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in a blue moon - 정채원
그곳에 가면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뜬다네
두 번째로 뜨는 보름달은 푸른 달이지
구름 속으로 하마가 날아다니고
땅위에 내려앉지 못하던 발 없는 새들이
숲속에서 마지막 춤을 춘다는 밤
소식 알 길 없던 헤어진 연인들이
달나라에서 문자를 보내오고
사과꽃이 한꺼번에 후드득 진다네
영문도 모르는 눈먼 새는 푸드득
암청 하늘로 황급히 날아가고
다음날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다네
푸른 달 아래 사과꽃 밟으며
우린 누구나 죄인의 얼굴이 되겠지만
누군가는 아직도 무염시태(無染始胎)를 꿈꾸기도 하지만
나는 장미보다 가시의 정원을 꿈꾸네
모든 상처 간신히 아문 뒤에 감기로 죽고 싶지는 않다네
죽음이 살갗 밖으로 푸르스름 혈관처럼 내비치는 밤
달빛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색소폰을 불며
비소 먹은 듯 그렇게 푸른 꽃을 피우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