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들에의 배려’ 부분 - 허정애(1955~ )
무슨 생각을 해? 당신은 물었지만 내 안의, 나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 무수한 타자들의 생각을 나라고 어찌 다 알겠는가. 마는, 차창 밖 흩날리는 눈발에서 눈을 거두고 내 의식의 숭숭 뚫린 구멍 속을 들여다보았지. 오<2014> 살찐 몸을 굼실거리며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분노의, 질시의, 비굴의, 영악의, …… 역한 벌레들이라니. 그러나 나는 침묵할 것이다. 눈발에 지워지는 거리의 간판이나 훑으며.
신의 죽음은 인간의 죽음을 초래한다. 인간의 죽음은 영원한 죽음이 되어버린다. 인간의 죽음이 용인된다면 용인되지 않을 것이 없다. 죽음은 악덕 중의 악덕, “분노의, 질시의, 비굴의, 영악의, …… 역한 벌레들” 모두가 용인된다. 분노, 질시, 비굴, 영악들을 “타자들의 생각”이라고 한 것이 이채롭다. 나는 타자들의 집합소? 나는 타자다? 바야흐로 용인되지 않을 것이 없는 시대다. 분열이 용인된다. 김기덕의 ‘나쁜 남자’가 용인된다. 부동산 투기는 부동산 투자가 되었다. <박찬일·시인>
무슨 생각을 해? 당신은 물었지만 내 안의, 나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 무수한 타자들의 생각을 나라고 어찌 다 알겠는가. 마는, 차창 밖 흩날리는 눈발에서 눈을 거두고 내 의식의 숭숭 뚫린 구멍 속을 들여다보았지. 오<2014> 살찐 몸을 굼실거리며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분노의, 질시의, 비굴의, 영악의, …… 역한 벌레들이라니. 그러나 나는 침묵할 것이다. 눈발에 지워지는 거리의 간판이나 훑으며.
신의 죽음은 인간의 죽음을 초래한다. 인간의 죽음은 영원한 죽음이 되어버린다. 인간의 죽음이 용인된다면 용인되지 않을 것이 없다. 죽음은 악덕 중의 악덕, “분노의, 질시의, 비굴의, 영악의, …… 역한 벌레들” 모두가 용인된다. 분노, 질시, 비굴, 영악들을 “타자들의 생각”이라고 한 것이 이채롭다. 나는 타자들의 집합소? 나는 타자다? 바야흐로 용인되지 않을 것이 없는 시대다. 분열이 용인된다. 김기덕의 ‘나쁜 남자’가 용인된다. 부동산 투기는 부동산 투자가 되었다. <박찬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