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亂)후 곤산(崑山) 에 이르러 - 완채(阮廌) / 조동일 옮김
집과 산을 한 번 떠난 지 십 년이나 지나
이제 돌아오니 송국(松菊)이 반이나 모지라졌네.
임천(林泉)에서 지내리라는 언약 어찌 저버리겠나,
먼지 쌓인 땅에서 머리 숙이면서 내 자신이 가여울 따름이다.
향리(鄕里)를 잠깐 지나니 꿈에 온 듯한데,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다행히 몸은 성하구나.
어느 때에 운봉(雲峯) 아래에다 집을 얽고서,
산골 물 길어다가 차 끓이고 돌을 베고서 잠들까.
一別家山恰十年 歸來松菊半翛然
林泉有約那堪負 塵土底頭只自憐
鄕里儳過如夢到 干戈未息幸身全
何時結屋雲峯下 汲澗烹茶枕石眠
〈베트남 최고 시인 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