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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815호
2011.5.1 (음 3.29)/발송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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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server@paran.com) |
※ 한자가 물음표(?)로 보이는 경우 누리집에 오셔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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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오늘의 어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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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걸음은 햇살이 거대한 빙하를 녹이듯 서서히 우리 몸의 건강을 잠식해 들어가 얼핏 걸음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수많은 질병과 문제를 불러일으키며 정신건강에까지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 안광욱 <제대로 걸어야 제대로 산다>(다빈치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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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말글 / 한글바로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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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다
입춘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던 한파도 한풀 꺾였다. 강추위 뒤끝에 산들 불어오는 바람은 봄 느낌을 안고 있다. 혹한 탓에 전기도 끊기고 수돗물도 끊길 만큼 이 겨울은 참 추웠다.
지난달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이 날씨 탓에 멈춰서는 사고가 있었다. “연이은 한파가 계속되면서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의 금속지지대가 수축되어서” 발생했다고 서울메트로 쪽은 밝혔다. 이 소식을 전한 어떤 방송기자는 “지하철 운행이 [끈겨서]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설 연휴를 앞둔 세밑에 수돗물 공급이 끊긴 일도 있었다. 서울 강북정수장에서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대형 상수도관이 추위를 버티지 못하고 터져 발생한 일이다. “수돗물 공급이 [끈기면서] 설을 앞두고 해당 지역 주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도 전파를 탔다.
이어져 있던 것을 떨어지게 하거나 공급하던 것을 중단하는 ‘끊다’의 발음은 [끈타], ‘끊다’의 피동사 ‘끊기다’의 발음은 [끈키다]이다. ‘ㅎ(ㄶ, ㅀ)’ 뒤에 ‘ㄱ, ㄷ, ㅈ’이 결합되는 경우에는, 뒤 음절 첫소리와 합쳐서 [ㅋ, ㅌ, ㅊ]으로 발음한다.(표준발음법 12항)
봄의 문턱 입춘이 지났으니 새싹 돋는 우수, 개구리 겨울잠 깨는 경칩이 머지않다. 동장군이 물러가면 ‘연분홍 치마 휘날리는’ 봄바람이 불 것이다. 봄바람 불면 지하철도 수도관도 추위 때문에 끊길[끈킬] 일 없을 거다. 새봄이 오면 ‘대동강 물 풀리듯’ 정치판에 끊겨[끈켜] 있던 언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센티
이번주 초 여러 뉴스의 머리기사는 주말부터 이어진 일부 지방의 폭설 관련 보도였다. 텔레비전에서는 특보를 내보냈고 라디오 뉴스도 시간마다 톱기사로 다루었다. 지난 14일 ㅁ방송 뉴스의 한 대목을 들어보자. “주말에 1미터 가까운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영동지역에 또 많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이 아니라 설상가설(雪)인데요….”(앵커) “지금까지 속초에 [십팔쩜팔 센찌미터] …동해 [오 센찌미터]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강릉 기자) “지금까지 내린 눈은 경남 밀양이 [십쩜오 센티미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포항 기자) ‘설상가설’로 시작한 눈 소식에 담긴 적설량은 영동지방의 [센찌미터]와 영남지방의 [센티미터]로 달리 전해졌다.
비가 내린 양은 ㎜(밀리미터)로, 눈은 ㎝(센티미터)로 잰다. ‘밀리’(m)는 1000분의 1을 나타내는 접두어, ‘센티’(c)는 100분의 1을 나타낸다. 국제단위계(SI)에 따른 것이다. 센티미터는 ‘센티’로 줄여 쓰기도 한다. ‘센치’는 일본말(セン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삼가야 할 표현이다. ‘감상적이거나 감정적인 특성이 있다’는 뜻의 ‘센치하다’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도 ‘센티하다’, ‘센티멘털하다’ 하는 게 바른 우리말이다.
폭설 얘기를 꺼내니 ‘음주 뺑소니 전력’으로 입길에 오르내리는 신임 기상청장 처지가 떠오른다. 눈 내리는 거 보면서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떠올리는 이가 있기에 더 그렇다. “겨울가뭄 때문에 눈이 좀 왔으면 했지만, 좀 과하네요. 눈까지 ‘과유불급’이란 말이 생각납니다. 눈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들 힘내시기 바랍니다.”(ㅁ방송 앵커)
강재형/미디어언어연구소장·아나운서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별나다’의 ‘-나다’와 ‘뿔나다’의 ‘나다’는 의미도, 문법 성분도 다르다. ‘별나다’의 ‘-나다’는 홀로 쓰이지 못하는 접미사다. 일부 명사 등에 붙어 그런 성질이 있다는 뜻을 더하고 형용사로 만든다.
‘엄청나다, 맛나다.’ ‘뿔나다’의 ‘나다’는 ‘일어나다, 솟아나다, 생기다’ 등의 뜻을 가진 동사다. ‘뿔나다’는 이 별개의 동사 ‘나다’와 ‘뿔’이 합해 만들어졌다.
