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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편지】: 제 488 호
단기 4341. 9. 2 (음력 8. 3) / 발송인 : 윤영환 (poemserver@paran.com) / Music Off =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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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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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국 광명시 신인 문학상 공모전
기간 : 2008년 8월 10일부터~~10월 13일까지 접수
장르 : 시2편 ( 반드시 2편 ) 수필1편(200자 원고지 15매 내외) 단편소설1편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 희곡1편 (200자 원고지 80매 내외)
자격 : 전국적으로 20세이상[대학생포함] 일반인으로 남녀누구나[등단자는제외]
시상 :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 장려상 (상패 및 상금 수여)
접수 : 우편접수 또는 이메일 접수 주소 : 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 222의1 시민회관2층 예총사무실 내 전화 : 02]2680~6229[예총사무실] / 016~448~9909[문협지부장] 이메일 : artgm77@naver.com < 주소, 성명, 전화번호, 생년월일 반드시 기재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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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따뜻한 전파세상 사진ㆍ수필 공모전’ 공고문
방송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주관하는 ‘제3회 따뜻한 전파세상 사진․수필 공모전’의 작품을 공모합니다. 전파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사진이나 일상생활에서 전파를 이용한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경험이나 사연을 간직하고 계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1. 공모기간 : ’08. 7. 15(화) ~ 9. 12(금) 18:00까지 2. 공모사항 및 예시 o 공모사항 - 우리 주위의 전파생활을 고취시킬 수 있는 미발표 창작 작품 - 일상생활을 통한 전파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내용 - 기타 전파의 중요성을 인식 시키고 일상생활에서의 전파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수필형태의 글 o 공모예시 - 친환경적 기지국 또는 안테나 사진 등 - 위급사항 등에서 휴대전화 또는 기타 기기를 이용하여 도움을 받은 경우나 타인의 도움을 준 내용 등 3. 공모자격 :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여 가능 4. 제출서류 o 신청서 1부 - 협회홈페이지(www.rapa.or.kr)공지사항에서 신청서 다운로드 o 사진파일(jpg, bmp 등) 1부 - 크기 525x355(pixel : 단위)이상, 파일용량은 10MB 이내 - 흑백ㆍ칼라 모두 가능하며 신청서 제출시 촬영일자, 장소 및 재가공 여부 필히 작성하며, 합성사진은 접수 불가 - 단체신청일 경우 대표자 1인으로 제출 o 수필원고(한글 또는, MS워드 형식) 1부 - A4 2장내외 분량(글자크기 11, 줄간격 160%)으로 제출 ※ 유의사항 o 협회홈페이지(www.rapa.or.kr)공지사항에서 신청서 다운로드 o 복수분야 신청시 각 분야의 신청서를 각각 제출 o 입상작에 대한 사용권은 한국전파진흥협회에 귀속되며 협회지 제작 및 기타 홍보물 제작에 활용 o 동점자 처리 기준은 가중치순에 따른 평가 요소별 획득점수를 우선으로 하며, 접수순서 우선으로 함 o 접수문서는 반환하지 않음 5. 제출방법 : e-mail(sjs@rapa.or.kr) 또는 우편접수 6. 시 상
구 분 |
훈 격 |
수상자수 |
시상내역 |
대 상 |
방송통신위원장상 |
사진 1명/수필 1명 |
상장/상금
(각 100만원) |
금 상 |
한국전파진흥협회장상 |
사진 1명/수필 1명 |
상장/상금
(각 50만원) |
은 상 |
전자신문사장상 |
사진 1명/수필 1명 |
상장/상금
(각 30만원) |
동 상 |
한국전파진흥원장상 |
사진 1명/수필 1명 |
상장/상금
(각 20만원) |
입 상 |
한국전파진흥협회장상 |
사진 4명/수필 4명 |
상장/문화상품권
(각 10만원 상당) |
7. 문의처 o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60-4 4층 한국전파진흥협회 경영기획팀 ‘따뜻한 전파세상 사진ㆍ수필공모전’ 담당자 송정석(02-317-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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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 → 명언 / 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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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여행자는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는사람. 완벽한 여행자는 자기가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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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도움 , 글터 → 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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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언어예절
물건이 넘치는 시대다. 이를 만들고 사고팔고 쓰게 하자면 말이 필요하다. 그 말을 엮은 게 ‘일러두기’다. 본디 내용이 복잡한 사전에서 책머리에 두어 그 읽는 법을 갖춘 글을 일컫는 말이다.
