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바다로 길을 낸다 - 위승희
빈방에서 나 홀로 그림자와 이야기하다
옛 친구들 그리우면 바다로 간다
냇가에 뛰어놀던 벌거숭이 웃음
물결따라 자맥질을 하고 있네
온종일 울어도 눈물 흘리지 않는 바람과
홀로 먹이를 찾는 갈매기는 이야기하네
'파도는 부서져도 멍들지 않고 멀리서
희망의 출발을 하고 있다'고
거기
떨어진 별이 살아 숨쉬는 곳에
검정 고무신에 고래를 키우며
맨발로 웃고 선 어린 내가 섬이 되었네
정선이, 병호, 기순이가 햇미역처럼 누워 흔들리고 있네
정선아 병호야 기순아 모두 모두 안녕
내가 하는 이야기는 모두 바다로 갔네
나도 지금 이야기 따라 바다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