이다. '녹두부침개, 녹두전, 녹두전병, 녹두지짐' 등 그 이름도 다양하다. 국어사전에서도 이 이름 모두를 표준어로 처리하고 있다. 빈대떡은 '빙쟈[餠 食+者]'에서 온 말로 해방 후 '빈자떡(貧者-)'이 일반화돼 쓰였으나, 이후 음식점 등에서 '빈자떡' '빈대떡(貧待-)'이 같이 쓰이다 한글로 '빈대떡'만이 표준어가 됐다. 빈대떡의 다른 이름 중 '녹두부침개, 녹두전, 녹두전병' 등은 '부침개, 전, 전병' 등이 표준말이므로 표기법상 별로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사전에 '지짐'을 '저냐, 빈대떡, 튀김'의 방언으로 해 놓고 '녹두지짐'을 표준어로 올려놓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기름에 지진 음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표준말이 '지짐이'이니 '녹두지짐이'가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또 '부침개=부침' '전병=부꾸미'로 처리하고 있으면서 '녹두부침, 녹두부꾸미'는 표제어로 올리지 않은 이유도 궁금하다.
Board 말글 2010.09.01 바람의종 R 9012
Board 말글 2010.09.01 바람의종 R 11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