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앎, 알음, 만듬/만듦, 베품/베풂 프랜시스 베이컨이 외쳤던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동양인은 일갈한다. "아는 것이 병이다"라고. 여기서도 동서양 사유(思惟)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아는/안다는 것'은 지식을 말한다. 지식을 순 우리말로 하면 '앎'이다. '앎'은 동사 '알다'의 명사다. 원래는 명사형이었을 것이나 완전히 명사로 바뀐 것이다. 이런 낱말을 전성명사(轉成名詞)라고 한다. '살다'의 '삶'도 마찬가지다. '알다' '살다'처럼 ㄹ불규칙활용을 따르는 낱말들, 예컨대 '거칠다, 둥글다, 만들다, 베풀다' 등의 명사형을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앎'과 '삶'처럼 어간의 ㄹ을 살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고 바로 ㅁ을 붙인 '거침, 둥금, 만듬, 베품' 등은 틀린 표기다. '거, 둥, 만듦, 베풂' 등으로 적어야 바르다. '알다'에서 온 명사가 '앎' 말고 또 하나 있다. '알음'이다. 이것도 '갈음, 기쁨, 얼음, 울음, 웃음' 등과 같이 완전히 명사가 된 것이다. '알음'은 '사람끼리 서로 아는 일/지식이나 지혜가 있음/어떤 사정이나 수고에 대하여 알아주는 것' 등을 뜻한다. '앎'과 '알음'은 모두 '알다'에서 나온 명사지만, 그 의미는 서로 다르다. '앎'은 지식(知識)을, '알음'은 면식(面識).안면(顔面)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 차이는 '아는 체하다'와 '알은체하다'에서도 나타난다.
Board 말글 2012.01.08 바람의종 R 24697
[우리말 바루기] 대중, 민중, 군중 "내 상황과 어쩜 그렇게 똑같을까!" 자신의 속내를 꼭 집어 말해 주는 듯한 유행가 가사에 기대 누구나 한 번쯤 울고 웃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듣고 부르며 한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가. 그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위안을 얻는 사람들을 가리켜 흔히 '대중(大衆)'이라고 한다. 신분.계급 등의 구별이 없는 사람의 무리를 일컫는 말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는 랩이 생소했던 당시 대중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처럼 쓰인다. '대중' 외에도 수많은 사람의 무리를 뜻하는 말로 '민중'과 '군중'이 있다. '광야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은 민중가요로 불리는데 이때의 '민중(民衆)'은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사람들을 의미한다. "봉기를 일으킨 민중을 향해 '배가 고프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발언은 너무나 유명하다"와 같이 사용한다. '군중(群衆)'은 한곳에 모인 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로 "반전 가수 조앤 바에즈는 광장의 군중을 향해 비폭력을 호소하는 노래를 불렀다"처럼 쓰인다. 셋 다 사람의 무리를 뜻하는 단어지만 '대중'은 특별하거나 전문적인 사람과 상대되는 일반 사람들, '민중'은 지배층과 상대되는 피지배층의 사람들, '군중'은 일정한 곳에 모인 사람들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중적 인기를 군중적 인기, 민중 봉기를 대중 봉기, 대중음악을 군중 음악으로 표현하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Board 말글 2012.01.08 바람의종 R 11639
[우리말 바루기] 금싸래기 땅 정부의 아파트 투기 억제 정책으로 요즘 주택시장에는 찬바람이 불지만 대형 토지 매매시장은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지역 경제 활성화, 재정 확충, 신청사 건립 비용 마련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 기관이 보유하던 '금싸래기 땅'들이 잇따라 시장에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싸래기 땅'이란 노른자위에 위치한 비싼 땅을 일컫는다. 하지만 '금싸래기 땅'은 '금싸라기 땅'이라고 써야 한다. '싸래기'가 북한에서는 표준어이지만 우리말에서는 '싸라기'가 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금싸라기'는 '금'과 '싸라기'가 합쳐진 말이다. '싸라기'가 부스러진 쌀알을 뜻하므로 '금싸라기'는 금의 잔부스러기를 의미한다. 