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어느덧 늦가을로 접어들었다. 나뭇잎은 시들어 하나 둘 떨어지고 쌓인 낙엽은 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날로 차가워지는 가을바람에 낙엽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모습을 보면 우리네 삶도 저러한가 싶어 어딘지 쓸쓸하게 다가온다. 낙엽은 그 자체가 지닌 쓸쓸함으로 인해 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돼 왔고, 이맘때면 일반인들의 글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그중에는 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소리 없이 낙엽이 떨어지던 그날 밤' 하는 식으로 '낙엽이 떨어지다'는 형태의 표현을 종종 볼 수 있다. 낙엽(落葉)은 한자어로, 나뭇잎이 떨어짐 또는 떨어진 나뭇잎을 뜻한다. 단어 자체에 '떨어지다(落)'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낙엽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은 의미가 중복되는 겹말이다. '낙엽'이란 단어를 피하고 '잎이 떨어진다'고 하면 좋지만 맛이 덜하다는 단점이 있다. '낙엽'의 순화용어로 '진 잎'이 사전에 올라 있지만 거의 쓰이는 일이 없는 것도 무언가 맛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추풍낙엽(秋風落葉)'에서 보듯 '낙엽'이란 단어가 이미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낙엽이 떨어지다'보다는 '낙엽이 지다'는 표현이 좋다. '떨어지다'나 '지다'나 의미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지만 '낙(落)'과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떨어지다'보다 그냥 '지다'가 낫기 때문이다. '낙엽이 지다' 또는 '잎이 떨어지다'는 형태로 표현하면 된다.
Board 말글 2010.08.29 바람의종 R 11411
과 / 와 어구와 어구를 접속조사 ''과/와''로 연결하는 경우 자칫하면 앞뒤의 말이 호응하지 않거나 형식이 일치하지 않는 일이 자주 일어나므로 글을 쓸 때 주의해야 한다. "15년 전 미국으로 건너간 ○○○씨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대학은 나 자신의 잃어버린 정체감과 자아실현을 위한 축복''이라고 말할 정도로 사이버캠퍼스 예찬론자다"라는 문장을 보자. '잃어버린 정체감과 자아실현을 위한 축복' 부분이 어색하다. 이대로라면 '잃어버린 정체감을 위한 축복과 자아실현을 위한 축복'의 뜻이 된다. '자아실현을 위한 축복'은 말이 되지만, '잃어버린 정체감을 위한 축복'은 말이 안 된다. 따라서 '잃어버린 정체감 회복과 자아실현을 위한 축복'으로 고쳐야 한다. "김 할머니는 '방문 도우미들이 찾아와 힘든 집안일과 말벗이 되어 줘서 요즘은 딸과 며느리를 한꺼번에 얻은 기분이다'라며 마냥 즐거워한다"에서도 방문 도우미들이 '힘든 집안일이 되어 줘서'의 뜻이 되므로 이대로 두어선 뜻이 안 통한다. "김 할머니는 '방문 도우미들이 찾아와 힘든 집안일을 해 주고 말벗이 되어 줘서 요즘은…… 마냥 즐거워한다"로 바꿔 써야 말이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의 상념에 빠져 그냥 써 내려가기 쉬우므로 다시 읽어 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Board 말글 2010.08.27 바람의종 R 9438
Board 말글 2010.08.25 바람의종 R 11334
Board 말글 2010.08.19 바람의종 R 13208
Board 말글 2010.08.19 바람의종 R 15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