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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壁) - 김만수
1.
하ㅡ 많은 못자국들 세월 녹을 쓸어 낸다
어릉ㅡ 어릉 눈물마냥 나란히 걸려 있는
아버지
떠나가신 벽(壁) 따슨 별이 박혔다.
고단한 인고(忍苦)의 짐 운명에 놓고 간 중량(重量)
뚫린 구멍 틈, 틈새 눅눅히 젖은 누른 벽
빈 쌀독
허기진 바람 안부 또 묻고 간다.
2.
담뱃재 터신 할머니 목이 쉰 기침소리
모진 세파(世波) 막아 쥔 마지막 사랑의 방벽(房壁)
퀴퀴한
땀 냄새 흔적
피난, 또 하나의 꽃.
번호 | 제목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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