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가 - 반칠환
머리가 허연 숫새가 날아간다
공은 강을 건너지 마시오
아내가 좇아오며 외친다
숫새가 마침내 강에 떨어져 죽는다
아내가 강바닥에 주저앉아
공후를 켜며,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린 다음
숫새가 들어간 강물로 걸어간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사공이
강물을 명주필처럼 걷는다
울음이 여울지는 강물 한 폭을 잘라서
지게에 지고 더 큰 강으로 들어간다
사공의 아내가 좇아오며 외친다
공은 강을 건너지 마시오
사공이 마침내 강에 떨어져 죽는다
사공의 아내가 강바닥에 주저앉아
공후를 켜며, 노래를 부른 다음
집으로 돌아와 울면서 밥을 짓는다
그녀의 나 어린 딸이 영문도 모르고
제 앞날 같은, 뜨거운 국 그릇을 쏟으며 운다
공은 강을 건너지 마시오
복개된 강둑에 세워진 전설을 읽으며
젊은 남녀들이 깔깔거린다
무시로 강을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