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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1964~ ), '산수화' 전문
그 어디멘가 마을 복사꽃들 사이 저 포크레인
가네 꽃들 연한 살을 순하게 따먹는
마치 봄두렁에 황소 한 마리
노랑나비 달고 다복다복 가드끼……
강을 넘어
산을 넘어
경계를 허무니 저 또한 건달 아닌가
그 어디멘가 포크레인 진경을 그리며
산수의 담담함 속을
담담히 허물어지는 저 진경!
살은 이겨져 냄새만 독한디
저 또한 건달 아닌가, 별것 아닌 것가치
마치 환한 노랑나비 달고
싸묵거리는 황소거치……
복사꽃 피는 마을 산수 속으로 들어오니 포크레인도 '노랑나비 달고 다복다복' 가는 황소가 된다.
별것 아닌 건달이 된다. 진경은 허물어지고 산수의 살은 이겨지는데,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는 듯
하다. 황소처럼 순하고 느리고 우직한 기계 건달도 산수요, 마을을 파괴하는 폭력도 진경이라고.
시인의 어조가 담담하고 능청스러우니, 속울음은 독자의 몫인 것 같다.
김기택<시인>
김기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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