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 오는 하루 - 한재관
내 뼈에서 나온 뼈
내 살에서 나온 살
다 털어 바쳐
부서진 뼈마디 긁어 모아
하나로 맺어 주는
붉은 키스 보헤미안의 자유
겉옷 벗어 속살 드러내
그대 눈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파란 눈빛으로 다시 피어나리니
말간 몸짓 쌓여 고여
마른 가지
새벽빛 솟아올라
뽀얗게 싹트는 신바람 축제
멀어서 아까운 시절아
다정(多情)도 불사(不死)
돋아라 솟아라
새 봄 떡잎 아가야
내 뼈, 내 살
그 자리 그대로 피고 지고
다 낡아
시들어 부서지는 날
가는 세월, 없는 기억
오늘, 오늘뿐이어라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