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선
낯선 신록 -
나뭇잎들이 낯설다
아주 옛것들 같기도 하고
나중 있을 우리 손녀의
엄청 이쁠 눈 속의 것들 같기도 하다
천지 중병에 쏟아붓고 쏟아붓던 푸르름의
나뭇잎들 앞에는 죄다 '―' 이런
줄도막이 붙어 있다
나무가 긴급으로 부른 원시의
공기와 샘물과 생흙의 꼭지일까
나뭇잎이 내민 창끝일까
요것 봐라 날아드는
산성 빗줄기의 부리일까
나뭇잎들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요놈의 것, 요게 그렇다면
맨날 나를 주저앉히는 예금통장의 그
마이너스라는 게 틀림없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