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1953~ ), '겨울강'
겨울 강에 나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 위에
돌 하나를 던져 본다
쩡 쩡 쩡 쩡 쩡
강물은
쩡, 쩡, 쩡,
돌을 튀기며, 쩡,
지가 무슨 바닥이나 된다는 듯이
쩡, 쩡, 쩡, 쩡, 쩡,
강물은, 쩡,
언젠가는 녹아 흐를 것들이, 쩡
봄이 오면 녹아 흐를 것들이, 쩡, 쩡
아예 되기도 전에 다 녹아 흘러 버릴 것들이
쩡, 쩡, 쩡, 쩡, 쩡,
겨울 강가에 나가
허옇게 얼어붙은 강물 위에
얼어붙은 눈물을 핥으며
수도 없이 돌을 던져본다
이 추운 계절이 다 지나서야 비로소 제
바닥에 닿을 돌들을.
쩡 쩡 쩡 쩡 쩡 쩡 쩡
쩡, 쩡, 쩡, 쩡, 쩡, 혹한에 언 강물과 돌이 부딪치는 이 의성어는 던져진 돌을 튕겨내는 것이 아니라
던진 사람의 팔이 튕겨내는 것 같다.
던진 사람의 마음을 밀어내는 것 같다. 그래도 시인은 <수도 없이 돌을 던져본다>.
이 단단한 결빙의 근육이 사실은 한 없이 부드러운 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인 지금은 시인을 밀어내는 것 같지만, 결국은 그 넓고 깊은 바닥으로 그 돌들을 껴안으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김기택<시인>
던진 사람의 마음을 밀어내는 것 같다. 그래도 시인은 <수도 없이 돌을 던져본다>.
이 단단한 결빙의 근육이 사실은 한 없이 부드러운 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인 지금은 시인을 밀어내는 것 같지만, 결국은 그 넓고 깊은 바닥으로 그 돌들을 껴안으리라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김기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