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찔레꽃 / 오민필
이른 봄 굳은 땅 열고 세월의 상흔 잊기도 전에
넘어져 뒹굴면서 퍽 오랜 침묵을 깨고
은근한 향기 품으며 흰 웃음을 보듬는다.
세상에 버려진 꽃 밟히고 잊혀져도
수줍어 몇 구비 감고 하이얀 웃음 짓는 꽃
한 줄기 긴 목숨으로 살기 위해 피는 꽃.
세상에 밀쳐진 꽃 온몸에 가시로 둘러 입고
구석진 언덕에서 남 앞에 나서기 어색해
외진 곳 찾아 살아도 하얀 웃음 짓는다.
세상의 멸시를 받으며 웅크린 삶이라도
몸부림 몇 구비 치고 조금은 초라해도
맵시가 당당하게 굴러 웃음 잊지 않는다.
덩굴도 아니더니 나무도 아니었고
체면이 속으로 다져져 쇠보다 강한 침을 본다
내일을 위해 오늘도 웃음 잃지 않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
공지 | 우리시 시조의 이해 | 바람의종 |
1044 | 시간 - 이정자 | 風磬 |
1043 | 멍에 - 김영덕 | 風磬 |
1042 | 봄비 - 김보영 | 風磬 |
1041 | 첫사랑 - 임금자 | 風磬 |
1040 | 청평사에 다녀오다 - 서공식 | 風磬 |
1039 | 강가에서 - 경규희 | 風磬 |
1038 | 선묘(善妙)의 사랑 - 김민정 | 風磬 |
1037 | 아름다운 황혼녘 - 이도현 | 風磬 |
1036 | 겨울 電柱 - 장지성 | 風磬 |
1035 | 봄이 오는 소리 - 자헌 이정자 | 風磬 |
1034 | 2007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 어떤 귀가 - 김명희 | 風磬 |
1033 | 2007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분 - 가면놀이 - 이민아 | 風磬 |
1032 | 2007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눈은 길의 상처를 안다 - 이민아 | 風磬 |
1031 | 2007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 구석집 - 김사계 | 風磬 |
1030 | 저문 날의 斷想 -김광수- | 바람의종 |
1029 | 生命의 길 -이명자- | 바람의종 |
1028 | 네 가슴에는 무엇을 품고 사나 -유권재- | 바람의종 |
1027 | 고향 -장지성- | 바람의종 |
1026 | 선운산 저녁 -김정숙- | 바람의종 |
1025 | 달과 함께 -이근구- | 바람의종 |
1024 | 나그네 - 김석철 | 바람의종 |
1023 | 흔적 - 임금자 | 바람의종 |