기계·기구를 켜고 끄고 다루는 원리와 방법, 컴퓨터 차림·소프트웨어 작동법, 음식·약물 조리법이나 먹는법 등을 베푼 글들을 ‘기술글’이라고 하는데, 성격상 ‘일러두기’와 맞아든다. 지침서·설명서·편람·안내문·매뉴얼 따위가 이에 든다.
산업과 무역 발달이 일렀던 서양에서는 이런 유형의 글쓰기 고민도 일렀다. 예컨대 비행기나 자동차를 만들어 팔아먹자면 물건도 좋아야 할 뿐더러 내외국인을 상대로 그 사용법을 알려야 했던 까닭이다.
물건을 만들 때나 사용법을 설명하는 데서 공통으로 갖출 것이 있다면 역시 ‘편하고 쉽게’가 될 터이다.
물건을 제대로 부려 쓰게 하자면 설명이 정확하고 쉬워야 하며, 오작동·오용 위험을 막자면 주의·지시·요구·경고하는 말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쉽고 적절한 용어를 가려 쓰면서 겸손하면서도 정중한 말투를 갖춰야 한다.
대우법이 발달한 말을 쓰는 나라에서는 적절한 높임말로 서술해야 하고, 명사와 동사는 일차적인 의미로 한정해 쓸 필요가 있다. 관형어나 부사어는 아껴 쓰되 제자리에 두고, 문장은 단문 위주로 쓸 것을 주문한다. 잘 다듬은 일러두기는 딴나라 말로 뒤치기도 쉽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사이소예
고장말
부산의 아침을 가르는 ‘아지매’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이젠 들을 수 없게 됐지만, “재첩국 사이소예!”에서 나타나는 ‘-예’는 ‘-라우’(전라), ‘-마씀, -양’(제주)과 더불어 표준어 ‘-요’에 대응하는 말이다. 제주에서도 ‘-예’가 쓰이기는 하지만, ‘-예’는 경상도 지역의 전형적인 말투로 인식돼 왔다. 주로 말끝에 쓰여 들을이를 높이는 말이다.
“울 오메 여기 왔지예?” “죽었어예? 울 아버지가 벌써 총살을 당했다 이 말이지예?”(<어둠의 혼>·김원일)
‘-예’는 “돈예? 점점 더 희한한 소리 다 듣겠네예.”(<아우와의 만남>·이문열)의 ‘돈예’에서처럼 명사나 대명사에 결합하여 표준어의 ‘이거요, 돈요’와 같이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 ‘-라우’와는 다르다.
‘-예’는 주로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쓰는 말이다. 어렸을 때는 남녀 없이 쓰는 말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경상도 남정네들은 슬그머니 ‘-예’를 말끝에서 떼 버린다. 어렸을 때 “아제예, 어서 가이소예!”처럼 말하던 것에서 ‘-예’를 떼어 버리고 “아제, 어서 가이소”처럼 말하게 되는 것이다. 성인 남성들도 허물없는 사이에는 쓰기도 하지만 그 사용빈도가 성인 여성들보다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더구나 남성들은 외지인 앞에서 ‘-예’를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예’와 함께 경상도 아가씨를 떠올리는 것도 ‘-예’가 주로 여성들의 말투에서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뇌졸증/뇌졸중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 병 가운데 '뇌졸중'이 있다. 이를 '뇌졸증'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우울증·건망증·골다공증 등 증상이나 병을 나타내는 단어에 대부분 '-증(症)'이 붙다 보니 자연스럽게 '뇌졸증'으로 부르는 것 같다. 그러나 '뇌졸중(腦卒中)'은 이들과 다르다. 한자를 보면 도움이 된다. '뇌졸중'의 '졸중(卒中)'은 '졸중풍(卒中風)'의 줄임말이고, '졸중풍'은 중풍(中風)과 같은 말이다. '졸(卒)'은 '갑자기'라는 뜻이 있는데 졸도(卒倒)가 그 예다. '중(中)'은 '맞다'는 의미가 있으며 적중(的中)이 그렇다. '풍(風)'은 풍사(風邪·바람이 병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로 인해 생긴 풍증을 얘기한다. 따라서 '졸중풍'은 '갑자기 풍을 맞았다'는 뜻이고, '뇌졸중'은 '뇌에 갑자기 풍을 맞았다'는 말이 된다. 뇌혈관 장애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져 반신불수·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기는 병을 한방에서 '중풍' 또는 '졸중풍'이라 한다. '뇌졸중'은 현대의학에서 뇌출혈·뇌경색·뇌혈전 등 뇌혈관 질환을 통틀어 이르는 것이다. 과로·흡연·비만 등 유발 원인이 다양하다고 한다.
