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여름 한때 - 신인호
한강 가를 어루만지던 아침햇살이
연분홍빛 나팔꽃에 귓속말로 소곤거리고 간 뒤
물굽이는 알았다는 듯이 뒤척인다
갈대의 가냘픈 허리에 감기며
나팔꽃 미소로 가슴을 열면
줄 점무늬 팔랑나비 설렘으로 날아 앉은 자리마다
찬란한 사랑이 너무 짧구나
어느 새 노을이 한강을 물들일 무렵
여름을 달래 보내고 막 달려온 소슬바람이
향내를 움켜 담아 강물 위에 뿌리면
한때 찬란했던 행복은 물거품으로 추억을 사위며 여름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