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不二) - 김동현
산 속으로 길게 뻗은 오솔길 하나
하늘길로 맞닿아 있다
이 재 건너면 저승,
나는 황천을 넘어간다.
길 가운데 그리고
길섶으로 어설프게
흩어 누운 묏동들.
삶과 죽음의 경곗길,
인가와 저승의 임계지,
거기 진이(珍伊)의 주검이 누웠길래
너의 곁에 가만히
내가 가서 눕는다.
오늘은 내 삶과 너의 죽음이 함께
햇빛바라기로 나란히 누웠다
나는 오늘에서야 알게 된 것일까
삶과 죽음이 불이(不二)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