금이 워낙 귀한 물건이다 보니 잔부스러기라도 매우 귀하고 소중한 것이다. '금쪽같다'란 말도 매우 소중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처럼 아주 드물고 귀중한 것을 비유적으로 일컬을 때 '금싸라기'란 단어를 쓴다. 금싸라기 외에 '싸라기'가 들어간 단어에는 '싸라기눈'이 있다. 빗방울이 갑자기 찬 바람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쌀알 같은 눈을 말한다. 준말은 '싸락눈'이다. 우리 속담에 '싸라기 쌀 한 말에 칠 푼 오 리라도 오 리 없어 못 먹더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우습게 여기지 말고 소중하게 써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Board 말글 2012.01.08 바람의종 R 10171
[우리말 바루기] 붙이다, 부치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건물마다 난삽하게 매달린 간판을 정리하고 지저분한 현수막을 제거하거나 각종 표지판을 정비하는 등 지역 주민의 쾌적한 생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중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어떤 일을 작심하여 세차게 밀고 나가는 모양을 표현할 때 은유적으로 '걷어붙이다'란 말을 쓴다. 하지만 발음상의 이유인지 "옷 소매를 걷어부치는 버릇이 있어 금방 늘어나 버렸다" "회사를 살리고 사업장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사가 팔을 걷어부치기로 했다"처럼 '걷어부치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붙이다'는 '붙다'의 사동형으로 맞닿아 떨어지지 않게 한다는 기본 의미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걷어붙이다'의 경우 소매를 흘러내리지 않도록 단단히 접어 올린 모양을 묘사할 뿐만 아니라 주체의 마음가짐이나 자세까지 의미가 확장된 듯하다. '붙이다'와 '부치다' 중 어느 표현을 써야 할지 모호할 때는 '붙이다' 또는 '부치다'가 올 자리에 우선 '붙게 하다'는 말을 넣어보면 알 수 있다. 의미 전달이 되면 '붙이다'가 맞는 표현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엔 대개 '부치다'가 맞는 표현이다. 가령 '힘에 붙이다'는 떨어지지 않도록 무언가를 갖다 붙인다는 의미가 아니므로 '부치다'를 써야 한다. 편지.회의 등도 '보내다' '넘기어 맡기다'는 뜻이므로 '편지를 부치다' '안건을 회의에 부치다' 등으로 쓴다.
Board 말글 2012.01.07 바람의종 R 16524
[우리말 바루기] 구구히, 구구이 "사실밖에 말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언젠가부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 부모는 크게 충격을 받고 아이를 다그치려 한다. 그럴 때 아이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구구히' 변명을 늘어놓으려 하기 십상이다"처럼 '구구히'를 써야 하는 경우 '구구이'와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린다. '구구히'와 '구구이'는 그 쓰임이 다르다. '구구히'는 '구구하다'에서 나온 부사로 "소문이 구구히 돌았다" "학설이 구구히 있다"에서와 같이 '각각 다르다', "변명을 구구히 늘어놓았다" "사정 이야기를 구구히 털어놓았다"에서처럼 '잘고 많아서 일일이 언급하기가 구차스럽다'는 의미로 쓰인다. "목숨을 구구히 보전하느니 죽는 게 낫다"에서와 같이 '떳떳하지 못하고 졸렬하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구구이'는 '한 구 한 구마다'란 뜻을 지니고 있으며, "그 편지는 구구이 정성이 담겼다" "비통한 심정이 구구이 새겨 있다"와 같이 쓰인다. '구구이'에서의 '구'는 '둘 이상의 단어가 모여 문장의 일부분을 이루는 토막'인 구(句)를 의미하므로, '구구절절이'와 비슷한 쓰임새라 보면 된다. "아이가 '구구히' 변명을 늘어놓지 않고 '구구이' 옳은 말만 하기를 원한다면 무조건 다그칠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어떤 심리에서 말을 둘러대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처럼 '구구히'와 '구구이'를 구분해 사용하면 된다.
