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 둘이서 - 구자운
그대들 둘이서 하나를 이루려면
상기 한참 동안 머물러야 한다.
흐름 위에 옮아 가는 꿈의 그늘과
갈풀의 희살댐에 불붙는 눈물로써
얼운 검을 꿰뚫어야 한다.
이는 구름의 날아오름과 새의 몸바꿈과의
분간키 어려운 한때의 웅성거림
상기 한참 동안 손과 깃쭉지와의 사이 사이.
그대들의 잔디를 걸어갈 때
해의 맴도리를 멀리 쫓으면서
둘이서 같은 바다를 이루려면
상기 한참 동안 찻종과 입술과의
거센 그늘을 참아야 한다.
바퀴의 울렁거림과 눈 속의 빛과
웃는 허파의 갖은 깃발을
고즈너기 넘어뜨려야 한다.
눈과 눈과의 사이 먼동의 연달음을
머리와 머리와의 위해 퍼진 넓이를
잃어진 발자국의 깃을 치는 소리로써
어깨 위에 내려 걸리는 말들과 더불어
충실한 바람은 쓸어 버릴 테지.
허지만 상기 한참 동안
그대들의 무게가 하나를 이루려면 -
눈 뜬 골짜구니를 밟아야 한다.
흐름 위에 옮아가는 꿈의 그늘과
갈풀의 희살댐에 불붙는 눈물로써
상기 한참 머물러야 한다.
그대들 둘이서 하나를 이루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