만무방
김유정은 1930년대 한국 소설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봄봄’ ‘동백꽃’ ‘금 따는 콩밭’ 등 30여편의 단편소설 등을 남기고 29세에 숨졌다. ‘만무방’도 그가 남긴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 ‘만무방’과 다름없는 삶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렸다.
‘만무방’은 ‘염치가 없이 막된 사람’을 뜻한다.
끼치다와 미치다
"경제적.경제외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변동하는 환율은 다시 국제수지, 물가, 경제성장 등 경제 변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최명희의 '혼불',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 문학작품에서 방언이 작품의 리얼리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하고 있다."
'끼치다'는 '영향.해.은혜 따위를 당하거나 입게 하다'란 뜻이고, '미치다'는 '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해지다. 또는 그것을 가하다'라는 의미다. 사전의 뜻풀이나 앞에 든 예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끼치다'와 '미치다'는 서로 바꿔 쓸 수 있다.
하지만 '끼치다'는 대체로 다른 사람에게 걱정(심려/염려), 누(累), 불편, 수고, 손해, 폐(弊), 해(害) 등을 주게 될 때 사용된다. "인간 사회에서 그 누구든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자유를 누릴 수는 없다" "선생님께 누를 끼친 것은 아닌지 심히 염려됩니다" "하수도 공사로 보행자들께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처럼 긍정적인 말보다는 부정적인 말과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끼치다'가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크든 작든 자신에게 은혜를 끼친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보답할 줄 아는 것이 사람의 도리다" "현재의 역사가들 중에서도 로마문명을 이렇게까지 발전시키는 데 가장 큰 공로를 끼친 사람을 카이사르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등에서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미치다'는 받는 쪽보다는 주는 사람 쪽에 초점이 있으나, '끼치다'는 주는 쪽보다는 받는 사람 쪽에 초점이 있다(임홍빈, ''뉘앙스 풀이를 겸한 우리말사전'').
'자처'와 '자청'
"이 광고를 촬영할 때 '가게가 예쁘게 나오도록 하려면 여기서 찍어'라며 카메라 각도를 알려주고 '소쿠리는 이게 제격이지'라며 화면에 나오면 좋을 것 같은 소품을 집에서 갖고 오는 등 마을 주민들이 조감독 역을 자처했다."
위 예문에서 '조감독 역을 자처했다'는 제대로 쓰인 것일까. '자처'와 '자청'은 자칫 헷갈리기 쉬운 단어들이다. '자처(自處)는 '자기를 어떤 사람으로 여겨 그렇게 처신함'이라는 뜻이다. 이에 비해 자청(自請)은 '어떤 일에 나서기를 스스로 청함'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 글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조감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기 마을에서 광고를 찍으니 기뻐서 스스로 나서 조감독처럼 도와주는 것일 뿐이다. 이럴 경우는 ''조감독 역을 자처했다''가 아니라 ''조감독 역을 자청했다''로 하는 것이 옳다.
"공자는 주(周) 문왕(文王)의 정신적 계승자를 자처했다." "공형진은 좋은 연극을 할 요량으로 극단 ''유''의 막내 단원 되기를 자청했다." 이 두 예문에서는 자처와 자청이 바르게 쓰였다. 공자는 스스로를 문왕의 정신적 계승자로 생각하고 있고, 공형진은 연극을 하기 위해 자기가 원해서 고달픈 막내 단원이 되려는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자신이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처라면 '어떤 일을 맡아서 하겠다고 스스로 나서는 것'이 자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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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우리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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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송이 장미에 붙인 비밀 - 박시하
엄마, 당신에게 전화를 걸면 백만 송이 장미는 왜 그렇게 서럽게 피어날까요?
엄마, 버스가 나를 그 골목에 내려놓았어요 늘 저녁이어서 깊고 어두웠지요 닫힌 문 앞에 서서 초경하는 여자아이처럼 내가 울고 있을 때 하수구로 쓸려가는 핏물 번진 눈동자들 우르르 배꼽으로 몰려와요
듣고 있나요 엄마, 아낌없이 아낌없이 주기만 할 때 백만 송이 백만 송이 장미가 정말 필까요? 당신을 닮은 나의 자궁에도 백만 송이 그 장미 피어날까요? 당신은 오랫동안 내게 사랑의 기술* 을 가르쳤지요 긴 저녁을 거슬러 푸르러진 장미의 나날, 내가 삼켰던 백만 개의 꽃잎이 백만 개의 우물 위로 떠오르고 있어요
엄마, 비밀은 이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왜 모든 슬픔은 배꼽에 고일까요? 내 딸이 탄 버스가 그 깊은 골목에 당도하려 할 때 당신의 울음 속에 물결치는 그 꽃잎을 타고 우리 이제 그립고 아름다운 나라로 갈 수 있나요?
* 서가에 꽂혀 있던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이 부분에 엄마는 밑줄을 쳐 두었다. "만일 그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대는 모든 사람들을 그대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할 것이다. 그대가 그대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는 한, 그대는 정녕 그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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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현대시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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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와 오월 까치 - 최지향
푸르름 번져가는 산뜻한 오월이여 풀잎에 맺힌 이슬 닮은 영롱한 시절에 눈부신 햇살 받으며 황금빛 잎새로 단장을 한다.