Board 말글 2012.01.07 바람의종 R 9155
[우리말 바루기] 버스 대절해서 행선지로 봄만큼 여행에 대한 충동으로 들뜨는 계절도 없다. '방랑과 변화를 사랑하는 건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한 바그너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속살거리는 햇살이 그만큼 유혹적이다. 목적과 행선지는 달라도 봄이 꽃을 피우듯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활력을 되찾는다. 여행이 주는 선물인 셈이다. 떠나기 위해서는 일단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 이를 흔히 '행선지(行先地)'라는 말로 표현해 "철쭉이 한창인 지리산 바래봉으로 갈지, 녹차의 향이 짙어 가는 보성으로 갈지 행선지를 정하느라 고민이다"와 같이 사용한다. 하지만 '행선지'는 '목적지를 향해 가다'는 뜻의 '행선(行先.ゆきさき)'에 '지(地)'가 붙은 일본식 한자어로 '가는 곳' '갈 곳'으로 바꿔 쓰는 게 좋다. 갈 데가 결정되면 교통수단이 필요한데 이때도 유의해야 할 말이 있다. "육로로 울릉도를 돌아보려면 택시를 대절하는 게 가장 편하다" "올봄이 끝나기 전에 관광버스를 대절해 마을 사람 모두 꽃구경 가기로 했다"처럼 '대절(貸切.かしきり)'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이 역시 일본말의 잔재다. '계약에 의해 일정 기간 동안 그 사람에게만 빌려 줘 다른 사람의 사용을 금하는 일'이라는 '대절'과 같은 의미를 지닌 말로는 '전세(專貰)'가 있다. "관광버스를 대절하다"는 "관광버스를 전세 내다", "대절 버스로 가다"는 "전세 버스로 가다", "전세 버스를 대절하다"는 "전세 버스를 이용하다" 등으로 바꿔 쓰는 게 바람직하다.
Board 말글 2012.01.07 바람의종 R 11874
[우리말 바루기] 너글너글하다, 느글느글하다 '사십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이 있다. 자기 얼굴에 그때까지 살아온 삶의 켜와 흔적이 쌓여 드러나기 때문에 나온 말일 것이다. 사람끼리 만날 때에도 첫인상이 중요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얼굴에 너그럽고 부드럽고 선한 기운이 있으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언제나 호감을 갖게 할 터이다. '우리가 만난 프랑스의 와인 생산자들은 모두가 소박하고 너글너글하며 포도와 포도밭을 더없이 사랑해서 와인을 얘기할 때면 다들 못 말리는 와인 예찬자가 된다." "사람이 너글너글하고 착해서 모두 그를 좋아한다." "그는 성미가 너글너글한 편이다." 이렇게 쓰이는 '너글너글하다'는 매우 너그럽고 시원스럽다는 뜻이니, 사람의 성격이나 성품을 말할 때 주로 사용된다. 중요한 일로 처음 대면한 사람의 얼굴에서 너글너글한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느글느글한 느낌을 갖게 된다면 정말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느글느글하다'는 먹은 것이 내려가지 아니하여 곧 게울 듯이 속이 매우 메스껍고 느끼하다는 뜻이다. "삼시 세 끼를 내리 일식만 먹었더니 속이 느글느글하다" "달걀노른자의 비릿하고 느글느글한 냄새가 나는 싫다"처럼 쓰인다. '너글너글하다'와 비슷한 말로는 '서글서글하다'가 있다. '느글느글하다'와 비슷한 낱말로는 '느글거리다' '니글니글하다'가 있다. 같은 단어가 중첩되는 이런 종류의 우리말 중에는 모음 하나 때문에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Board 말글 2012.01.06 바람의종 R 11840
[우리말 바루기] 바람피다 걸리면? 얼마 전 한 영화 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팜므 파탈'(악녀.요부를 뜻하는 말)의 대명사로 불리는 국내 여자 연예인으로 '바람피기 좋은 날'에서 열연한 김혜수가 뽑혔다. 이 영화의 제목 '바람피기 좋은 날'은 '바람피우기 좋은 날'이 맞는 말이다. "결혼생활 중 바람피다 발각됐을 경우 남성은 평소보다 더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여성은 강하게 부인하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처럼 '바람피다'는 말이 흔히 쓰이고 있으나 '바람피우다'고 해야 한다. '피다'는 "철쭉이 피었다" "아이는 얼굴이 피고 살이 올랐다" "소나기가 오려는지 먹구름이 피었다" "사업이 잘 돼 형편이 좀 피었다" "웃음꽃이 피었다" 등처럼 '꽃봉오리가 벌어지다' '혈색이 좋아지다' '구름이나 연기가 커지다' '수입이 늘다' '웃음이나 미소가 겉으로 나타나다' 등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인다. '피우다'는 '피다'의 사동사로도 기능을 하지만 일부 명사와 함께 쓰여 그 명사가 뜻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나타낸다. '재롱을 피우다' '어리광을 피우다' '게으름을 피우다' '담배를 피우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바람' 역시 그 명사가 뜻하는 행동이나 태도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피다'가 아니라 '피우다'와 결합해 '바람피우다'가 된다. 