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 15
노향노루가 제 향기에 미쳐 숲속 그늘을 달리듯 나는 달립니다
밤은 무르익은 오월의 밤, 미풍은 남녘의 미풍
나는 길을 잃고 헤매며 내가 얻을 수 없는 것을 찾고, 찾지 않는 것을 얻습니다
내 가슴에서 내 소망의 영상이 솟아나와 춤을 춥니다
빛나는 환상이 날아다닙니다
나는 그것을 꼭 잡으려는데 그것은 나를 빠져나가 내 길을 잃게 만듭니다
나는 얻을 수 없는 것을 찾고, 찾지 않는 것을 얻습니다.
- 『기탄잘리』, 김병익 역, 민음사,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