온종일 나다녀도 기분 좋은 초록 오월 잎새에 가리어서 자기들의 세계 만들어 새끼랑 온가족 모여 잎새 속에 숨어서 사랑 나눈다.
느티나무는 어디에 저 많은 초록들을 다 넣어 두고 있었던 것일까 저토록 푸르른 잎새들을 어디에 두었던 걸까
모내기 하려고 가두어 놓은 무논에 어린 백로 해오라기 새끼새들이 나온다. 5월에 태어난 새들이 바깥 구경을 하나 보다.
우리 학교 교정에도 까치 새끼 태어나서 아기 새 한 마리가 나무 밑에 떨어졌다. 맘 고운 열아홉 살 인화가 가슴에 안고와서 우유 먹여 내보냈다.
아기 새 보고 싶어 오월 내내 들여다보려 해도 잎새에 가린 까치집 보이지 않아 답답터니 호기심 많은 아기새가 내 소원을 들어주었다.
아기 새 어찌될까 어미 새 하늘 위를 비잉비잉 돌면서 깍깍깍 소리치며 아기새 주위 맴을 돈다. 아기 새 운동장에 놓아 두니 어미 새가 호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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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동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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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 김녹촌
강아지는 강아지 저희들끼리 하루살인 하루살이 저희들끼리 끼리끼리 어울려 정을 나누며 서로서로 사이좋게 살아갑니다.
잠자리는 잠자리 저희들끼리 피라미는 피라미 저희들끼리 끼리끼리 모여서 서로 정답게 오순도순 얘기하며 살아갑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저희들끼리 끼리끼리 모여서 잘도 사는데 우리 겨렌 그 언제 한데 어울려 얼싸안고 정답게 살아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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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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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 무라카미 하루키
제6장. 작지만 확고한 행복을 나는 원한다
회사 사무실이 왜 바쁘게 돌아가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사무실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세상은 굉장히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음을 절실히 실감하게 된다. 세상이 우동 가게와 야채 가게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의 인생은 훨씬 단순해질 텐데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회사'라고 이름이 붙은 곳에서 근무한 일이 없다.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회사에 다니는 걸 거부하면서 살아왔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럭저럭 일이 돌아가는 형편상 그렇게 되어 버린 것뿐이다. 나는 이따금 생각하는데, 만일 인생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 하나하나를 컬러 마커 같은 것으로 색칠해 나간다고 하면, 내 경우에는 '형편상'을 칠하기 위한 색깔의 마커가 상당히 많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제쳐 두고 회사에서 근무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나의 인식 영역에는 회사라든가 그것에 부수되는 갖가지 주변적 사물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 가령 넥타이를 매고 회사에 간다는 것은 어떠한 일인가? 상사와 부하라고 하는 것은 어떤한 정신적 위치관계에 있는가? 오피스 러브란 어떠한 것인가? 창가족(역주:집무에 방해가 되지 않는 창가에 책상이 있는 중간 관리자로, 그들에게는 일다운 일이주어지지 않는다)은 매일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런 것들은 모두 내 상상력의 범위 밖에 있다. 회사가 바쁘다고 하는 것도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 "우동 집이 바쁘다"라든가, "야채 가게가 바쁘다" 고 말한다면, 나도 체험해 본 바가 있으므로 이해할 수 가 있다. 그러나 "회사가 바쁘다"라는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가 없다. 나의 고등 학교 시절은 친구가 광고 대리점 비슷한 것을 경영하고 있어서, 이따금 그 사무실에 들르는데, 보면 스무 명 가량의 사원들이 모두 바쁜 듯이 일을 하고 있다. 전화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표에 무엇인가를 써넣고 있는 사람도 있고, 종이 봉지를 들고 밖으로 달려나가는 사람도 있다. 보고 있노라면 힘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떤 식으로 바쁜지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동정심이라고 할 정도의 마음은 생기지를 않는다. 사무실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세상은 굉장히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구나,하고 절실히 실감하게 된다. 세상에 우동 가게와 야채 가게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모든 사람의 인생이 헐씬 더 단순해질 것이 틀림없다. "아주머니,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이쪽 분의 토마토를 싸드리고 나서 해드릴게요"라든가, "미안합니다. 지금 가게가 조금붐벼서요. 배달은 30분 정도 걸릴 겁니다"하고 말하면, 그것으로 이야기는 모두 통할 테니까 말이다. 내가 그 친구에게 "꽤 바쁜 것 같구나" 하고 말하면, 그 친구는 "당연하지. 보고 있으면 알 수 있을거야"하고 대답한다. 하지만, 무엇이 어떤 식으로 바쁜가 하는 것까지 그 친구는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런 걸 설명해 줄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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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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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삶을 꿈꾸는 너희들이여 - 라즈니쉬 外
2. 예언자 - 칼릴 지브란
고통에 대하여
그러자 이번에는 한 여인이, 고통에 대해 말씀해 달라 했다. 그래서 그는 대답했다.