결국 한자어 표기를 모르다 보니 '뇌졸중'을 '뇌졸증'이라 하는 것이다. 우리말 가운데 약 60%는 한자어로 구성됐다. 한자를 모르면 우리말을 정확하게 구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뇌졸중'을 '뇌졸증(腦卒症)'으로 쓴다고 한다.
쓰레기 종량제란 배출량에 따라 배출자에게 그 처리 비용을 부담토록 해 쓰레기 발생량을 억제하고 재활용품도 종류에 따라 나누어 내놓도록 한 것이다. 1995년 1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이 제도에 따라 일반 가정과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각 시·군·구에서 제작·판매하는 규격 봉투에 쓰레기를 넣어 일정한 장소에다 내놓아야 한다.
쓰레기 분리 수거
그런데 '여보, 내일 쓰레기 분리 수거하는 날이에요. 아침에 분리 수거하는 것 좀 도와주세요'에서처럼 '쓰레기 분리 수거'라는 말이 쓰이는 경우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체로 그 행위의 주체가 뒤바뀌어 있다. 우선 쓰레기 '수거'는 일반 가정에서 할 일이 아니다. '수거(收去)'는 말 그대로 '거두어 가는 것'을 뜻한다. 즉 '쓰레기 수거'는 쓰레기를 수거해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가져가 처리하는 쓰레기 처리업자들이 써야 맞는 말이다. 각 가정에서는 '수거'가 아니라 '배출(排出)'하면 되는 것이다. 또 '분리(分離)'는 '서로 나누어 떨어지게 한다'는 말로 쓰레기를 해체(解體)한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경우에 따라 '분리'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종류에 따라 나눈다'는 '분류(分類)'가 더 적절한 말이다.
따라서 말하기가 좀 어렵긴 하지만 '쓰레기 분류 배출'로 쓰는 것이 좋겠다.
비로 쓸어 깨끗하게 해야 할 곳은 우리의 생활공간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밭에 있는 쓰레기도 매일매일 깨끗이 쓸어 내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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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도움 → 우리말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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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속살 - 천소영
보은과 속리산 - 속세가 산을 떠나 있네
보은에서 상주로 가는 25번 국도에 서면 오른쪽 산줄기에서 시냇가로 흘러내린 두 개의 큰 바위가 보인다. 흔히 북쪽 것은 보은바위라 하고 남쪽 것은 상주바위라 하는데, 가까이 붙어 있는 두 바위의 이름을 달리 부르는 것은 그 사이로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도 경계선이 지나기 때문이다. 보은이라는 지명의 기원이 된 이 바위를 치마바위 또는 속곳바위라 부르기도 한다. 전설이라기보다 실화라 할 수 있는, 이 고을의 지명 유래는 조선조 선조 때 청백리로 알려진 장현광의 미담에서 비롯된다.
장현광이 잠시 이 고을 현감을 지낼 때의 이야기다. 평소 학문과 교육에 뜻을 두었던 그는 부임한 지 반 년 만에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장 현감의 인품과 선정에 감복한 주민들이 몰려와 석별의 선물을 전하며 좀더 머물러 주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그는 주민들의 선물을 모두 사양하고 부임할 때와 똑같이 빈 손으로 그 고을을 떠난다. 행렬이 보은과 상주의 경계선인 이곳 바위에 이르러 잠깐 쉬고 있을 때 그는 우연히 부인의 치마 속에 내비치는 비단 속곳을 보게 되었단다. 출처를 추궁하니 부인은 고을 백성들이 보은의 성의로 준 것이라 차마 물리치지 못했다고 변명한다. "청빈을 생활신조로 삼아 왔는데 부인이 그만 손상을 입혔구려."라는 남편의 장탄식에 부인은 몸둘 바를 몰라 하며 즉시 속곳을 벗어 보은 쪽 바위 위에 걸쳐 놓고 "보은에서 받은 것을 보은으로 돌려 드립니다."라는 글을 남긴 채 상주 쪽으로 떠났다고 한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이야기다. 하찮은 속곳일망정 이를 되돌려 주는 것이 목민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진정한 자세가 아니겠는가. 전별금이 어떻고 "옷로비" 사건이 어떻고 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꼭 들려 주고 싶은 지명전설이 아닐는지.
