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열쇠 - A.J. 크로닌
제2부 기묘한 천직 - 3.(1/2)
3
서리가 하얗게 내린 추운 아침에 폴리 아주머니가 맥주 회사 상표가 붙은 타원형의 은빛 쟁반에 아직도 지글지글 끓고 있는 베이컨 에그와 따끈한 홍차, 그리고 막 구어낸 토스트를 아침 식사로 가져다 줄 때까지 포근한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은 여간 즐거운 게 아니었다. 그는 가끔 아침 일찍 불안한 기분으로 잠을 깨는 수가 있는데, 그래도 이젠 그 지긋지긋한 조선소의 사이렌 소리 따위에 놀라거나 할 필요가 없다 생각하면 금세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따뜻한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곤 했다. 스위트피의 넝쿨 무늬 벽지를 바른 아담한 그의 침실은 깨끗한 나무 벽장에 모피 융단이 깔려 있고 한쪽 벽에는 경마에 이긴 기념으로 맥주 회사가 주는 경마의 석판화가 걸려 있었다. 다른 한쪽 벽에는 법황 그레고리의 초상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종려나무 가지가 꽂혀 있는 작은 성수반이 문 옆에 놓여 있었다. 프랜치스는 이제 옆구리의 통증도 나았고 기침도 별로 나오지 않게 되었다. 볼에는 살이 붙기 시작했다. 안일하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애무와 같았으나 장래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은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현재의 생활은 대단히 고마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10월도 다 가는 어느 날씨 좋은 날 아침, 폴리 아주머니는 그의 침대 곁에 앉아서 무엇이나 잘 먹어야 한다면서 자꾸 더 먹기를 권하고 있었다.
"자, 그것 좀 더 먹어라. 잘 먹기만 하면 가슴둘레도 커진단 말이야."
접시에는 달걀이 세 개 그리고 베이컨까지 곁들여 있었다. 아침밥이 이렇게 맛있는 것인 줄은 벌써 옛날에 잊어 버렸었다. 무릎 위에 놓인 쟁반의 균형을 잡으면서 프랜치스는 아주머니의 표정에서 여느 때와는 다른 명랑함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과연 그녀는 의미 있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좋은 뉴스가 있어. 너무 놀라지 않겠다면 가르쳐 줄 수도 있는데......"
"무슨 뉴스 인가요, 폴리 아주머니?"
"굉장히 기쁜 소식이야. 네가 아저씨와 나하고만 있으면 무척 따분할 거야."
그녀는 프랜치스가 그렇지 않다고 말하려고 하는 것을 그 인자한 갈색 눈으로 살피고는 밝게 웃어 보였다.
"무엇인지 알아맞혀 보렴."
프랜치스는 깊은 애정이 담긴 눈으로 폴리 아주머니를 올려다보았다. 그것은 그녀의 어느 때나 변함없는 애정이 불러 일깨워 준 것이다. 폴리 아주머니의 잘 생기지 못한 넓적한 얼굴-긴 윗입술과 그 위에 난 잔털, 볼 옆에 털이 난 사마귀가 있는 창백한 얼굴이 지금은 정이 들어 아름답다고까지 생각되었다.
"잘 모르겠는데요, 아주머니."
그의 호기심을 교묘히 불러일으킨 것이 재미있다는 듯이 그녀는 좀처럼 웃는 일이 없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짧은 코웃음을 쳤다.
"영리한 네가 어찌된 게 아니냐? 너무 잠만 자서 바보가 된 모양이구나."
그는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이제는 회복기도 이미 지나고 있었다. 그녀의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폐결핵을 두려워하고 있는 폴리는 프랜치스도 폐를 앓지나 않을까 해서 걱정이 되어 언제나 아침은 열 시까지 잠을 재우곤 했다. 그리고 일어나 옷을 갈아입으면 아주머니를 따라서 쇼핑을 하러 나가는데, 아저씨가 먹새가 좋은 사람이어서 맛있는 것밖에 먹지 않으므로 고급 육류를 사기 위하여 타인카슬의 번화가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폴리 아주머니는 물건을 살 때 까다로운 편이었다. 그녀는 일류 상점의 단골이면서도 마음에 드는 점원이 없으면 아무것도 사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주머니는 레이디다운 우아한 행동을 가장 소중히 했다. 그러므로 시내의 부인복 전문점에서 맞추는 그 옷은 종종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당하고 웃음거리가 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폴리 아주머니는 평판이 좋았다. 거리를 거닐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받는다. 그것도 이 지방에서 상당한 위치의 인물, 예를 들면 측량 기사라든가 위생 검사관이라든가 또는 경찰서장 등등의 높은 사람이거나 하면, 겉으로는 나타내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 기쁨은 여간한 것이 아닌 것이다.