그대들의 고통이란, 그대들 오성의 껍질이 깨어지는 것이니 과일의 씨도 햇빛을 쬐려면 부서져야만 되듯이, 그대들은 고통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거늘. 만일 그대들이 매일매일의 삶의 기적들을 가슴속 깊이 경이로움으로 간직할 수 있다면, 고통도 기쁨 못지 않게 경이롭게 될 것이다. 그리고 들판 위로 지나가는 계절에 언제나 순응했듯이, 그대들 가슴의 계절도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대들은 슬픔의 겨울 사이로 조용히 바라보게 되리라. 그대들이 느끼고 있는 고통의 대부분은 스스로 선택한 것. 그대들 내부의 의사가, 병든 치아를 치료하는 쓰디쓴 약. 그러므로 의사를 믿고 침착하게 그가 주는 약을 말없이 먹으라. 왜냐하면 그의 손은 아무리 차갑고 딱딱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보다 부드러운 손길에 인도되고 있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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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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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심리 - 김성태
첫째 묶음 - 생활 속의 심리
좋은 버릇 나쁜 버릇
속담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느니 "제 버릇 개 주랴"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 형성된 버릇은 그 사람됨의 일부분으로 평생 붙어 다닌다는 뜻일 게다. 오늘날의 심리학도 여러 가지 버릇들이 합치고 뭉쳐져 하나의 사람됨을 꾸미고, 이런 사람됨은 대부분 어릴 때 형성된 버릇에 좌우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좋은 성격을 지니게 하려면 어릴 때 버릇을 잘 들이게 해야 한다. 틀림없이 그렇다.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사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곧잘 어울려 살 수 있는 버릇을 길러 주어야 한다. 어느 때건 양심적이고 의무를 완수하며 이상을 충실히 추구하는 버릇, 서로 의지하고 남을 생각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냉철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버릇, 필요에 따라 용기를 가지고 싸우며 어느정도 자기 희생까지 서슴지 않는 버릇을 형성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버릇을 기르게 하기 위해 부모, 교사, 사회 일반이 서로 적극 협력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듯 적극적으로 형성시키려고 노력하는 버릇이 있는가 하면 저절로 형성되는 버릇도 있다.
사람들의 내적 요구에 따라 인격적 결함을 보상하기 위해 생기는 그리 좋지 않은 버릇들도 많이 나타난다. 그렇게 가르치지는 않았는데, 공연히 잘 싸우고 말도 안 듣고 부끄러워하는가 하면 편식하는 버릇이나 도벽 등이 생긴다. 이렇게 보면 버릇들의 총화가 사람됨이요 성격이므로 훌륭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 하나의 버릇을 착실히 형성해야 하겠다. 뿐만 아니라 버릇은 사람됨의 소산으로서 부수적으로 저절로 형성되기도 한다. 좋은 버릇을 형성시키려면, 그 사람됨 전체가 원만하고 균형 잡힌 건전한 사람으로 되게끔 지도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사람됨과 버릇과의 관계는 하나 하나의 버릇을 잘 형성시켜야 훌륭한 사람이 나타나고, 또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나 하나의 버릇이 좋은 버릇으로 될 수 있는 관계라고 본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남자 주인공 버틀러가 스카렛과의 사이에 생긴 딸이 주먹을 자꾸 빨아서 입술 모양이 나빠질 것 같다고 걱정한 나머지 딸의 손가락에 열심히 키니네를 발라 주는 장면이 있다. 빨면 쓰기 때문에 주먹 빠는 버릇이 중단될 것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이렇게 주먹을 빨고 손가락을 입에 물고 손톱을 깨무는 등의 버릇은 어린이에게 흔히 보이는 행동이다. 이를 신경증적 습관이라 하는데, 이는 눈을 계속 깜빡거리는 버릇, 코를 훌쩍거리는 버릇, 머리를 공연히 극적거리는 것, 또는 안면 근육을 실룩거리는 증상처럼 성격상 매우 신경증적인 경우에 저절로 나타나는 버릇이다. 버틀러가 자기 딸의 주먹 빠는 버릇을 없애기 위해 아이의 손에 키니네를 열심히 바르지만, 근본적으로 신경증 경향을 없애지 않는 한 이 처치는 완전한 것이 못 된다. 오히려 이 아이에게 다른 신경증적 습관이 생기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뿐이다. 이런 버릇은 긴장이 심한 가정 분위기, 부모의 불화와 지나친 애정, 그리고 간섭, 잔소리 등이 많을 때 생기기 쉽다. 그러므로 이런 버릇을 고치려면 과잉 긴장 요인을 제거해 주는 것이 상책이며, 벌이나 야단을 치는 방법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낸다.
