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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의 죽음 ━ 겨울 판화(版畵) 4 / 가형도
그 해엔 왜 그토록 엄청난 눈이 나리었는지. 그 겨울이 다 갈무렵
수은주 밑으로 새파랗게 곤두박질치며 우르르 몰려가던 폭설.
그때까지 나는 사람이 왜 없어지는지 또한 왜 돌아오지 않는지
알지 못하였다. 한낮의 눈보라는 자꾸만 가난 주위로 뭉쳤지만
밤이면 공중 여기저기에 빛나는 얼음 조각들이 박혀 있었다.
어른들은 입을 벌리고 잠을 잤다. 아이들은 있는 힘 다해 높은음자리로
뛰어올라가고 그날 밤 삼촌의 마른 기침은 가장 낮은 음계로 가라앉아
다시는 악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 밤을 하얗게 새우며 생철 실로폰을 두드리던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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