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장애 2 - 최승철
쓸쓸할 때마다 헬스 사이클을 탔다. 관성이란
달리고 있는 물체가 계속 질주하려는 성질. 온
몸이 저리고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자살 시도 이유. 각설탕 한 개를 먹다 남은 과자
봉지에 넣어두면, 눅눅함을 방지 할 수 있다.
어둠 속 같은 것으로 더욱 빛났던 눈동자
오늘은 흰 눈이 와서 너를 더 그리워했구나
냉장고 속의 알전구, 점자를 더듬어 간다.
살아있다는 것이 불쾌하게 느껴졌다.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성기를 잘라버릴 결심을 했다.
천상(天上) 나는 어머니를 닮았다. 삶에 대해 애착이
없다는 것, 기억의 무게는 0.1g이라는 영혼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 지팡이 다닥다닥 부딪치는 소리를 따라,
오랜만에 듣는 낙숫물 소리
필리핀 사람들은 신(神)을 향해 북향으로 창을 낸다.
가슴이 아프다는 말, 그 말은 너무 매끈해서
내장을 뺀 오징어 위로 지나가는 칼날 같았다.
오늘은 발가락이 시려서 차마 다 못 하겠구나.
감기 몸살을 앓던 아내의 한마디, 나 돈 많이
못 번다고 혼내지마, 그 바람은 사라진 절터의
황폐한 공허를 연상케 한다.
나무가 솟구치니 물이 중심을 잡는다
주전자가 있는 배경으로 흰 옷 입은 여자가 오랜 시간 동안
생각과 생각을 뒤집고 있었다. 이것은 자해(自害)의 형태에
관한 기록, 하늘과 내통하고 싶었다. 생각이 지글지글
튀겨지고 있었다. 밤바다에선 수면 위로 꽃잎 같은 물안개
몇 줄기 피어날 것이다.
각혈한 어느 날 아침, 양파 뿌리가 자라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