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팝니다 - 이성임
저리 쉽게 별을 구워낼 수 있다니
세상, 연고라고는 엉덩이 붙여놓은 자리뿐인 여자가
오글오글 모여 있는 햇살 끌어안고
온 종일 별을 찍어내고 있다
설탕 한 스푼, 소다 찔끔 섞어 잘 저으면
양은 국자 안에서 흠실흠실 몸을 바꾸는 여자의 꿈
동네 아이들을 불러모은다
코딱지만한 손에 별 하나씩 쥐고
쪼그리고 앉아 꿈을 빚는 꼬마 녀석들
바늘 끝에 침을 살살 발라 계곡을 따라가면
알퐁스 도데의 별 하늘이 열리고
은하철도999가 열리고
붓 끝에 매달린 고향 별 하늘이 열린다
바이올린 현처럼 쏟아지는 미리내 다리 건너
살풋 다가앉아 별을 다듬는 사이
어느새 초롱초롱 빛나는 개밥바라기
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어둠 결을 저으며 고개를 들어보니
여자는 어느새 자리를 옮겨
하늘정원에 별자리를 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