"저분은 오스틴 씨인데 철도 회사의 전무님이야. 아저씨의 친구분이시지......참 좋은 분이야" 하고 인사를 받고 나면 아주머니는 몸을 꼿꼿이 세우고 모자에 달린 새털을 날리면서 낮은 소리로 프랜치스에게 말해 주곤 했다. 성 도미니코 교회의 미남이며 풍채가 좋은 피츠 제랄드 신부가 지나가면서 정중하고 약간 겸손한 미소를 지어 보일 때엔 아주머니의 기뻐하는 모습은 보통 이상이었다. 매일 아침 함께 교회에 들를 때마다 프랜치스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그녀의 열성적인 얼굴과 경건하게 합장한 손과 소리도 없이 움직이는 움직이고 있는 입술을 언제나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기도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면 그녀는 튼튼한 구두라든가 책이라든가 드로프스 등등을 프랜치스에게 사주곤 했다. 그럴 때 그가 눈물을 머금고 아주머니의 지갑을 못 열게 말리기라도 하면 폴리는 언제나 그의 팔을 꼭 잡고 머리를 흔드는 것이었다.
"아저씨는 구두쇠 노릇을 하는 사람을 아주 싫어하신단다."
아주머니는 네드 아저씨와 유니온 주점을 퍽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유니온 주점은 파지장에서 아주 가까운 운하의 거리와 제방 모퉁이에 있어서 근처에 있는 집들과 석탄선과 새로 생긴 철도 마차의 역까지 내다 볼 수 있는 좋은 장소였다. 갈색 페인트를 칠한 이층집으로, 바논 일가는 주점의 이층에 살고 있었다. 매일 아침 일곱 시 반이 되면 청소부인 매기마군이 가게문을 열고 청소를 한다. 정각 여덟 시에는 네드 바논이 윗도리는 입지 않았을망정 말쑥한 모습으로 이층에서 내려와 술통 뒤에 있는 부대에서 새 톱밥을 꺼내어 바닥에 뿌린다. 그럴 필요는 없는 것이지만 아저씨는 이것을 일종의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것이 끝나면 몇 시가 되었는가 하고 시계를 보고 나서, 우유를 가지고 뒤뜰로 나가 호이페트(그레이하운드와 테리어의 잡종인 경주용 개)에게 아침밥을 먹인다. 개는 모두 열세 마리였다-이것은 그가 미신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 일이 끝나면 단골 중의 제일 첫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첫 손님은 스캔티 마군이며, 그는 목발을 짚고 절름거리며 그가 좋아하는 맨 구석 자리에 앉는다. 이어서 파지장의 인부들이 들어오고 그리고 밤일을 끝낸 철도 마차의 마부가 한두 사람 들어온다. 그들은 독한 술을 작은 글라스로 한 잔 마신 다음 맥주를 몇 명 마시고는 이내 돌아가 버린다. 그러나 스캔티만은 예외이다. '신사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라고 쓴 나무액자가 걸려 있는 카운터 테이블에 온화한 얼굴을 하고 서 있는 네드를 충실한 번견같이 아첨하는 것 같은 눈으로 바라보면서 스캔티는 앉아 있다. 오십 살이 된 네드는 살이 찌고 체격이 좋은 사람이었다. 혈색 좋은 얼굴에 눈이 약간 튀어나왔으나 매우 착실하고 침착한 인상이다. 옷은 수수한 짙은 색이 잘 어울리는 그는 흔히 선술집의 주인에게서 볼 수 있는 천박함이나 화려한 점은 조금도 없는 착실하고 무뚝뚝하며 점잔을 빼는 사람이었다. 그러한 자기에 대한 평판과 또 이 주점 자체를 운영한다는 것을 그는 자랑으로 알고 있었다. 그의 부모는 감자 농사가 흉작으로 끝나자 아일랜드에서 이주해 왔으며, 그 자신도 어렸을 적에 가난과 굶주림을 너무나도 뼈저리게 체험을 했으나 모든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성실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그의 주점은 단속 기관이나 양조 회사에게 다같이 잘 보여서 유력한 지인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 실제로 "술장사도 그렇게 나쁜 장사가 아니야. 나는 오히려 훌륭한 장사라고 생각해. 우리 집이 그 좋은 본보기일 거야"라고 말할 정도였다.