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6,719 추천 수 1 댓글 0
불면(不眠)
잠이 오지 않는 밤
수면제(睡眠劑)를 한알, 혹은 러시아産 워드카에 취해
마른 肉體를 버린 靑春은 가서 오지 않는다.
수심(愁心)에 가득찬 표범처럼
암흑을 건너온 사랑의 이야기도 끝내
돌이키지 못한다.
안녕(安寧)을 알리는 전화(電話)가 울고 회선(回線)에 목이 잠긴
少女가 울었다.
마른 입술을 태우는 담배처럼
마른 肉體를 불사른 靑春은 오지 않는다.
욕망(慾望)이 죽고, 眞理가 죽고, 전설(傳說)로 떠난 木馬는
시든 꽃과 슬퍼하는 公主를 남긴 채
恨처럼 흐르는 江을 건넜다.
木馬에 끌려가는 時間의 사슬소리
계절(季節)이 말라붙은 창(窓)을 글썽이는 별들이
들여다 보고
가장 아픈 말 한마디를 차마 쓰지 못한 詩人은
끌려가는 木馬의 울음소리만 들을 뿐이다.
대답하지 않으리라
암흑을 건너 암흑에 도달한 운석(隕石)처럼
깊이깊이 묻히리라.
잠이 오지 않는 밤,
수면제(睡眠劑)를 한알, 혹은 러시아産 워드카에 취해
마른 肉體를 버린 靑春은 한번 가서
오지 않는다.
詩/오세영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날짜 |
---|---|---|---|---|
공지 | 부활 - 친구야 너는 아니 (시:이해인) | 風文 | 53,547 | 2023.12.30 |
393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1~4) - 이해인 | 風文 | 281 | 2024.11.08 |
3929 |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 風文 | 227 | 2024.11.08 |
3928 |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 風文 | 721 | 2024.11.08 |
3927 | 양지쪽 - 윤동주 | 風文 | 251 | 2024.11.08 |
3926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6~9) - 이해인 | 風文 | 258 | 2024.11.06 |
3925 | 사랑과 침묵과 기도의 사순절에 - 이해인 | 風文 | 321 | 2024.11.06 |
3924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 風文 | 243 | 2024.11.06 |
3923 | 산상 - 윤동주 | 風文 | 226 | 2024.11.06 |
3922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 1~5) - 이해인 | 風文 | 135 | 2024.11.04 |
3921 | 사랑 - 이해인 | 風文 | 231 | 2024.11.04 |
3920 |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 | 風文 | 184 | 2024.11.04 |
3919 | 닭 - 윤동주 | 風文 | 179 | 2024.11.04 |
3918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8~21) - 이해인 | 風文 | 696 | 2024.11.01 |
3917 | 비 갠 아침 - 이해인 | 風文 | 643 | 2024.11.01 |
3916 | 미스터 리에게 - 김수영 | 風文 | 164 | 2024.11.01 |
3915 | 가슴 2 - 윤동주 | 風文 | 187 | 2024.11.01 |
3914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13~17) - 이해인 | 風文 | 715 | 2024.10.28 |
3913 | 비밀 - 이해인 | 風文 | 229 | 2024.10.28 |
3912 | 凍夜(동야) - 김수영 | 風文 | 245 | 2024.10.28 |
3911 | 가슴 1 - 윤동주 | 風文 | 181 | 2024.10.28 |
3910 | 사랑할 땐 별이 되고 (흰구름 단상 7~12) - 이해인 | 風文 | 212 | 2024.10.25 |
3909 | 부르심 - 이해인 | 風文 | 207 | 2024.10.25 |
3908 | 싸리꽃 핀 벌판 - 김수영 | 風文 | 208 | 2024.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