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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 - 발레리 / 김현 옮김
뺨 색깔의 하늘이 마침내
눈길의 애무에 맡겨지고
시간이 금빛으로 소멸하기까지
장미빛 색조 속에 노닐 때
이러한 그림이 유혹하는
쾌락의 벙어리 앞에서
띠 풀린 그림자가 춤추다가
저녁 어스름에 뭍히려 한다.
떠도는 이 띠는
공기의 숨결 속에서
이 세계와 내 침묵의
그지없는 유대를 끊을락말락한다…….
부재인가 현존이런가…… 난 정말 혼자이다.
그리고 어두워라, 오 그윽한 수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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