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는 것은 절대로 반대했으며, 마흔 살이 되지 않은 여자가 들어오면 아주 쌀쌀하게 거절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니온 주점은 '가족적'이었다. 무질서를 대단히 싫어했고 조금이라도 문란해지는 기색이 보이면 당장에 노기등등하여 카운터를 낡은 구두로-이것은 특히 그 목적으로 언제나 카운터 밑에 놓아두고 있었다-탕탕 치면서 소란이 진정될 때까지 그만두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대단한 주호였으나 술을 마시고 결코 흐트러진 자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성 바트리시오 축일(아일랜드 보호 성인 축일로 3월 17일)밤이라든가, 하로인(모든 성인의 축일. 천국에 있는 성인을 종합하여 축제함. 11월 1일부터 8인간의 대축제를 말함)의 밤 축제라든가, 섣달 그믐날 같은 날에는 술을 마시고 여느 때보다도 훨씬 만연에 웃음을 지으며 눈동자가 몽롱해지는 수가 있으나 이것은 일년에 며칠밖에 없는 축제가 있는 날의 밤에만 그러했다. 또 기르는 개가 경주에 이겨서 목에 새로운 매달이 하나 더 늘어날 때에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렇게 마셨어도 그 이튿날 아침이 되면 으레 부끄러운 얼굴을 하고서는 성 도미니코 교회의 보좌 신부인 크랜시 신부를 모시러 스캔디를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고백 성사를 한 후 바지를 툭툭 털면서 천천히 일어나 헌금 상자에 넣어 달라고 말하면서 젊은 신부의 손에 1파운드 금화를 억지로 쥐어 주는 것이다. 그는 성직자를 매우 존경하고 있었으며, 교구 성당의 주임신부인 피츠 제랄드 신부에 대해서는 외경에 가까운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네드를 가리켜 '구두쇠 같은 사람'이라고 했으나 그는 잘 먹고 헌금 잘하고 주식을 사는 일이나 투기를 싫어했으며 여유가 생기면 확실한 부동산에만 투자했다. 폴리는 폴리대로 죽은 오빠 마이클로부터 물려받은 상당한 재산이 있었으므로 네드에게는 그 면에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그는 좀처럼 애정을 나타내는 성격은 아니었으나 그의 말에 따르면 프랜치스만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프랜치스의 조심성 있고 말수가 적고 어딘지 모르게 침착한 태도, 묵묵히 감사하고 있는 태도가 좋은 것이다. 하기는 주의해서 보고 있자면 그 애가 혼자서 멍청하게 뭔가를 생각하고 그 어린애다운 얼굴에 쓸쓸한 기색을 나타낼 때에는 네드도 언짢게 얼굴을 찡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프랜치스를 좋아했다.
오후가 되어 햇빛이 비스듬히 내리쬐는 한산한 주점에서 프랜치스는 네드 옆에 앉아 배부름에서 오는 몽롱한 눈을 하고서 스캔티와 함께 네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지식은 풍부하지는 못하지만 부지런한 매기의 남편이며 귀찮은 존재인 스캔티 마군이 스캔티(부족 또는 불충분이라고하는 의미)로 불려지는 것은 몸이 남들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몸은 반쪽만이 완전했다. 혈액순환이 안돼 몸 한쪽을 전혀 쓰질 못했다. 스캔티는 죽으면 해부해도 좋다는 증서에 서명을 하고 의사에게 몸을 팔아 버렸다. 그러나 그 돈은 모두 술 마시는 것에 다 써 버리고 그 후로는 재수 없는 세월만이 이 눈이 짓무르고 게으르고 수다스럽고 운이 나쁜 늙다리에게 남겨진 것이다 지금은 아무도 상대해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술이라도 한 잔 들어가면 난 사기꾼에게 걸려들었노라고 말하면서 자꾸만 분개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돈이라고 받았으니 무엇에 쓰겠는가 말이야. 돌팔이 의사놈 같으니라고. 그렇지. 내가 의사놈보다 더 오래 살면 문제는 간단해. 절대로 네까진 놈들한테는 주지 않을 거야. 천만의 말씀이지. 안 되면 물에라도 빠져 죽어 버릴 거야. 두고 보라고!"