끼니 때마다 음식만 보면 투정부려 전혀 안 먹거나 먹더라도 조금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또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야 수저를 들지 그렇지 않으면 아예 굶어 버리는 어린이도 있다. 게다가 꼭 엄마가 시중을 들어 주어야만 먹는 아이도 있다. 이런 숫자가 꽤 많다는 것이 소아과 의사들의 공통된 견해인데, 이런 버릇이 형성된 이유로는 먼저 신체적 원인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버릇은 만성적인 질병이나 필요한 공기 부족, 운동 부족, 수면 부족의 경우에도 생길 수 있으며, 또 지나친 간식이나 당분 또는 지방질 음식을 많이 먹일 때도 생긴다. 그러나 이같은 신체적 원인보다도 심리적인 원인이 문제라고 하겠다. 대개 애정 부족으로 인해 부모에게 불만은 표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또는 주의 획득의 방편으로 먹기를 거부한다. 이 경우 강제로 먹이면 거부의 방법으로 투정부리며, 때로는 식사와 불쾌감이 서로 조건 형성되어 음식만 보면 불쾌해 한다. 이를 교정하기 위해서는 식사에 결부된 긴장을 풀어 주고 즐거운 식사가 되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되도록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고 조용하고 즐거운 식사 시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이에게도 어느 정도 선택의 자유를 주고, 일정량의 음식을 꼭 먹이기 위해 잔소리하거나 꾀이고 달래는 일은 삼가해야 한다. 그저 규칙적이고 충분한 식사 시간을 주며 간식은 금하고 안 먹어도 이유를 묻지 말고 오히려 무시하듯 모르는 체하는 것이 좋다. 이와 반대로 너무 많이 먹어서 오히려 애를 먹게 하는 경우도 있다. 훈련 부족이나 정신 박약의 경우에 이러는 수도 있지만,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하거나 천대를 받아 먹는 것 이외는 별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이런 버릇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우를 보아 젖이 떨어지고 어머니를 빼앗겼다고 여기는 어린이가 배가 동산이 되도록 먹어대는 경우를 얼마든지 본다. 이런 어린이를 그저 꾸짖고 야단만 치면 몰래 숨어서라도 더 먹게 된다. 이럴 때는 알뜰하게 애정을 주는 수밖에 없다.
아이들에게는 다른 아이를 골려 주고 잘 사우며 욕설이나 하찮은 일에 화를 잘 내는가 하면 물건을 마구 부수는 버릇도 있다. 말하자면 이는 공격적 성벽이다. 자기 의사가 제지당할 때 공격 행동을 취하는 것은 사람의 기본적 반응이라 하겠지만, 대수롭지 않은 일로 싸우고 화내며 남을 골려 주는 것은 병적이라 할 수도 있다. 어떤 곤란을 당했을 때 이를 극복하는 적절한 행동을 발견하지 못하고 감정의 흥분도 통제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화내며 싸운다면, 이는 그 사람됨이 아직 미숙한 상태에 있다는 증거다. 이런 성벽을 고쳐 주려면 적당한 공격 수단과 사회가 용납하는 공격 방식으로 풀도록 유도하고, 공격을 유발하게 한 거친 인간 관계 등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좋다. 짜증이나 화를 잘 낸다면 그 원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고 되도록 정서적 긴장이 적게 해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짜증을 낼 때는 그대로 내버려두고 무시해야지, 이에 맞장구치듯 금방 반응해 주면 오히려 짜증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온다. 짜증과 더불어 공포증, 악몽증, 야뇨증 등의 버릇이 곁들여 있다면, 이 증상은 심각한 것이므로 곧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별로 신체 활동 없이 상상 활동만을 골똘히 하며 즐거워 하는 어린이도 있다. 공상을 즐기는 어린이다. 그런데 이 공상이 현실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계획이라면 창조적 사고하고 볼 수 있어 높게 평가되지만, 현실의 불안이나 고통을 회피하기 위한 일시적 향락이라면 이는 다분히 병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공상에 자주 몰두하며 대인 교섭을 끊고 홀로 즐겨 산다면, 이는 아주 심각한 버릇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런 어린이에게는 주위 사람들과의 접촉에서 만족을 얻게 하고 공상을 그리 달가와 하지 않게 하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을 성취하는 데 관심을 갖고 성공을 맛보게 하며 욕구불만의 기회를 적게 해야 한다. 그러나 말로 이를 억제하면 오히려 이 경향을 강조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만 앞에서 끄떡거리지 않고 수줍어하는 것을 얌전하다고 본다. 특히 여자 어린이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남을 자연스럽게 대하지 못하고 대인 접촉을 두려워해 회피하려는 것은 그 안에 깊게 뿌리 박힌 열등감 때문이라 여겨진다. 능히 해낼 수 있는 일이나 경쟁도 자신 없어서 미리 겁내고 회피해 버리는 것이 바로 수줍음의 진면목이 아닐까. 그러므로 수줍어하는 버릇은 공상벽과 마찬가지로 현실에 부딪치면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지 못하고 미리 회피해서 혼자 즐기려는 경향으로 통한다. 따라서 이런 회피 경향이야말로 장래에 있을 정신적 질병의 유력한 싹이 될 수도 있으므로 크게 단속해야 한다. 공상을 즐기고 수줍어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남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성벽은 눈에 띄는 것도 아니도 또 남을 괴롭히는 것도 아니지만, 심리적인 면에서는 크게 문제삼아야 할 나쁜 버릇이다.
