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 위 누군가에게 - 안정옥
當身을 푸르게 하는 나무 , 물푸레나무는 개울가에서
듬성듬성 마주친다 물이끼를 피하려 나무를 잡았다면
물푸레나무다 산에서 내려오는 마을 노인들 지팡이도
물푸레나무다 바위 뒤에 숨겨 놓은 지팡이 들고
내려온 적 있었다 내 손안에서 그 나무는 덮개이듯
편하다 산에 갈 땐 마루 옆에 세워 둔 지팡이 들고
나섰다 어린 나무의 몸에도 벌써 山水圖가 피었다
한 가구점에서 그와 흡사한 무늬의 책상을 보았다
그 나무의 참고 견딘 시간들을 잘 포장하여 침묵으로
대하라 했다 사랑은 느닷없이 왔다가 거둬 가는 것처럼
물푸레나무 색깔을 지녔다 나는 몇 번 더
가구점 앞에서 책상을 물끄러미 쳐다보곤 돌아섰다
얼마나 많은 나무들로 채워졌는가 물푸레나무川
한참 건너 쏟아지는川 옆에 나는 산다 그들이 우연으로
비집으며 들어왔다 그렇게 물푸레나무 책상에 앉아
오래되어 너덜너덜해진 산수도를 본다 내가 상대해야 할
모든 것 물푸레나무 색깔, 當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