그래도 네드는 그런 스캔티에게 가끔 프랜치스를 시켜 맥주를 갖다 주라고 했다. 물론 동정해서 주는 것이지만 첫째는 프랜치스에게 병뚜껑 따는 스릴을 맛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상아로 된 손잡이가 달린 오프너로 맥주병을 따서 조끼에 술을 가득 부으면 스캔티는 좋아서 '거품이 넘치지 않는가'하고 주의를 주는 것이었다. 거품이 일면 맥주의 향긋한 남새가 참으로 좋았고, 문득 프랜치스도 한 모금 마셔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네드는 마셔도 좋다고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 조카의 얼굴이 기쁜 듯이 일그러지면 싱긋 웃었다. 그리고 "이것만은 마셔 본 사람이 아니면 그 맛을 모른다"하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또한 "여자와 맥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라든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친구는 자기의 돈이다"라는 상투적인 문구를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자기 철학인 체하며 사용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도 저도 모두 경구와 같이 되어 버린다. 네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마이클 바논의 딸 노라였다. 노라는 세 살 때에 어머니를, 그 2년 후에는 아버지를 모두 폐병으로 여윈 네드의 형의 딸이었다. 당시 켈트 민족에게는 이 병이 매우 성행했다. 일단 발병하면 거의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 네드는 그런 노라를 애지중지 길러서 그녀가 열세 살이 되자 노던바란드에서 으뜸가는 성 엘리자벳 수도원의 기숙 학교에 보내기로 했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해 주는 것이 그로서는 무엇보다도 큰 기쁨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교육의 향상을 상냥하고 관대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방학이 되어 노라가 집에 돌아오면 그는 전적으로 딴 사람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옷차림은 여느 때보다도 더 단정히 하고 소풍이라든가 그 외 여러 가지 오락을 이것저것 계획한다던가, 노라의 그분이 상하지 않도록 주점이 있을 때에도 한층 엄격하게 행동하는 것이었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그럼 말할까......"하고 폴리 아주머니는 아침 식사 쟁반을 든 채 프랜치스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모두 이야기해 버리지 않으면 안 되겠군. 먼저 아저씨가 오늘밤 파티를 열기로 하셨단다. 하로인 축제와......그리고"-거기에서 약간 눈을 내리뜨고-"또 하나의 중대한 발표가 있단다. 식단에는 거위 고기와 4파운드의 케이크, 스냅 드라곤(타오르는 브랜드 접시에서 건포도를 꺼내먹는 오락)의 건포도, 그리고 물론 사과에-사과는 고스포스의 랭 과수원에서 아저씨가 언제나 특별히 좋은 것을 주문하신 거지만. 점심때가 지나서 그 사과를 가지러 가 줄래? 좋은 산책이 될 거야."
"네, 가겠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길을 잘 모르잖아요."
"좋은 사람이 안내해 줄 거야."
폴리는 아주 침착하게 은밀히 숨겨 두었던 뉴스를 내놓았다.
"그건 말이지, 방학을 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예쁜 아가씨란다."
"노라군요!"하고 프랜치스는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쳤다.
"그래, 맞았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쟁반을 들고 일어섰다.
"아저씨는 노라가 오기 때문에 대단히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야. 자아, 착한 애야, 어서 옷을 갈아입으렴. 마중 나가야지. 열한 시까지는 역에 가야 하니까."
아주머니가 나가자 프랜치스는 이상하게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앞만 바라보고 있었다. 노라가 온다는 뜻밖의 소식에 마음이 몹시 설레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프랜치스는 그녀가 좋았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부끄러움과 동시에 애달픈 기분이 섞인 뭔가 이상하게 새로운 감정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유도 모르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후다닥 일어나 서둘러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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