따라서 '바람피기 좋은 날'은 '바람피우기 좋은 날'이라고 해야 한다. 바람을 피우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른 나이에 하는 외도를 뜻하는 '일바람'이 있다. 한편 북한에서는 '바람피우다'가 '허황된 짓을 자꾸 하다'는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Board 말글 2011.12.30 바람의종 R 12560
[우리말 바루기] 가늠하다, 가름하다, 갈음하다 ㄱ. 사망 또는 결격된 자에 가름하여 상속인이 된 자의 상속분은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상속분에 의한다. ㄴ. 이번에 지는 팀은 재기하기가 어렵다. 선수 여러분은 이 경기가 올 한 해 농사를 가늠한다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 주길 바란다. 위 예문에서 보듯 '가름하다' '가늠하다' 는 헷갈리기 쉬운 단어들이다. '가름하다'는 '사물이나 상황을 구별하거나 분별하다'란 뜻이다. 즉 이쪽과 저쪽을 나누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실수가 그날의 승패를 가름했다" "사과를 하는 게 나을지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나을지 가름하기 어려웠다"처럼 쓸 수 있다. '가늠하다'는 "어떤 것을 짐작해서 헤아려 보다"란 뜻이다. "그는 그 도랑을 뛰어서 넘을 수 있을지 가늠해 보았다" "외국인의 경우 얼굴로 나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처럼 쓰인다. 가늠하다, 가름하다 외에 '갈음하다'도 있는데 이는 '다른 것으로 바꾸어 대신하다'라는 뜻이다. 예를 들면 "부상으로 빠진 그를 갈음할 만한 선수가 없다" "옛날에 찍은 사진을 보여 드리고 싶었지만 잃어버려서 이 사진으로 갈음합니다"처럼 쓸 수 있다. ㄱ의 경우는 '죽었거나 자격이 없어진 사람을 대신해 상속받는'이란 뜻이므로 '갈음하여'로 써야 하고 ㄴ은 이번 경기에 따라 올 한 해의 성적이 좋은 쪽, 또는 나쁜 쪽으로 갈린다는 뜻이므로 '가름한다'로 쓰는 게 문맥에 맞다.
Board 말글 2011.12.30 바람의종 R 21074
[우리말 바루기] 한계와 한도 9초75. 10년 전 스포츠과학자들은 육상 100m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를 이렇게 예측했다. 현재 공식 세계기록은 9초77. 10년 전 예측에 거의 도달했다. 스포츠과학의 발달로 최근엔 10년 전 추정치보다 기록을 더욱 단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과연 100m의 인간 한계는 얼마일까? '한계(限界)'는 사물.능력.책임 따위가 실제 작용할 수 있는 범위 또는 그런 범위를 나타내는 선을 말한다. "한 네덜란드 교수가 '육상 100m의 한계는 9초50'이란 기존 학자들의 예상치보다 더 낮춘 9초29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에서 '한계'는 사람이 100m를 9초29보단 빨리 뛸 수 없다고 여긴다는 뜻으로 쓰였다. 이처럼 '한계'는 어떤 범위 이상은 없다고 볼 때 사용한다. '한계'와 유사한 말로 '한도(限度)'가 있다. 일정한 정도 또는 한정된 정도를 일컫는 말로 "다리운동을 할 때는 허리나 무릎에 부담이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하는 게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도전하고 싶다"와 같이 쓴다. 주로 어떤 범위 이상은 넘어설 수 없다고 보는 경우에 사용한다. 두 낱말이 범위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쓰임이 비슷한 것 같지만 정해진 범위 이상은 없다고 볼 땐 '한계', 정해진 범위 이상은 넘을 수 없다고 여길 땐 '한도'를 써서 표현한다. "인간이 지닌 시각 능력의 한도는 24분의 1초다"처럼 '한계'가 올 자리에 '한도'를 사용하거나 "1만원 한계 내에서 물건을 사라"와 같이 '한도' 대신 '한계'를 쓰면 어색한 문장이 된다.
Board 말글 2011.12.30 바람의종 R 8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