"196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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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명상/지혜/처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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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에게 신발 신기기 - 오쇼 라즈니쉬
신뢰
신에 의하여, 그의 아들을 죽이도록 명령받은 한 남자가 있었다. 그가 아들을 숲속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하자 그 아들은 기뻐서 매우 흥분하였다. 이른 아침에 그들은 떠나야 했다. 그러나 그 아들은 한밤중에 깨어나, "아버지, 우리 언제 가요?" 하고, 재촉하였다. 그 아버지는 몹시 괴로워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들을 숲속에서 죽여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아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매우 흥분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아버지는, 그 자신의 절대자로서 하느님의 존재를 믿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는 그의 아버지를 믿었다. 거기에는 신뢰가 있었다. 아버지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갔고, 그 어린아이는 매우 행복해하였다. 그는 결코 자기 아이를 숲으로 데리고 갈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아들을 죽이려고 칼을 날카롭게 갈기 시작했다. 그 아이는 매우 들떠 있었으며, 아버지를 도와주기까지 하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도 모르고 좋아라 날뛰는 것을 보며 속으로는 울면서 일을 계속했다. 그러자 아들이 물었다. "이 칼을 가지고 무엇을 하실 거예요?" 아버지가 말하였다. "너는 모른다. 나는 살인을 할 것이다." 그래도 어린아이는 웃고 즐거워하며 물었다. "언제요?" 아버지는 칼을 들었다. 그래도 아들은 그의 앞에서 몸을 내밀며 행복하게 웃음 지었다. 아들은 그것을 게임으로 생각하였다. 칼을 내리치는 순간,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다. "멈춰라! 너는 나를 신뢰하였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자 아들이 말하였다. "왜 그만두세요? 어서 내리치세요! 아버지 이건 재미있는 놀이인데요..." 그 아들은 마냥 장난을 치고 싶은 즐거운 기분이었다.
- 그대가 삶을 신뢰할 때, 또한 신을 신뢰한다. 왜냐하면 삶이 신이기 때문이다. 삶 이외의 다른 신은 아무것도 없다. 그대가 신뢰하고 그것과 함께 표류할 때, 죽음조차 변형된다. 그대에게는 죽음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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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세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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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100장면 - 안정애, 양정현
63. 대만, 최후의 항쟁거점이 되다 - 정성공의 대만 정복(1661년)
명은 중국본토에서는 소멸되었지만 이 명의 명맥을 잇겠다고 하여 본토를 떠나 대만으로 들어간 사람이 있는데 그가 정성공이다. 그는 복건 출신으로 아버지 정지룡은 해적출신으로 명나라에 귀순했고, 어머니는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정성공 역시 일본에서 태어났다. 7세 때 중국으로 들어왔으며, 청나라 군대가 한해관을 넘어 북경으로 밀려들 때 난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온 명 황제 융무제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융무제는 정성공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그에게 주씨 성을 내렸다고 한다. 청의 공격을 막고 명 황제를 지킨 것은 정성공의 아버지인 정지룡 등의 군사력이었다. 그러나 정지룡은 나중에 청나라에 투항해버리고 만다. 정성공은 아버지의 배신행위를 눈물로 만류했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뜻을 받아주지 않았다. 정성공은 이에 그의 세력을 끌고 바다로 나와 해상에서 청나라에 대항했다. 그의 목표는 북경을 장악한 청왕조를 타도하고 한족 왕조를 다시 세우는 것이었다. 그 숙원을 달성하기 위한 발판으로 우선 남경을 장악하기 위한 작전을 전개했다. 그가 군대를 일으켰을 때는 1658년으로 순치제의 통치시기였으며, 당시 정성공이 거느린 군대는 20만 정도였다. 군대를 몰아 해안 지역에서 몇번의 승리를 거두었는데, 계속되는 승리에 자만한 정성공 분대는 남경에서 결정적인 패배를 맛보게 된다. 그는 그의 생일에 맞추어 남경을 함락시켜 남경에 입성하겠다는 낭만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청의 군대를 얕보고 덤비다가 청군에게 크게 패한 뒤 그는 그의 근거지인 아모이(하문)로 철수했다. 중국본토에서 유일하게 발붙일 수 있는 곳이 이곳이었다. 북경 회복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자신이 있는 해상전투의 근거지를 확보하려 했고, 그런 그의 생각에 떠오른 것이 대만이었다. 원래 대만은 남방계통의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는데, 중국본토에서 대만을 정보했다는 기록은 수나라 때무터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륙의 중국인들이 대만에 본격적으로 넘어가게 된 것은 명나라에 들어와서였다. 특히 해안지대인 복건, 광동성 사람들이 대만으로 들어가 살게 된 것이다. 이 지역에 조직적인 통치가 이루어지게 된 것은 중국인이 아니라 서양세력에 의해서였다. 1624년 네덜란드는 안평에 상륙했고, 그 당시 살고 있던 원주민인 '다이오완 족'의 이름을 따 다이완으로 부르게 되었다. 1624년 이래 정성공이 들어올 때까지 약 40여년 동안 네델란드의 동인도회사가 대만을 통치했다. 