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된 길 - 채성병
참으로 많은 길들 중에 내가 가본 길들은 어디? 어디?
또한 내가 흘러들어 본 길들은 어디? 어디?
혼자 떠나는 약화되어 가는 길을 위해
나는 마음의 새벽을 준비한다
길이 길인 것은 떠나는 자가 있기 때문
오늘도 강줄기 따라 길을 떠나지만
강으로 난 길은 곧잘 제 모습을 감추곤 한다
누치회 몇 점에 금새 환해지는 강도
강가의 돌도 모래도 쌓인 흙더미도
제각기 길을 열 때
비로서 나도 마음의 길을 열 것이다
아직, 밝음에서조차도 깨어나지 못한 저 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