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산牧馬山 메아리 - 남용술
산기슭 나부끼는 하얀 모시옷자락
산정에 걸려있는 흰 구름 같이
노을에 젖어있는 아슴푸레한 기억
그런 날로 만나서 반갑고 즐거운
이승에서 맨살 부빈 이 누구였을까.
영혼이 잠 속에서 서성거리는 밤마다
찾아오는 어린 날의 기쁨도 슬픔도
지치고 고단하게 머물다 삭은 시간
어디로 가고 없는 비어있는 골짜기
끝없는 메아리의 물결 헤치고 있었다.
숨쉬는 길목마다 까닭 있는 바람소리
지울 수 없는 핑계로 울먹이고 있는
침묵의 징검다리 하나하나 건너면
투정과 허물을 안고 새벽이 열릴까.
관세음 외시던 미소 가득한 어머니
그 세월안에서 피고 지던 소식을
만날 수 없이 끝난 곳에 정적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