대만 정착 한족들은 이민족의 지배에 고통당하고 있었다. 이들은 네덜란드에 저항햇으나 그때마다 많은 피해를 당했을 뿐 네덜란드를 몰아낼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이민족에게 억압당하는 것보다는 정성공이 와서 통치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들 정성공의 대만 정착을 바라고 있었다. 1661년 정성공은 마침내 대만의 네덜란드 군을 공격했다. 나쁜 기상조건을 역이용하여 전개한 기습작전에 네덜란드 군은 재대로 저항하지 못했으며, 대만에 상륙한 정성공 부대는 네덜란드 총독의 부대가 수비하고 있는 대만성을 공격하여 약 1년여 만에 네덜란드 군을 몰아냈다. 대만에 들어온 정성공은 농민들을 위한 정책을 펴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에 비해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들었다. 또한 토착 고산족의 생존권도 보호했다. 그러나 대만을 장악한 지 1년이 되지 못해 정성공은 39세의 나이로 죽고 말았다. 그후 그의 아들인 정경이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받아 20여년간 대만을 통치했으나, 1683년에는 청나라의 공격을 받아 정경의 아들인 정극상이 청에 투항하고 말았다. 정성공이 대만으로 들어올 때 청나라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상당수의 지식인들이 따라 들어왔고, 따라서 정씨 3대에 걸친 통치시기가 대만이 중국화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청은 정극상의 투항으로 대만을 차지함으로써 완전한 중국지배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뒤 19세기에 들어오면 이른바 대만사건이라는 국제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이 사건은 대만의 산지 거주 토착 민족이 유구인 어부를 살해한 사건이었다. 유구는 일본의 영토였고 유구인이 살해되었다는 것은 일본인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일본은 이 사건을 기화로 대만을 공격하여 산지족을 죽였으며 그 군사동원의 경비를 청나라에 요구했다. 그후 대만은 청나라가 약해지면서 강대국의 각축장이 되어갔다. 1884년 인도차이나 반도를 놓고 청과 프랑스 사이에 싸움이 있었는데, 이때 프랑스 군대가 대만의 기륭을 공격하고 팽호도를 점령하는 사건이 있었으며, 1894년 조선을 사이에 두고 청일전쟁이 일어나 청나라가 패하게 되면서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어 요동과 함께 대만을 일본에 넘겨주었고, 그후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할 때까지 대만은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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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나눔 → 고사성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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匹夫之勇(필부지용) : 匹(필 필) 夫(지아비 부) 之(-의 지) 勇(날쌜 용)
맹자(孟子) 양혜왕하(梁惠王下)편에는 춘추시대 제(齊)나라 선왕(宣王)과 맹자가 나눈 대화가 실려 있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을 꿈꾸는 선왕은 왕도정치를 설명하는 맹자에게 이웃 나라들과 사귀는 방법이 있겠는가를 물었다. 맹자는 인(仁)과 지(智)에 의한 교류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선왕은 맹자의 말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에게는 한 가지 결점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용기를 좋아 한다는 것이요 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맹자는 선왕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왕께서는 작은 용기를 갖지 마십시오. 칼자루을 어루만지며 노려보면서 네가 감히 나를 당해내겠느냐? 라고 하신다면, 이는 필부의 용기입니다(此匹夫之勇). 그것은 겨우 한 사람만을 대적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청컨대 왕께서는 제발 큰 용기를 가지십시오.
匹夫之勇 이란 사려분별 없이 혈기만 믿고 날뛰는 소인들의 경솔한 용기를 말한다. 얼마전 고층빌딩에서 돈을 뿌렸던 한 노동자의 행동을 두고 匹夫之勇 이니 호연지기(浩然之氣) 이니 하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匹夫之勇 으로 즉각 반응을 보여야 할 정치인들은 지금껏 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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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부지용(匹夫之勇) / 소인의 깊은 생각 없이 혈기만 믿고 냅다치는 용기. 《出典》'孟子' 梁惠王下
齊나라 宣王이 물어 보았다.
"이웃나라와 사귀는 데 방법이 있습니까?"
孟子가 대답했다.
"있습니다. 오직 仁者라야 능히 큰 나라로써 작은 나라를 섬길 수 있습니다.그러므로 殷 나라 湯王이 갈(葛)나라를 섬기고, 周文王이 곤이(昆夷)를 섬겼습니다. 그리고 오직 지혜있는 왕이라야 작은 나라로써 큰 나라를 섬길 수 있습니다. 越王 구천(勾踐)이 吳나라를 섬겼습니다. 큰 나라로써 작은 나라를 섬기는 것은 하늘의 道를 즐기는 것이요, 작은 나라로써 큰 나라를 섬기는 것은 하늘의 道를 두려워하는 것이니, 하늘의 道를 즐기는 사람은 천하를 편안케 하고, 하늘의 道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자기 나라를 편안케 합니다.《詩經》
에도 이르기를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하여 길이 나라를 편안케 하도다.'라고 하였습니다." "크기도 하여라, 선생의 말씀이여! 그런데 과인에게는 한 가지 병이 있으니, 과인은 용기를 좋아합니다." "왕께서는 제발 작은 용기를 좋아하시는 일이 없도록 하소서. 칼자루를 어루만지고 노려보면서, '제가 어찌 감히 나를 당해낼 것이냐?'하신다면, 이는 필부(匹夫)의 용기입니다. 이는 곧 한 사람을 대적함이니, 왕께서는 제발 용기를 크게 부리소서."
