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것 같다
"기쁘십니까? 슬픕니다/ 슬프십니까? 기쁩니다/ 두렵습니까? 설렙니다/ 설레십니까? 두렵습니다." 민정호와 장금이의 애틋한 사랑을 선문답 같은 대화 속에 녹여 냈던 '대장금'의 명대사 중 하나다. 이처럼 사람들은 '기쁘다, 슬프다, 두렵다' 등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런데 자신의 느낌을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대상을 받은 소감이 어때?/ 기분이 좋은 것 같아" "사건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니?/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 등과 같이 자신의 분명한 생각이나 느낌, 경험을 말하면서도 '~것 같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렇게 자신의 느낌이나 경험을 남의 일처럼 추측해 얘기하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는다. 기분이 좋으면 '좋다', 재미있으면 '재미있다'고 말하는 게 올바르다. '같다'가 추측,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것 같다'의 꼴로 쓰일 땐 "비가 올 것 같다"처럼 반드시 '확실하지 않은' 전제가 있어야 한다.
물에 물결이 있고 바람에 바람결이 있듯 말에도 결이 있어 그 결을 살려 어법에 맞게 써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