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말글 2012.09.06 바람의종 R 11268
Board 말글 2012.09.06 바람의종 R 17627
Board 말글 2012.09.04 바람의종 R 11886
Board 말글 2012.08.30 바람의종 R 10551
[우리말바루기] 나무랬다, 나무랐다 / 바람, 바램 “넌 항상 그 모양이니”와 “어쩌다 나무랠 일이 생겼구나”의 차이.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에겐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하므로 어휘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이왕이면 ‘나무랠’이 아닌 ‘나무랄’로 맞춤법에 맞게 표현하면 교육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나무래/나무래는/나무랬다’로 발음하거나 표기하지만 ‘나무래다’가 아닌 ‘나무라다’가 기본형이므로 ‘나무라/나무라는/나무랐다’로 활용해 써야 한다. “가만있는 애를 왜 나무라?” “자녀의 지난 행동을 들춰내 나무라는 건 좋지 않다” “과정은 무시한 채 결과만 보고 아이를 나무랐다고 하더군요”처럼 쓰인다. ‘나무라다’와 더불어 틀리기 쉬운 말로 ‘바라다’도 있다. “무얼 더 바래?” “그는 딸이 행복해지기를 바랬다”처럼 활용해선 안 된다. 희망하다는 뜻의 동사는 ‘바라다’이므로 ‘바라’ ‘바랐다’로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 어간 ‘나무라-’와 ‘바라-’ 뒤에 어미 ‘-아’가 왔을 때 ‘나무래’와 ‘바래’가 아닌 ‘나무라’와 ‘바라’가 되는 것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돌아가다’에 ‘-아’가 결합하면 ‘돌아개’가 아닌 ‘돌아가’로 활용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Board 말글 2012.08.23 바람의종 R 22292
[우리말바루기] 과욋돈 명절에는 아이나 어른이나 설레고 들뜨기는 마찬가지다. 맛있는 음식이 많을 뿐 아니라 반가운 얼굴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명절이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주는 용돈을 챙기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연세 드신 어른들 역시 자식들이 주는 용돈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정해진 수입이나 기준·정도를 넘어 생기는 돈을 무엇이라 할까. ‘가욋돈’이다. 그러나 ‘가욋돈’을 ‘과욋돈’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외’와 ‘가외’의 뜻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외’는 ‘정해진 학과 과정이나 근무 시간 이외’를 의미하는 낱말로 “수학 실력이 부족해 선생님께 방과 후 과외 강의를 들었다” “개인적인 일은 근무 시간에 하지 말고 과외로 시간을 내서 하십시오”와 같이 쓰인다. ‘과외 열풍’ ‘과외 비용’에서처럼 학교에서 정해진 교과 과정 외에 비공식적으로 하는 수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외’는 “이번 달은 명절이 끼어 예상 외로 가욋돈이 많이 나갔다” “축구스타 베컴은 연봉보다 광고 출연료와 같은 가외 수입이 더 많다”에서와 같이 ‘일정한 기준이나 정도 밖’을 의미할 때 쓰인다. ‘과욋돈’이라고 하면 정식으로 사전에 등록된 단어는 아니지만 과외에 들어가는 비용이라는 뜻이 된다. 원래 생기는 수입 외에 따로 들어오는 돈을 의미할 땐 ‘일정한 기준이나 정도 밖’을 뜻하는 ‘가외’를 써 ‘가욋돈’이라 해야 바른 표현이다.
Board 말글 2012.08.21 바람의종 R 9365
[우리말바루기] 몸 달은 “내가 읽은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내가 읽는 책은 정말 흥미로워. 너도 한번 읽어봐.” 이 두 예문을 구별 짓는 근본적인 차이는 무얼까. 시제다. 앞 문장은 과거를 나타내고 뒤 문장은 현재를 나타낸다. 예문에서 상이한 부분은 ‘읽은’과 ‘읽는’이므로 여기에서 그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말의 동사 어간(‘보다, 보니, 보고’의 ‘보-’처럼 활용할 때 변하지 않는 부분)에 ‘-은’이나 ‘-ㄴ’을 붙이면 과거시제의 관형사형을 만들 수 있다. 관형사형이란 ‘읽은 책, 읽는 책’처럼 뒤에 오는 명사, 대명사, 수사 등을 꾸밀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둘 중 ‘-은’은 ‘먹은’ ‘웃은’ ‘젖은’처럼 앞에 오는 어간이 자음일 때 쓰고, ‘-ㄴ’은 ‘(잠을) 잔, (총을) 쏜, (홈런을) 친’처럼 어간이 모음일 때 사용한다. 하지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는 법. ‘이슬람 펀드 잡아라, 몸 달은 금융계’ ‘30년 살은 개’ ‘5㎝나 줄은 허리둘레’ 의 경우를 보자. ‘달은, 살은, 줄은’은 위 법칙에는 들어맞는다. 어간 ‘달-, 살-, 줄-’이 모두 자음으로 끝나고 어미가 ‘은’이니까. 그러나 이렇게 쓰면 맞춤법에 어긋난다.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는 ㄹ이 자음이지만 ‘-은’이 아니라 ‘-ㄴ’을 쓰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때는 ‘몸 단 금융계’ ‘30년 산 개’ ‘5㎝나 준 허리둘레’라고 써야 한다.
Board 말글 2012.08.21 바람의종 R 7573
[우리말바루기] 묫자리 / 묏자리 얼마 안 있으면 한가위다. 한가위를 앞두고 성묘(省墓)하러 가는 차들로 주말이면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는다. 주로 설이나 추석, 한식(寒食)에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 살피고 돌보는 일을 성묘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의 중요한 관습 중 하나다. 묘(墓)의 순 우리말은 뫼다. 뫼는 사람의 무덤을 말한다. 무덤은 송장이나 유골을 땅에 묻어 놓은 곳을 가리킨다. 무덤과 같은 뜻의 단어로는 분묘(墳墓), 유택(幽宅), 음택(陰宅) 등이 있다. 산소(山所)는 뫼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이 뫼를 쓸 자리를 이를 때 “이번 한국 방문에서 그녀는 남편이 자신의 묘자리로 그토록 원했던 통영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을 홀로 둘러볼 작정이다” “아파트와 통장을 아내 명의로 돌렸어. 그러고 나선 묫자리를 보러 다녔지” “운명을 다스리는 묫자리”처럼 ‘묘자리’ ‘묫자리’를 사용하는 예가 흔하다. 이 ‘묘자리’ ‘묫자리’는 표준어가 아니다. ‘묫자리’는 ‘못자리’(볍씨를 뿌려 모를 기르는 곳)의 제주 방언이다. ‘뫼를 쓸 자리’를 가리키는 정확한 단어는 ‘묏자리’다. 또 ‘산’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로 ‘메’가 있는데―평안 방언인 ‘뫼’도 있다―이를 ‘뫼’(무덤)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어르신들께서 생전에 자신이 죽어서 묻힐 자리, 즉 묏자리를 준비하고 또 직접 보고 싶어 하셨다. 죽음에 대한 어르신들의 태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한 예다.
Board 말글 2012.08.20 바람의종 R 12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