齊宣王 問曰 交隣國有道乎 孟子對曰 有 惟仁者 爲能以大事小 是故湯事葛 文王事昆夷 惟智 者 爲能以小事大 故 勾踐事吳 以大事小者 樂天者也 以小事大者 畏天者也 樂天者保天下 畏 天者保其國 詩云 畏天之威 干時保之 王曰 大哉言矣 寡人有疾 寡人好勇 對曰 王請無好小勇 夫撫劒疾視曰 彼惡敢當我哉 此匹夫之勇 敵一人者也 王請大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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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자료 → 이글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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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티를 입은 문화 - 문화의 171가지의 표정
2. 나폴레옹은 검은 고양이를 싫어했다.
비오는 날에만 돈을 건다
나폴레옹은 검은 고양이를 싫어했고, 소크라테스는 사팔뜨기를 무서워했다. 줄리어스 시저는 꿈을 두려워했고, 헨리 8세는 앤 블린과의 결혼을 마술에 홀린 탓으로 돌렸다. 표트르 대제는 다리를 건너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고, 새뮤얼 존슨은 건물에 들어 갈 때나 나올 때 반드시 오른발을 먼저 내디뎠다.
미신이란 애당초 불합리한 것이다. 교육이 널리 보급되고 과학이 진보했는데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상하다면 이상한 일이다. 오늘날 고도로 발달한 문명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들은 한두 가지, 또는 그보다 더 많이 미신을 믿고 있다. 미국에서 매일 수만 장의 복권이 단지 그 사람의 행운의 숫자라고 하는 이유만으로 팔려나간다. 미신을 믿는 것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부조리한 부분이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고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처음으로 미신이라는 것이 생겨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5만 년 전, 서아시아 일대에 살고 있던 네안데르탈인에게서부터라고 한다. 그들은 사후의 세계를 믿은 최초의 인류였다. 선대의 인류는 시체를 그냥 버렸으나, 네안데르탈인은 의식을 행한 뒤 시체를 매장했고, 저 세상에서 사용할 식량과 무기 그리고 불을 일으키는 숯을 시체와 함께 묻었다.
영혼이 있다고 믿는 것과 미신은 동시에 생긴 것이라 해도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 역사를 통해서 어떤 사람에게는 종교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미신에 지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자였던 콘스탄티누스 황제에게 이교는 괘씸한 미신이었으나, 이교도 정치가인 타키투스에게는 기독교야말로 해롭고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미신이었다. 개신교 쪽에서 보면 카톨릭의 성자나 성물 신앙은 미신이며, 기독교도의 관점에서 힌두교는 미신으로 넘쳐흐르고 있다. 무신론자들이 보면 모든 종교의 계율은 미신이다.
왜 네잎 클로버를 찾은 것은 행운이고, 거울을 깨뜨리는 것은 불길한가? 지금에 와서 논리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 그러나 본래 어떤 미신에도 그렇게 여기게 된 이유와 배경은 있다. 미신은 직접적인 체험에서부터 생겨난다. 자연의 법칙을 몰랐던 고대인은 갖가지 자연현상, 즉 번개나 천둥, 일식, 월식, 탄생이나 죽음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해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즉 그들은 동물이 육감으로 위험을 알아차리는 것도 틀림없이 영혼이 동물들에게 경고하기 때문이며, 씨앗에서 싹이 돋아나고,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는 기적도 저 세상의 영혼이 부리는 조화라고 여겼다. 또한 그들을 온갖 고난에 찬 생활을 겪으면서 아무래도 주위에는 선한 영혼보다는 악한 영혼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했다. 미신 속에 사악한 영혼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악령이 날뛰는 세계로부터 몸을 지키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의지를 지켜보려고 옛날 사람들은 동짓날에 팥죽을 끓여 귀신을 쫓고, 부적을 써서 신의 가호를 빌며, 네잎 클로버를 찾아서 행운을 빌었다. 어떤 것을 실험해서 효과가 없으면 다른 것, 그것이 안 되면 또 다른 것 하는 식으로 차례차례 부적을 만들어 나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자기 주변에 있는 갖가지 물건이나 동작, 말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오늘날 우리들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몽당연필로 답을 써서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은 그 연필을 행운의 연필로 여기며, 비오는 날에 경마를 해서 큰 돈을 딴 사람은 다음에도 다시 비오는 날에 돈을 걸려고 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해서 아무 것도 아닌 일을 특별한 것으로 만든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는 물건이나 몸짓들 중에는 미신이 아닌 것이 거의 없다. 어느 나라의 누군가가 반드시 미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마을 어귀의 나무, 마늘, 사과, 거울, 우산, 딸꾹질, 돌에 걸려 넘어지는 것, 다리를 떠는 것, 댕기, 무지개... 등등이 그렇다. 과거에 불가사의했던 현상들은 대부분 오늘날 과학적으로 해명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의 일상에서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다. 불행이 닥치면 미신에 눈이 간다. 전혀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행을 미신이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란다든지 시험에 합격하기를 바랄 때도 미신에 마음이 간다. 사람의 힘이 미치지 않는 행운을 비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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