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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1913~75), '눈물'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잗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 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주시다.
양심과 고독과 참회. 이렇게 쓰면 끝. 간단한 일. 홀로 선 사람을 보는 것은 쉬운 일.
참회도 마땅한 일. 그런데… 내 눈물의 연원조차 그대는 쉽게 알아채고 마는데. '나
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이라는 말 한마디가 참으로 간단하지 않구나. 베드로 광장
엔 새로 지은 눈물 방울 맺히고.
박상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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