보은이라는 지명은 세조에 의해 명명되었다는 설이 있다. 피부병을 앓던 세조가 이곳 속리산의 법주사 계곡 목욕소에서 목욕을 한 뒤 병이 깨끗이 낫자 이에 보답하는 뜻으로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헌상의 기록을 보면 이 설이 성립되지 않는다. 보은의 신라 때 이름은 삼년산이었고 고려에 와서 보령이라 불렀다. 그런데 보령이라고 하면 충청남도의 보령과 혼동될 우려가 있으므로 태종 6년에(세조보다 60여 년이 앞섬) 이를 보은으로 개칭한 바 있다. 어쨌든 지역 풍속도 지명을 닮아가는가 보다. 보은만큼 열녀나 효자, 효부가 많이 난 고장도 드물다. 신라 때 훗날 선덕여왕이 된 덕만공주가 속리산에서 수도할 때 부왕을 그리워하며 경주를 향해 절하는 모습을 닮은 배석대 전설을 비롯하여 10여 곳에 이르는 효자문, 열녀문 들이 이 고을에 흩어져 있음이 그 증거라고 할까.
특히 속리산 입구에 있는 정이품송에 얽힌 전설은 사뭇 감동적이다. 이 소나무가 서 있는 서편 마을을 진터 또는 진대라 하고 그 안 골짜기를 가마골이라 하는데, 이곳에는 도저히 맺어질 수 없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숨어 있다. 맺어질 수 없는 남녀란 세조의 딸과 세조에게 죽음을 당한 김종서의 손자를 가리킨다. 이 두 남녀가 놀랍게도 부부의 연을 맺고 이곳 가마골에서 숯을 구우며 살았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부왕인 세조에게 직언을 하다가 노여움을 받아 쫓겨난 공주가 이곳에서 김종서 대감의 손자를 만난 것도 기연이지만 훗날 이곳에서 이루어진 부녀 상봉도 더 기막힌 인연이다. 피부병 치료차 속리산으로 행차하던 세조가 이곳 소나무 아래서 쉬고 있을 때 구경 나온 동네 아이들 가운데 공주를 빼닮은 두 아이를 발견했단다. 진터라는 이름은 세조가 훗날 딸과 사위를 찾기 위해 이곳에 진을 쳤던 데서 비롯된다. 아버지의 눈에 벗어난 딸이었지만 자신의 혈육임에 분명하고 또 정적의 자손이지만 사위임은 부인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를 인정해 주려 했던 세조는 끝내 딸과 사위를 찾지 못한 것 같다. 사위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 곧 부마도위라는 정이품 작위는 세조가 쉬었던 소나무에게 내려지고 만 것이다.
세간에 이르기를 왕의 가마가 지날 때 가지를 들어 올리고 소나기를 만났을 때 피신처를 제공한 공으로 이 소나무가 그런 벼슬을 하사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볼 때 인간에게 내리는 벼슬을 한낱 나무에 내릴 수는 없지 않을까. 세조가 끝내 사위를 찾지 못하자 부마에게 내릴 정이품을 그만 소나무에게 주고 만 것이라고 생각함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어떻든 보은처럼 뜻 깊고 아름다운 지명은 없을 것 같다. 보은뿐 아니라 이 땅이 품고 있는 속리산과 그 속에 안긴 법주사라는 이름도 역시 멋지다. 속세를 떠난 속리산과 불법이 머무르는 법주사이니 산과 절의 이름이 참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속리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에 기막힌 화해를 보여 준 진터의 가마골, 골골이 절효정문이 즐비한 보은벌을 속세라 부를 수는 없다고 본다. 또한 속세를 벗어나야 불법이 머무를 수 있다는 우리의 통념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치원의 다음과 같은 한시가 좋은 해답을 던져줄 것이다.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으나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 산이 속세를 떠난 것이 아니라 속세가 산을 떠나 있네. (도비원인 인원도, 상비이속 속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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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터 → 우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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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 이용악(1914~71)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어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어 그리운 곳 차마 그리운 곳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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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한 카페 벽에 이 시가 적혀 있었다. 검정 매직으로 쓴 글씨는 백무선 기차보다 빨라 보였다. 나중에 들었는데 김지하 시인이 써놓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시를 중얼거리다 보면 이용악 시인 대신, 김지하 시인의 깊은 목소리와 힘찬 글씨가 떠오른다. 부디 암송해 보시기를. 하지만 술 마시고 외우지는 마시기를. 그랬다간 함박눈처럼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문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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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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