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을 위하여 - 이문연
오르페우스*여! 이 땅에 오래토록 머물러 주소서
그대가 연극과 노래로 지옥의 강 스틱스를 건넜듯이
명부의 왕 하데스가 생명과 빛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허락했듯이
그대의 노래와 연주로
이 혼탁한 세상을 광명으로 빛나게 하소서
다시는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를 묻지 말게 하여주시고
잘못된 잣대로 인간의 서열을 정하고
심판하는 어리석은 자들과
성공과 출세라면 손발이 닳도록 비벼대는 자들과
혹세무민하는 정신 나간 위정자들을
그대의 아름다운 감성으로 교화해 주시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꾸짖어 주소서
삼라만상을 춤추게 하는 오르페우스여
이제는 트라케의 언덕에서 방황하지 마시고
에우리디케를 향한 그리움에 너무 상심하지도 마시고
그대의 리라가 하늘에 성좌가 되었듯이
인간에게도 신과 동격임을 알려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시고
내가 존재하고 내가 욕망하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너,
혼자 잘나 잘 사는 것이 아니라는
왜곡된 시선에 그 탄착점을 벗게 해 주시어
없는 사람 못난 사람도 함께 어울리며 살 수 있도록
기쁨과 슬픔. 행복과 상처를 주고받는 제로섬*이 아니라
늘 아끼고 서로 만족 해 하는 윈윈이 되게 하소서
*오르페우스(Orpheus);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인·음악가. 초인적인 음악적 재능을 가졌으며
그가 리라를 연주하면 맹수들과 초목까지도 매료되었다고 함
*제로섬(zero-sum): 합이 0이라는 뜻. 즉 어떤 시스템이나 사회 전체의 이익이 일정하여
한쪽이 이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본다는 것
*윈윈(win-win);너와 네가 손해 없이 만족이나 이득을 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